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기타 계간지 97년 가을호"에 기고했던 원고입니다.
< 기타와 음악요법 >
소리란 것은 공기의 진동에 불과하지만 음악으로 표현이 될 때에는 심리적인 반응을 보이게 된다. 이처럼 음악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뿐만 아니라 건강과 생명에도 유익하다. 예술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건강 장수하는데, 예술의 특수한 의학기능 - 항병력(抗病力)과 연년(延年)을 뚜렷이 증명하고 있다.
그 원인은 예술의 정화 작용에 있다고 하겠다. 정화작용이란 사람들이 예술을 감상하거나 예술 활동을 할 때 공명(共鳴)이 조성되고 유쾌함을 느끼는 동시에, 강렬한 정서를 배출함으로 인하여 심리적 건강을 회복 유지하는 것이다.
한의학에서 정서적 배출은 신진대사 촉진 작용을 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사기(邪氣)를 제거하고" "정기(精氣)를 새롭게 하는"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수명을 연장시키는" 작용을 한다.
즉 음악요법은 환자를 특정한 음악 환경에 처하게하여 음악의 예술적 정취를 감수함으로써 유쾌하고 즐겁게 하고 기혈을 조정하여 양생 치병의 효과를 조성하는 치료방법이다.
음악의 선율 . 리듬 . 박자 . 빠르기 . 셈여림 . 음역의 구간 . 음색 . 화성 . 반복 . 음계 . 조성 . 가사내용 등은 모두 사람의 정서와 장부의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음악은 다른 치료작용을 하게 된다.
리듬이 느리면 가벼운 이완감을 느끼게 되므로 스트레스와 피로를 푸는데 도움이 된다. 선율이 은은하고 고요하고 맑고 아름다우면 사람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 요컨대, 리듬과 선율의 변화를 따라 사람들은 희(喜) . 노(怒) . 우(憂) . 사(思) . 비(悲) . 공(恐) . 경(驚)의 감정 파동을 조성하고, 이로써 내장 각 기관에 영향을 주게 된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黃帝內經)에서는 음악과 인체의 관계를 매우 중시하여 곳곳에 "궁(宮) . 상(商) . 각(角) . 징(徵) . 우(羽)"의 오음(五音)이 각각 "비 . 폐 . 간 . 심 . 신" 등 오장과, "근심 . 슬픔 . 분노 . 기쁨 . 공포" 등 다섯가지의 정서활동에 해당한다고 논술하고 있다. 중국 선현의 논술은 후세에 와서 음악요법의 기초를 세우게 되었다.
현대 과학연구와 수많은 실험을 통해서도, 음악이 인체에 2가지 방면에서 작용한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바, 그 하나가 물리 작용이다.
연구에 의하면 인체 각 기관은 일정 진동 주파수가 있고, 사람이 병에 걸렸을 때 기관의 진동 주파수 역시 변화하며, 음악이 본체의 음성파 진동을 통과하여 병변 기관 주파수를 교정하고 조절하게 되므로 치병의 목적에 도달하게 된다고 하였다.
두 번째는 심리 효과이다. 듣기 좋고 감동적인 음악과 경쾌한 선율은 마음 속 깊이 스며들어 감동을 주고 정신을 음악에 집중시키면서, 잡념을 없애고 차츰 마음을 안정시키고 기를 진정시키며, 호흡을 깊고 완만하게 하고, 전신을 이완하여 긴장한 대뇌 피층을 완화함으로서 내장과 신체를 조절하고 뚜렷한 강압 . 진통 . 진정 등의 작용을 한다.
명랑하고 유쾌하고 흥겨운 음악은 대뇌 신경세포의 흥분성을 높이고 사람의 정서를 개선시킨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위 연동운동과 소화효소의 분비를 증가시키며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한다. 음악은 익수와 건강에 유익할 뿐만 아니라 질병도 치료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 우울하고, 급하고 쉽게 노하며, 두통에 가슴이 답답하고, 복부 팽만으로 식욕이 없을 때는 신경을 안정시키는 음악을 사용하고, 정신이 흐리고, 정신이 불안하며, 머리가 혼탁하고 정신이 피로하고, 잡념을 많이 하며, 불면증과 건망증에는 즐겁고 명쾌한 음악을 사용하여 모두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거두었다고 하였다.
