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화성학은 바하요, 바하는 화성학일 겁니다.

by gmland posted May 13,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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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매니아에서 의아스러운 점을 하나 발견했어요.

  바하를 좋아 한다면서, 화성학에는 거부감을 나타내는, 모순이요, 이율배반적인 현상을요. 화성학은 바로 바하의 연구라고 해도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것이라 보거든요. 화성학을 연구하는 것은 바로크를 공부하는 것인데 말입니다.

  바하는 평균율을 집대성하고, 이에 의한 화성적 음악을 작곡했잖아요. 바하가 평균율과, 지금은 화성학이라고 명명하는 이론에 입각해서 많은 명곡을 남긴 것이거든요. 평균율이 없어도 화성학은 존재할 수가 없고, 바하의 곡들을 분석해서 그 원리를 추출해 낸 것이 화성학인데요. 물론 바하 이후로도 계속 연구 되어서 발전하고 집대성 되긴 했지만, 대부분의 근거는 바하가 남긴 것이죠.

  베토벤도 바하에서 벗어나려 했던 것 같고, 어느 정도는 성공 했지만, 큰 굴레는 벗어날 수가 없었다고 보지요. 현대 음악이 바하를 탈피하려 한다면, 그것은 결국 화성을 깨겠다는 이야기가 되지요.

  뒤집어서 말하면, 화성을 연구하는 것은 근대 음악을 연구하는 것과 같은 말이지요. 어떤 의미에서는,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면, 화성부터 깨야 하고, 화성학은 공부할 필요가 없는 거지요. 고작해야 과거의 흔적을 추적한다는 의미밖에는 없을 거예요.

  그렇지만, 아직도 많은 곡들이 화성에 입각해서 작곡되므로, 우리는 아직도 바하의 그늘 밑에 있는 거지요. 현대 대중음악 중에서 가장 난해한 장르로 인정되는 재즈에서 조차도, 아무리 어려운 코드라도, 그 전부, 또는 최소한, 그 뿌리는 바하 작품 속에 이미 다 있어요.

  손오공이 까불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에 있다고, 현대 음악이, 클래식이든 팝이든, 화성을 깨고, 평균울을 깨지 않는 한은, 바하의 그림자를 벗어날 수가 없지요.

  화성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바하를 체계적으로, 빠른 시간 안에 이해하고, 이를 자기 음악에 적용하겠다는 의지일 뿐인 겁니다.

  또, 많은 칭구들이 바하를 기타로 연주하고 싶어하는 것 같아요.

  그러러면 먼저 바하 음악을 이해하고 해석할 줄 알아야 하겠죠. 물론 저도 공부하고 있지요.

  공부는 무쟈게 감상하는 것과  분석하는 것이죠. 체계적으로 빨리 분석하려면 분석도구가 있어야죠. 그게 화성학이죠. 이 학문은 바로 바하가 만든 것이라 해도 진배 없어요. 같은 말이죠. 바하=화성학, 이런 등식이 거의 성립하죠.

  첨엔 테크닉의 중압감에 눌려서 등한시 해요. 감상도 분석도 제껴놓고는, 냅다 기능연습에만 몰두하죠. 어쩌면 그럴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근데, 이런 식으로 기능숙련이 되고 난 후에도, 연주하면 바하음악을 잘 소화했다는 소리 듣긴 힘들 거예요. 첨부터 병행하지 않으면, 즉, 숙련 후에 별도로 음악성을 취득하기는 어려울 거예요. 된다 해도,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야 할 걸요? 하다 못해 시간이라도 손해 보겠죠.

  최근, 어떤 전공생 칭구의 글 중에, 이런 부분이 눈에 띄데요. 어느 외국 사부님이, 기타를 통해서 음악을 보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서 기타를 보는 눈을 길러 주셨다구요.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해요.

  더딘 것 같아도, 병행하는 게 지름길일 겁니다. 모르겠어요. 최소한 제 경험으로는 그래요. 제 경험과 일치한다는 사람들도 많구요.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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