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예전에 <노사관계론>과목의 교수님께서는
한시간은 노사관계론 강의를 하셨고
남은 한시간은 과목이랑 별 상관없어 보이는 철학 강의를 하셨답니다.
25세 이전에 만권의 책을 읽었다니 엄청 박식했던 분인가 봐요.
지금은 무슨 내용을 강의하셨는지 다 잊어버렸지만
그 중 <운동(움직임)>과 <정지(안움직임)>의 변증법에 대한 강의는
아직도 기억에 있습니다.
내용인즉슨....
"운동(움직임)을 한없이 미분해가면, 결국 순간적인<정지>상태로 귀결되는데,
바꾸어 말하자면 <움직임>이란, 결국 무수히 많은 <움직이지 않음>상태의 총집합일 뿐이다...."
대충 해석해보면,
만화영화를 볼때 우리는 실제로 그림이 움직인다는 생각이 들지만,
사실은 1초를 1/24 로 나누어 초당 24장의 '정지된'그림을 연속적으로 보여준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교수님의 말씀이 이해가 될법도 합니다.

예전에 한 후배가 엉뚱한 질문을 던지더군요.
"기타에서 트레몰로 주법은 누가 왜 만든거여요?"
속으로는 '몰라 씨바야...'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 ^)a;;;;
성의있는 답변을 기대하길래 이렇게 말했죠.
"트레몰로를 누가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고....그 주법의 발생 동기는 아마도...바이올린이나 첼로 같은 찰현악기의 지속적인 음을 동경한, 기타아 최초의 발악이 아닐까나?"

줄리안 브림은 "기타아 소리의 아름다운 점은, 음이 곧바로 끊어진다는 것이다"라고 얼추 얘기했다는데, 저도 동감하는 바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소리없이 떨어지는 눈물방울 같다고나 할까요....
일렉트릭 기타의 길고 파장이 큰 비브라토 소리를 들으면 마치 통곡하는 것 같고(특히 게리무어의 비브라토!),
첼로 소리는 조용히 흐느껴 우는 소리 같거덩요...
플룻 소리는 잎새에 스치는 바람 소리 같고
오보에 소리는 고향의 아궁이에서 고구마 익는 소리 같아요....
하아프 소리는 물가에 비치는 햇살같고
피아노 소리는 겨울에 처마 끝에서 떨어지는 고드름 소리 같거덩요.
문화 인류학자 <마거렛 미드>는 울나라 방문시 가야금 연주를 들었는데
이런 얘기를 했대요.
"이것(가야금)은 악기가 아니다....사람이 안에 들어 앉아 울부짖는거다....."

어쨌거나....

기타의 짧은 음의 여운은 이를테면 <G선상의 아리아>처럼, 길게 지속되는 음이 나오는 음악에는 다소 아쉽기도 합니다(단,전기기타는 이른바 <피드백>이라는 기법으로 인해 긴 지속음이 가능하죠).
바이올린의 긴 지속음을 <선>이라고 생각하고
클래식 기타아의 짧은 음을 <점>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기타아 음이 <선>에 가까워 지는 방법은 <점>들이 모이는 수 밖에 없겠죠.
따......따.......따.......따...........가,
따...따...따...따....가 되고,
따..따..따..따....로 좁혀질수록
선에 가깝게 되겠죠....^ ^
따따따따따따따따.......
실제로 트레몰로를 기가 막히게 빠르게 연주하는 연주자들의 음반을 틀고,
오디오의 고음을 죽이고 저음을 높인 후에
멀리서 들으면 트레몰로가 마치 한개의 연속적인 <선>으로 들리더라고요.
만일 인간의 한계를 초월한 초사이어인 기타리스트가 등장해서
야마시타,엘리엇 피스크,예페스의 3배 빠른 속도로 연주한다면
트레몰로는 정말 하나의 긴 지속음이 될 지 모릅니다...
물론 가능할 것 같지는 않지만....(- . -)a;;;

결국 <선>은 <점>들이 모여서 된 것이니
손가락이 음속의 속도로 움직일 수만 있다면
기타아가 바이올린의 장점을 흡수할 수 있을 거라는 얘기....퍽!!!(에구~)

예전에 음악하시는 선배님이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었는데 저는 그분께 "클래식 기타는 피아노 보다 음이 많이 비고(화성적으로 비교적 빈약하고), 바이올린 처럼 음이 지속적이지도 않고, 소리도 작아 좀 허전하게 느낄 수도 있는데, 피아노 치는 선배님의 입장에서도 기타아 음악이 이쁘게 들리리나요?" 라고 물었죠.
그러자 그 선배님 왈,
"기타아에는 여백의 미가 있거덩....."

공간(여백)마저 감동으로 채우는 기타아의 위력!



