2003.08.29 12:58
음악의 호불호에도 객관적 보편타당성이 존재하는가?
(*.79.130.53) 조회 수 5079 댓글 1
* 음악의 호불호에도 객관적 보편타당성이 존재하는가?
*** 음악에서의 호불호는 순전히 개인적인 기호에 국한되는 걸까요?
작곡과 연주에서 기준이 다를까요? 작곡은 수백년동안 명성이 변하지 않는 곡도 있고, 연주는 시대가 변하면 취향도 변해서 호불호가 좀더 빨리 변하네요.
그럼 음악에서 호불호는 따질 수 없는 개인적인 취향일까요? 롤랑디용의 연주를 많은 분들이 즐기는 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일까요? 아니면 롤랑디용의 연주자체에 뭔가 있는 걸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수) ***
위의 수님 의문처럼, 나도 오랫동안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무한대의 자연음 중에서, 바하는 평균율을 집대성하고 12개의 음만을 골라서, 그중 한 개의 음을 주음으로 하는 조성을 구성하고, 이에 따라 바로크 음악을 만들었으며, 바하 이후로 지금까지 300년간을 전 세계는 주로 이 서양7음계를 쓰고 있다.
쇤베르크 등이 12음기법으로 조성을 무시한 채 반기를 들었으나, 아직 완전히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2개음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다.
평균율과 12개음의 서양음악 틀 속에서 작곡된 악곡은, 따라서 어떤 일정한 룰 속에서 놀고 있다. 손오공이 날고 뛰어봐야 부처의 손바닥 안이다.
그렇다면 어느 선에 이르면 보편타당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 필자가 예전에 근 1년에 걸쳐서 화음진행에 대한 수학적 계산과 결과에 대한 전산처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화성학 이론을 안다는 것을 전제로, 경우의 수, 수열, 조합 등, 고등학교 수학 수준이면 계산할 수 있는 것인데, 그 결과는 상식대로 천문학적인 조합이 나왔습니다만, 화성진행에서의 금기사항이나 조성에서의 여러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고, 일반적 악식론에 입각하여 정리하고 나니, 남은 것이 생각보다는 그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이 결과에 따라 4마디를 기준으로 화음진행을 수열로 전산처리한 다음, 일반적인 악곡에서 잘 쓰이지 않는 진행을 샘플링 해 보니, 미적으로 별로인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화음진행을 개발하는 것은 바로 작곡과 직결되는 활동인데, 여기서 자연스럽게 생긴 의문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화음진행은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가, 자꾸 듣는다면 아름답게 느껴질 것인가, 아니면 우리 뇌에 어떤 정신적, 심리적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서, 이것이 음향학적 메커니즘과 상호 작용하여 기계적 미학을 창출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기하급수적인 코드진행이 존재하지만, 아직 출현하지 않고도 미학적으로 쓸만한 것은 많지 않은 것 같고, 이를 찾아내는 창조 작업도 수월하지 않다는 사실과, 서양7음계를 탈피한 작곡을 하지 않는 한, 특유의 창의적 작품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악상을 떠 올려서 하는 자연적 작곡은 한계가 있습니다. 워낙 많은 음악을 듣고 생활해 왔으므로, 잠재의식 속에는 항상 이미 발표된 악곡들이 수없이 수록되어 있어, 어지간해서는 무의식적 표절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서양7음계와 그 조성의 틀 안에서는 객관적 미학이 존재하고, 따라서 보편타당성도 잠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객관성이란 놈이, 궁극적으로는, 많이 들으면 생기는, 습관이라 부르는 뇌의 프로그램이 형성되는 것인지, 음향학적인 어떤 메커니즘이 있는 것인지는, 뇌 연구와 심리 음향학이 더 발달해 봐야 알게 되겠지요.
또, 대가가 되려면, 서양7음계가 아닌 국악이나 뽕짝이나, 민속/민요/대중 음악 등에서 리듬적, 선율적 영감을 얻는 게 빠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gmland.
*** 음악에서의 호불호는 순전히 개인적인 기호에 국한되는 걸까요?
작곡과 연주에서 기준이 다를까요? 작곡은 수백년동안 명성이 변하지 않는 곡도 있고, 연주는 시대가 변하면 취향도 변해서 호불호가 좀더 빨리 변하네요.
