쳄발로에 바쳐질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찬사..!!! *****
그중에서 2권의 첫번째 프렐류드...
"땅~"
하며 시작하는 그 날카로움.. 반짝임.. 청명함...당당함..
마치 대성당의 스테인드 글라스에 강렬한 햇빛이 산산히 부서질때..
천사가 날개를 펼때 찬란히 흩어지는 빛가루같이...
...
그 이상의 형용은 더이상 할수가 없군요...
으니님 글에 너무 감동을 받아서..
쳄발로에대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심상은..
바로 반짝임... 찬란함...
근데.. 웬지 고흐의 별밤에는 피아노가 더 어울리는거 같아요...
별이빛나는밤.. 눈감으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3번...
내지는 드뷔시의 달빛....
밤의 카페테라스보고 눈감으면.. 바덴포월의 보사노바가...
해바라기를 보고 있으면.. 웬지 무반주 첼로조곡의 사라방드가...
자화상을 보고 있으면.. 그 눈빛에어린 공포감.. 광기.. 사무쳐진 외로움..
그리고.. 고통... 역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의 2번이 떠올라요...
아... 오베르에있는 교회나.. 빈센트의침실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절대미를 자랑하는 바하의 고틱대성당과는 달리...
기괴한 바람이 불고.. 거미줄도 쳐있고.. 어딘가 뒤틀려있고.. 삐걱거리고..
웬지모르게 누군가 안에서 날 부르고 있는듯한 착각에 빠져들게하는...
그래서 뒤틀린 현대음악이 연상되는... 묘한작품들이죠...
그리고 죽기전에 마지막으로 그린 까마귀가 있는 보리밭에선...
드디어 샤콘느 선율의 장엄함이 느껴지는군요... 검푸른 하늘..
세찬 바람에 파도치는 보리밭.. 구비쳐 그려진 황톳길.. 까마귀로 표현되는..
어렴풋이 예감하고 있었을 죽음과 그 뒤에있을 무엇... 격렬한 슬품과..
찬란한 빛에대한 갈망같은것이 교차하는게... 샤콘느와 너무 맞는거 같아요..
그리고.. 외로움까지도...
고흐 그림은.. 꿈틀거림이라고 생각해요...
생명에대한 갈망.. 고통으로부터의 단말마.. 지독한외로움..
내 안에있는 또다른 나.. 그리고... 빛... 희망... 삶...
그것들이 그림속에 꿈틀거리면서 예술적 희열로 용솟음 치죠....
아.. 위대한 고흐...
내방엔 그래서 해바라기가 걸려있나 봅니다....
이건 시각의 청각화인가요? ^^
> [눈으로듣는음악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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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처럼 흩어지는 푸른 종소리"
>
>라는 싯구가 있었습니다. 이른 새벽 안개 자욱한 가운데 파란 물을 퐁 쏘아올린듯한 느낌의 청명한 종소리라는 뜻일거라고 생각합니다. 종소리는 분명 청각적 심상을 지니는 데, 이것을 시인은 "분수처럼"이라는 직유와 "푸른"이라는 말로 시각화하였습니다. 제가 앞으로, 그러나 가뭄에 콩 나듯 기약없이 써볼 것은 바로, "음악을 시각화" 하는 작업입니다.
>
>사실 저는 묘사일색의 글은 썩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중심이 있고, 그것을 향해 모든 부분이 유기적으로 조직된 글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이 시리즈물에서는 딱히 글의 주제나 중심 타령을 하기보다는 주욱 느낌들을 나열함으로써 저 스스로의 음악듣는 감성을 개발해보려고 합니다. 따라서 글이 앞뒤가 안맞고 매우 즉흥적입니다. 그 대상은 한 곡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연주자도 될 수 있고, 어떤 악기도 될 수 있습니다. 오늘 첫 데이트 대상은 쳄발로입니다. 얼마전 배장흠님을 비롯한 젊은 연주자들이 함께한 실내악 연주에서 받은 느낌이 강렬한 때문입니다. (이 지면을 빌어 훌륭한 연주에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어떤 말씀으로라도 저의 데이트를 함께 해주시면 저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기쁘겠습니다..
>
>
>쳄발로, 사방에 별이 촘촘히 박힌 까만 밤하늘
>
>어릴 때 디즈니의 에니메이션을 보면 팅커벨이 사뿐 날아다니면서 살짝 스치는 모든 것에 마술봉을 톡!톡! 쳐서 눈부신 가루를 퐁퐁 솟아나게 하곤 했습니다. 그 장면이 왜 그리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키가 성큼 자라버린 오늘까지 가끔 그렇게 반짝반짝 빛을 머금은 유리조각, 아니, 어쩌면 달콤한 설탕조각인지도 모릅니다. 아시죠? 설탕을 굳혀 반투명하게 된 조각, 전, 쳄발로를 들으면, 그 팅커벨의 마술봉에 머리를 한 대 톡! 맞은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
>제가 쳄발로라는 악기를 처음 만났을 때 느낌은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팅커벨의 마술봉, 톡!톡!톡!