(자유게시판의 지얼님의 글을 아까워서 퍼왔습니다.)
Comment '8'
  • 서정실 2002.04.16 13:38 (*.36.173.195)
    움직임은 멈춤의 연속이라... 굉장히 Digital한 방식의 생각인듯... ^^
  • pepe 2002.04.17 02:15 (*.176.4.9)
    하나의 표현 방법이겠지요. 유체역학을 전공한 사람들은 파도의 퍼져흐르는 모든 순간과 담배연기의 피어오름까지 미분하여 생각한다고 합니다. 지얼님께선 수학적으로 강하신듯...^^
  • pepe 2002.04.17 02:18 (*.176.4.9)
    저처럼 단순 무식한넘이 트래몰로를 표현하라고 하면... 1학년때 선배한테 주어들은 표현을 좀 꾸며서 설명합니다... 시냇물이 흐르듯 졸졸졸~~ 연주하는것 이라고요...^^
  • pepe 2002.04.17 02:21 (*.176.4.9)
    정말이지... 저도 트레몰로에 집착이 강한것 같아요... 미X넘 마냥... ㅡㅡ;;;;
  • 지얼 2002.04.17 08:33 (*.118.13.43)
    전 수학이 젤루 두려워요....ㅠㅠ 한때 20점 받은 적도 있답니다...그것도 미적분에서....ㅠㅠ
  • pepe 2002.04.17 11:49 (*.205.35.225)
    에구... ^^ ...ㅋㅋㅋ
  • tongsamo 2002.04.19 17:57 (*.240.251.100)
    공간(여백)마저 감동으로 채우는 기타아의 위력! 정답 같습니다.
  • 으랏차차 2002.04.25 16:32 (*.38.124.247)
    아킬레스와 거북이 이야기두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014 재즈쪽으로 클래식기타를 가르치시는 스승님 안계신가요? 스승님을 찾습니다ㅠㅠ 10 2005.10.04 6350
1013 바하와 헨델, 바로크 7 천지대야망 2003.08.31 6344
1012 7화음 풀어쓰기 스케일 연습 - 예제 9 gmland 2003.03.27 6342
1011 기타 음악 감상실에여...... 음반구하고 싶은 곡이 있는데여!!! 2 강지예 2005.12.28 6342
1010 혹시 1 안녕하세요^^ 2004.08.12 6331
1009 ☞ 푸가의 기법... 1 채소 2001.08.05 6330
1008 [까딸로니아 민요] Canco del Lladre 5 file 옥용수 2003.12.10 6328
1007 현상금 3만원........호세 루이스 곤잘레스의 샤콘느. 4 2001.05.16 6305
1006 파야의 폴로 - 후쿠다 신이치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302
1005 플라멩꼬 : 피맺힌 한의 노래, 눈물의 기타 1 고정석 2001.12.17 6298
1004 트레몰로에 대한 투정. 2 2003.11.09 6297
1003 [re] 무뇌중 어록중에서. 4 천지대야망 2003.09.01 6293
1002 음악에서의 호불호 6 2003.08.29 6290
1001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4) 1 정천식 2004.04.02 6283
1000 my favorite things라는 곡 악보구할수 없나요. 05 2004.09.30 6279
999 샤콘느에 대하여... (배인경) : 출처 http://iklavier.pe.kr/ 6 고정석 2002.10.09 6260
998 클래식기타곡을 어디서 받아염?? 1 박이랑 2005.03.09 6256
997 세고비아가 연주한 소르의 그랜드솔로. 고정석 2001.03.09 6237
996 예술과 돈. 20 2005.01.11 6230
995 Lauro 곡을 연습하며... illiana 2001.01.21 6216
994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기타리스트의 보물창고 NAXOS illiana 2000.10.07 6213
993 유명연주자의 트레몰로감상후기(러쎌, 바루에코,윌리암스) 64 2003.11.18 6213
992 원전연주 이야기(12)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Dos 신동훈 2001.12.04 6204
991 피아졸라 겨울은 예상대로 바루에코 자신의 편곡이라고 합니다 1 으니 2002.10.11 6202
990 [re] 새솔님께 질문!(답변입니다.) 11 file 새솔 2002.10.29 6201
989 [re] 클래식은 리듬이 약하다는 논리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12 gmland 2003.09.01 6198
988 [퍼온글] 기타와 다른악기와의 쉽지않은 중주에 관하여...(오모씨님의 글) 5 2004.04.11 6197
987 까탈이의 세계여행 2 file 1000식 2005.09.24 6194
986 Milonga Del Angel (A.Piazzolla) orpheous 2002.05.23 6187
985 갈브레이스의 연주 모습 5 file 1000식 2004.09.13 6184
984 POP 음악의 장르와 대중음악 略史 6 gmland 2003.04.15 6156
983 산젠인 퍼스트만 녹음해 주실 분 없으신가요? 2 삼천원 2005.03.09 6153