그럼 음악에서 호불호는 따질 수 없는 개인적인 취향일까요? 롤랑디용의 연주를 많은 분들이 즐기는 것은, 단순히 많은 사람이 좋아한다는 것이 이유의 전부일까요? 아니면 롤랑디용의 연주자체에 뭔가 있는 걸까요?
갑자기 궁금해지네요. (수) ***
위의 수님 의문처럼, 나도 오랫동안 궁금해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해 봅니다.
무한대의 자연음 중에서, 바하는 평균율을 집대성하고 12개의 음만을 골라서, 그중 한 개의 음을 주음으로 하는 조성을 구성하고, 이에 따라 바로크 음악을 만들었으며, 바하 이후로 지금까지 300년간을 전 세계는 주로 이 서양7음계를 쓰고 있다.
쇤베르크 등이 12음기법으로 조성을 무시한 채 반기를 들었으나, 아직 완전히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12개음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다.
평균율과 12개음의 서양음악 틀 속에서 작곡된 악곡은, 따라서 어떤 일정한 룰 속에서 놀고 있다. 손오공이 날고 뛰어봐야 부처의 손바닥 안이다.
그렇다면 어느 선에 이르면 보편타당성이 존재할 수밖에 없지 않는가?
- 필자가 예전에 근 1년에 걸쳐서 화음진행에 대한 수학적 계산과 결과에 대한 전산처리를 해본 적이 있습니다. 화성학 이론을 안다는 것을 전제로, 경우의 수, 수열, 조합 등, 고등학교 수학 수준이면 계산할 수 있는 것인데, 그 결과는 상식대로 천문학적인 조합이 나왔습니다만, 화성진행에서의 금기사항이나 조성에서의 여러 부정적 요소를 제거하고, 일반적 악식론에 입각하여 정리하고 나니, 남은 것이 생각보다는 그 수가 많지 않았습니다.
그 다음에는, 이 결과에 따라 4마디를 기준으로 화음진행을 수열로 전산처리한 다음, 일반적인 악곡에서 잘 쓰이지 않는 진행을 샘플링 해 보니, 미적으로 별로인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화음진행을 개발하는 것은 바로 작곡과 직결되는 활동인데, 여기서 자연스럽게 생긴 의문은, 별 것 아닌 것 같은 화음진행은 귀에 익숙하지 않아서 인가, 자꾸 듣는다면 아름답게 느껴질 것인가, 아니면 우리 뇌에 어떤 정신적, 심리적 프로그램이 예정되어 있어서, 이것이 음향학적 메커니즘과 상호 작용하여 기계적 미학을 창출하는 것인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어쨌든, 기하급수적인 코드진행이 존재하지만, 아직 출현하지 않고도 미학적으로 쓸만한 것은 많지 않은 것 같고, 이를 찾아내는 창조 작업도 수월하지 않다는 사실과, 서양7음계를 탈피한 작곡을 하지 않는 한, 특유의 창의적 작품을 만들기도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악상을 떠 올려서 하는 자연적 작곡은 한계가 있습니다. 워낙 많은 음악을 듣고 생활해 왔으므로, 잠재의식 속에는 항상 이미 발표된 악곡들이 수없이 수록되어 있어, 어지간해서는 무의식적 표절에서 자유스럽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서양7음계와 그 조성의 틀 안에서는 객관적 미학이 존재하고, 따라서 보편타당성도 잠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객관성이란 놈이, 궁극적으로는, 많이 들으면 생기는, 습관이라 부르는 뇌의 프로그램이 형성되는 것인지, 음향학적인 어떤 메커니즘이 있는 것인지는, 뇌 연구와 심리 음향학이 더 발달해 봐야 알게 되겠지요.
또, 대가가 되려면, 서양7음계가 아닌 국악이나 뽕짝이나, 민속/민요/대중 음악 등에서 리듬적, 선율적 영감을 얻는 게 빠를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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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4 | 데이비드 러쎌에 대하여... | 왕초보 | 2001.01.09 | 4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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