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카시비판]수많은 악플과 비판에 맞아죽기를 고대하며...

by 기타리새디스트 posted May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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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쓴다.

기타치는 분들에게 어느 교본이 제일 좋으냐고 물으면 한결같이 <카르카시>기타 교본이 으뜸이라 한다.
그러나 2003년 현재의 내가 본 카르카시 교본은 최대한의 우호적인 눈으로 봐도 그저 <not bad>수준이다.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서는 낫 배드도 좀 후하게 쳐준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글타.
카르카시 교본은 후졌다.
카르카시 샌님에겐 좀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내 느낌은 이렇다.
그렇다고 내 주관적인 생각을 남에게 강요하고픈 생각도 없다.
다만 나만 이런 생각을 갖는 것인지, 남들의 생각은 어떤지 그게 좀 궁금할 뿐이다.
당근 무수한 악플의 폭탄세례도 기대한다.
새디스트에겐 악플도 약이다.....

내가 카르카시 기타 교본을 후지다고 말한데는 아니, 그저 나쁘지 않은 수준의 책일 뿐이라고 나름대로 평가절하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카르카시 교본은 너무 옛것이다.

--'옛것'이어서 무조건 후지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100년이 훨씬 지난 작금의 대중들이 듣기에는 음악들이 좀 진부한데가 있다..실제로 기타를 배우는 학생들 중 많은 수가 카르카시 교본의 음악들은 재미 없다고 흔히 얘기하곤 한다.
그들이 과연 음악을 듣는 수준이 형편 없어서 그럴까? 그 보다는 내가 보기엔 취향의 문제 같다. 요즘의 학생들이 듣기에 200년이 지난 시대의 <교본용 음악>은 솔직히 좀 따분하다....

2. 음악적으로도 별 깊이를 못 느끼겠다....

-역시 1번의 의견과 맥락을 같이하는 의견이다.여러가지 따져 볼 요소가 많지만 간단히 음악의 3요소라 할 선율/화성/리듬에 관해서만 얘기해 보자.
먼저,

1) 선율.

솔직히 카르카시 교본용 곡들(연습곡)에는 빼어난 선율이 없다. 적어도 내가 듣기에는 그렇다. 그렇다고 내 귀가 엄청 수준 높아서 그런 것도 아니다. 그냥 평범한 대중의 귀로 들어도 선율이 쏙 와 닿는 것도 없고 전문 음악인의 귀로 들어도 와닿는 부분이 별로 없음이다.
(이쯤에서 기대되는 숱한 악플과 비플....아...생각만 해도 배불러라...)

그러나...사실 이런 문제 제기 자체가 잘못 되었다는 것, 어느 정도(사실은 많이) 인정한다...욕 먹기 싫어서 꼬리 내리는거 절대 아님이다.
당 교본의 곡들은,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개 연습용, 그러니까 이른바 에튀드 라고 불리우는 짧은 소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다 보니 작곡자 입장에서는, 기타를 배우는 학생들의 도달수준에 따라 난이도를 적절히 조절하지 아니할 수가 없었을 텐데, 사실 그런거 다 신경 쓰다보면 결코 자기의 음악적인 면을 100% 의도하지 못하게 될 여지가 많음이다.
그러다 보니 연주회용 작품으로는 적합하지 않아 다만 교육용으로만 씌여지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음악 자체의 오락성(?)과 작품성은 기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함이라...

왜?  생각해 보라..만일 당신이 작곡자라고 하자. 그런데 첨에는 단지 교육을 목적으로 소품을 쓰기 시작 했는데 쓰다보니 어찌된 영문인지 <G선상의 아리아>처럼 세기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명 선율이 탄생되었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 명 선율을 단지  교본의 이름없는 소품으로 소모하고 싶겠는가? 당연히 이 명 선율을 더 진행시키고 싶을 것이고 화성도 더 아름답게 붙여서 이른바 콘서트용 레퍼토리로 만들고 싶어질 것이고 그러다 보면 역시 연주의 난이도가 높아지게 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리라...그러다 보면 절대 교본의 뒤안길(?)로 쓸쓸히 잊혀져 갈 염려는 없을 것이고.