>
>쳄발로의 매력은 크레센도와 데크레센도가 강렬한 바이올린의 다이내믹함에 있지 않습니다. 아마도 밤하늘에 비유한다면 바이올린은 혜성쯤 되는 것 같습니다. 서쪽 끝 지평선에서부터 솟아올라 보는 이의 경탄을 자아내며 긴 꼬리를 자랑하고 다시 이쪽 끝으로 사라지는 혜성말이죠. 어쩌면 밤하늘 긴 장막을 찢어내는 메스인지도 모릅니다. 가끔 바이올린을 들으면 제 마음에서 피가 나거든요.
>
>또한 쳄발로는 올려다보는 사람의 심경에 따라 따뜻하게도 애틋하게도 들리는 기타와도 다릅니다. 기타는 밤하늘의 달님이라고 할까요? 그것은 둥글었다 뾰족해졌다 모습을 바꾸기도 하고 같은 둥근 달님이라고 해도, 그리운 이의 얼굴이 되었다 고향마을 지키는 어머니 가슴이 되었다 아무도 두드리지 않는 창문 아래를 지켜선 나 자신의 모습이 되기도 하지요. 기타는 그 무엇도 될 수 있고 그것으로 무엇이든 할 수 있지만 완벽하지 않은 매력을 갖추었습니다.
>
>쳄발로는 긴꼬리별도 아니고 달님도 아닙니다. 그것은 고개를 들어 올려다보면 까만밤하늘에 빈 곳이 없이 가득찬 별조각들입니다. 반짝거리는 별조각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밤하늘을 꼭 채우고 있습니다. 하나하나의 음들이 혼자 외따로 있지 않고, 바로 다음, 바로 다음 연속하여 따라나오면서, 마치 화려하게 수놓아진 벨벳천을 가득가득 깔아놓는 듯, 음악의 가장 바깥쪽 공간을 에워싸는 대기로 변모합니다. 그것은 정성껏 커팅된 다이아몬드입니다. 빛은 다이아몬드의 24면, 64면, 128면에 순간적으로 스치면서 분절을 연속으로 만들고 서로를 서로에게 반사합니다. 쳄발로의 음들은 바로 다음 음에게 생명을 주고 사라집니다. 쳄발로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은 끝없이 펼쳐진 붉은 계단, 미인의 희고 고른 치열에 반사되는 햇빛, 언제까지고 계속 돌아갈 것만 같은 드럼통 안에서 계속계속 휘감겨나오는 솜사탕, 깊은 산속 고개를 들었을 때 빈곳없이 가득한 별조각 쏟아지던 그 밤 한자락이었습니다.
>
>물론 쳄발로는 화려하게 반짝이기만 하는 악기인 것만은 아닙니다. 그것은 때로 가슴을 파고드는 유리조각의 연속일 수도 있습니다. 손가락을 내밀었다가는 온통 베일 수 있는 날카로움일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혹, 당신의 팔과 다리를 눌러 꼼짝하게 할 수 없는, 목부터 가슴을 압박해 숨도 쉴 수 없게 만드는 슬픔이기도 합니다. 쳄발로의 슬픔은 바이올린처럼 흐느껴 울 수 없는 것입니다. 그것은 기타처럼 아픔을 한가운데 삭여 다시금 둥근 음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만가만 끊이지 않고 흘러내리는 눈물입니다. 방울방울 양볼을 따라 흘러내려 한줄기가 되는 눈물입니다.
>
>바하의 FANTAISIE CHROMATIQUE & FLUGUE와 같은 곡에서 화려하게 펼쳐지는 쳄발로의 기운을 느낄 수 있구요- 그리고- 숨조차 쉴 수 없는, 닿을 수 없어 더욱 애틋한 열망은 앙타이의 골드베르크변주곡에서 느끼실 수 있습니다.
>
>
>아참, 왜 팅커벨 이야기 하다가 마느냐구요? 어떻게하면 팅커벨의 마술봉에 한 대 맞을 수 있냐구요?
>아직 당신에게는 팅커벨이 찾아오지 않았나요?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적혈구가 갑자기 금혈구/은혈구로 변하는 그 짜릿함을 느껴볼 수 없었나요?
>발견하세요, 당신의 다이아몬드를, 커팅되지 않은 그것은 당신의 눈빛(!)에 아름답게 커팅되어 팅커벨의 금빛은빛 가루를 퐁퐁 터트려줄거예요. 그/그녀를 발견하는 그 순간, 그 순간, 당신은 피터팬이 되어 팅커벨을 알아볼 수 있을거예요. 잊지말아요, 이 세상 어딘가에 꼭, 그 사람이 숨쉬고 있다는 것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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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버리지 못하고 다시금 "사랑"을 주제로 삼다,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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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있는 표현이예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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