고인은 음악이 "신명을 통한다"고 생각했고, 음악의 소리는 "인기(人氣)와 비슷"하며, "혈맥을 동요시키고, 정신을 유통하고" "사람을 기쁘고 슬프게 하여" 정서를 상쾌하게 한다. 음악 선율의 음양승강은 인체 음양승강의 평형을 돕기 때문에, 음악은 치병의 작용을 하는 것이다.
여러 음악요법중에서 현악연주요법이 있다. 현악연주 훈련을 통해서 손가락 관절의 활동 기능 회복을 돕고, 감정의 조절과 병을 물리쳐 수명을 연장하는 작업 방법이므로 현악연주작업법이라고도 한다. 현악연주요법에 사용되는 악기는 제한이 없지만 현악기를 위주로 하는데, 환자가 원하는 바 를 존중해주며 선택하게한다. 예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중국에서도 실제적으로 임상에서 많은 활용을 하고 있다고 한다.
<歐陽文公全集>에는 구양수(歐陽修)가 "양손 중지에 쥐가 났는데, 의사는 자꾸 운동을 하여 기의 정체를 풀어주어야 하니 현악기를 연주하면 된다"고 했던 기록이 있다. 현악연주 작업이 비록 연주 기술이 뛰어난 연주가를 배양하기 위한 것은 아니었지만, <鼓琴八則> 대로 연습을 시킨다 : "박자에 맞추어 연주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연주하고" "뼈를 단련하며 연주하고" "손가락으로만 연주할 것이 아니라" 또한 "전신의 힘"을 다하고 "훌륭한 소리를 이루는" 훈련 과정을 거쳐야 비로소 기혈이 유통하고 관절이 활동하는 건강 회복의 목적에 도달할 수 있다.
현악연주 작업은 정서를 조장하고, 심리적 건강을 회복시키는 의의가 있다.
송대의 구양수는 "나는 근심하고 슬퍼하는 질병을 얻었는 데, 이를 방치하고 다스리지 못하였으나, 이윽고 친구에서 거문고를 배워 ...... 오래 지나 이를 즐기게 되니, 몸에 질병에 있음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고 하였다. 일반적으로 환자는 "귀로 듣고 손으로 반응하여" "그 근심"을 푼다.
현악연주 작업은 또한 요양과 치유에도 사용할 수 있다. 병을 물리쳐 수명을 연장하여 노약자를 양생하고 건강을 회복시키는데 사용하는 작업활동 중의 하나이다.
여러 현악악기중에서 기타는 전 현악기중 가장 현의 장력이 약하며 또한 독주의 기능을 훌륭히 갖추고 있는 화성악기이다. 그러나 왼손의 운지기술은 매우 까다롭고 복잡하다고 할수 있다. 한편 표현의 범위는 무척 넓어서, 글리산도와 슬러, 트레몰로, 아르페지오의 현란함 등 참으로 풍부한 표현능력을 가지고 있다. 소리는 작지만 다채로운 기능을 갖고 있어서 소형 오케스트라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음색이 뛰어나게 아름다운 독주현악기이며 시간과 장소에 구애없이 남에게 방해를 주지 않고 연주할수 있는 점이 잇점이 있기도 하다.
특히 현실의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 한편에 서서히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데 있어서 기타는 매우 좋은 악기이다. 음악을 들음으로서 혹은 직접 연주함으로서 우리 마음을 푸근하게 하고 위로와 편안함을 가져다 줄 수가 있는 것이다. 다른 악기와 달리 가슴에 꼭 껴안고 손가락을 현에 대면서 한음 한음을 손으로 뜯어내는 이 악기는 정말 인간적이다.
그리스 신화에 "오르페우스가 켜는 리라(기타의 고전)의 음악은 비단 사람뿐만이 아니라 산천초목 자연과 짐승까지도 그 마음을 움직였다"는 말이 나온다.
이처럼 기타의 가락은 지쳐있는 현대인의 마음에 휴식을 주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고 할 수가 있다. 감성을 조절하여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고 위로를 해주는 음악은 치료역활 뿐만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도 이미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 출처 : http://www.qi-medicine.com/music/htm/guimu.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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