이런 얘길 하다보니 또 귓가에 자아비판인지, 뻔히 예상되는 악플내지는 비판인지 모를 시시비비가 띵~하고 울린다....
글타. 당근 다음과 같은  반대 의견도 있을 수 있다...무슨 소리냐. 타레가의 알함노브라도 원래는 연습곡 용도였다. 글고 쇼팽의 아름다운 에튀드들도 많다. 망고래의 연주회용 연습곡 시리즈는 기타가 낼 수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에 다다른 곡이다. 빌라로보스의 연습곡도 글코...무조건 연습곡이면 다 수준 없냐?

거기에 대한 내 답변은 이렇다. 연습곡이라고 다 같은 연습곡이 아니다.
작곡자가 심오한 예술적 의미(뜻과 아름다움)와 학습자의 업그레이드 효과를 잘 버무린 에튀드가 있다면, 연주 역량의 단계적 수준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이유로 교육적 목적이 음악적 목적을 압도해 버린(묵살해 버린) 연습곡도 있다. 후자의 경우 너무 예술적으로 가자니 초보자용 곡으로는 적합치 않은 난이도 높은 곡이 되기 쉽상이므로 어쩔 수 없이 음악적인 면을 많이 희생해야만 한다.
물론 치기 쉬우면서 멋진 곡도 세상에는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여기에서 치기 쉽다는 의미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원래 얘기로 돌아가서, 그럼 카르카시 기타교본에는 예술적 완성도와 학습효과가 잘 비벼진 명곡은 없는가? 솔직히 개인적인 견해는 이렇다. 아예 없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곡들이 그렇게 귀에 꽃힐 정도의 매력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강조하지만, 그저 어디까지 개인 소견일 뿐이다.

2) 화성

-카르카시 교본의 연습곡은, 아무리 시대가 그랬다고는 하나 솔직히 화성 진행은 좀 진부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연습곡들에서 도미넌트7th와 디미니쉬, 그리고 속 보이는 화음의 자리 바꿈을 빼면 뭐가 남는지 잘 모르겠다. 요즘 사람들 입맛에 맞는 M9화음도 없고 IIm7-V7과 Sub도미넌트7th를 짬뽕하여 넘나드는 절묘한 무조성스러운(?) 전조도 없고  bIIM7이나 bIIIM7코드에 의한 분위기 반전 이펙트도 없고 그 흔한 모드도 없다. 한 마디로...진부하다....이론 따위가 진부하다는게 아니다. 귀로 들었을 떄 음악적,화성적 신선도가 별 신통치 않다는 의미다.
단. 카르카시 기타 교본에 뜬금없이 뒤섞여 있는 타레가나 소르같은 위대한 작곡가의 에튀드는 제외한다....오히려 경의를 표하는 쪽이다....

3) 리듬

물론 시대가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는 거, 미리 연막치고 얘기 들어가련다.
기타는 현대에 와서 악기 자체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작품들도 더 많이 생겨났으므로 누군가의 의견대로 현대 음악에 더 적합한 악기일는지도 모른다.
시대가 복잡해 진 것 처럼 음악의 리듬도 복잡하고 다양하게 진행 되었으며 사람들의 감각도 그것을 쉽게 받아들일 정도로 많이 진화되었다...다만 호불호가 있을 뿐이지, 아무도 펑키 음악의 리듬을 듣기에 난해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을 맛있게 연주하기가 어려울 뿐이지).  
당연히 2000년을 사는 우리들도 기타를 치다보니 치기에 다소 어려운 리듬들과 많이 대면하게 된다...그런데 문제는 200년전 고전시대 리듬감만으로는 역부족이다. 16비트 팍팍 쪼개고 또 그 안에서  6연음,7연음으로 마구 쪼개는 복잡한 현대 사회의 리듬앞에서  고전시대 리듬은 비교하자면, 좀 동요스럽다...

나는 그래서 항상 카르카시의 대안을 기다린다.
카르카시가 못나서 그런게 아니라 단지 내가 현대에 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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