982 파야의 스페인 무곡(기타2중주) 정천식 2004.03.24 6145
981 [요청] 브라우워의 곡중 Suite No.2 Mebae는? 6 file 옥용수 2004.04.12 6144
980 라틴풍의 사중주 추천좀 해주세요. bluehair7 2005.07.22 6143
979 파야의 폴로 - 수페르비아의 노래 정천식 2004.03.26 6134
978 ☞ 쳄발로로 연주된 곡모음..퍼온글 2000.11.27 6133
977 알프스 산중의 즐거운 무곡... 가보트 6 이브남 2004.11.18 6132
976 안티-세고비아의 힘. 2001.03.04 6131
975 내가 뽑은 5 대 스피드 천왕 16 길벗맨 2001.05.19 6128
974 영화음악 씨리즈 (3)... 발키리의 행진... 4 이브남 2004.12.06 6126
973 악보가 안 외워질때... 2 기타초보 2001.11.12 6124
972 흐르는 강물님의 글을 읽고 8 느끼 2005.03.13 6124
971 이탈리안 각설이 타령 9 정천식 2003.12.27 6116
970 Por una cabeza file 변소반장 2001.02.12 6114
969 ☞ 망고레와 세고비아.. 9 서정실 2001.04.10 6100
968 팽만식님이 쓰는기타..^^! 14 file 민성 2001.08.04 6100
967 트레몰로에 대한 변증법적(?)인 고찰..........(지얼님글 퍼온글) 3 2003.11.09 6099
966 줄리안 브림에 관한 좋은 글이 있네요. 해피보이 2005.05.06 6099
965 한오백년 살자는데... 오모씨 2001.02.24 6094
964 쳄발로, 류트, 첼로 반주의 편안한 첼로선율... 6 이브남 2004.11.11 6093
963 Lecture of Jordi Savall... Early Music Today... 9 eveNam 2003.10.11 6091
962 티비 cf중에서 '보성녹차'에 나오는 음악의 제목을 알고싶습니다~ 챠우챠우 2004.07.21 6090
961 암보를 했다는 건 이제야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는 뜻.... 12 아이모레스 2005.09.30 6090
960 사라장과 환상적인 카르멘조곡연주 ....플라치도 도밍고 지휘. 2002.01.06 6089
959 가장 연주하기 어려운곡은? 1 채소 2001.08.16 6082
958 파야 - 물방아꾼의 춤(기타연주) 정천식 2004.03.30 6075
957 "콤파냐 보칼레" 연주회 후기... 10 file eveNam 2003.10.02 6069
956 내 머리속의 지우개 7 모카 2005.05.13 6068
955 탱고 이야기(1) file 변소반장 2001.02.10 6057
954 조스캥 데프레의 미제레레... 헤레베헤... 17 eveNam 2003.12.27 6054
953 듀엣곡 좋은 거 뭐 없을까요? 1 병신이 2004.07.30 6053
952 Sunburst 를 좀 연습해봤는데요.... 왕초보 2000.11.25 6041
951 그남자와 그여자의 사정. 2 눈물반짝 2000.08.30 6040
950 [까딸로니아 민요] La filadora 2 file 옥용수 2003.12.10 6039
949 키프니스의 매력적인 노래(2) 정천식 2003.12.23 6038
948 파야의 폴로 - 예페스의 연주 정천식 2004.03.26 6038
947 내 첫사랑의 추억이 어린 그리그의 <페르 귄트>(1) 정천식 2004.02.10 6037
946 음악 - 어떻게 들을 것인가 4 1000식 2005.03.29 6035
945 쇼팽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모임......... 7 용접맨 2005.03.12 6034
944 [re] 참고로~ 1 seneka 2004.02.04 6027
943 푸가의 기법을 기타콰르텟이? 7 으랏차차 2001.07.28 6025
942 WinOye 라는 청음 훈련 및 테스트 프로그램입니다 file 고정석 2000.12.03 6014
941 스카를랏티... 그 아기자기함... 10 이브남 2004.10.15 6011
940 ☞ #, b 가 다른 음인가요? (이명동음에 대해서...) 지우압바 2000.12.21 6008
939 바흐 샤콘의 비밀 6 채소 2001.11.19 6008
938 영화음악 씨리즈 (4)... Paint It Black! 이브남 2004.12.14 6003
937 원전연주 이야기(11)원전연주 단체-쉬뢰더와 카펠라 사바리아...Uno 신동훈 2001.12.04 6001
936 세고비아의 20년대 음반 들어보니... 지영이 2000.10.10 6000
935 gmland 님께... 13 아랑 2003.05.13 5998
934 [re] segovia 샤콘느-CD 18 file niceplace 2004.08.31 5998
933 석달 전쯤 갈브레이스의 모습... 5 file 아이모레스 2004.09.13 5989
932 박자기... 써야되나요? 말아야되나요? 6 채소 2001.08.12 5985
931 무척 혼란스럽습니다. 자중들 하십시오 !!! 1 gmland 2003.08.31 5980
930 . 13 . 2003.08.28 5972
929 스페인 기타음악의 원류를 찾아서(1) 7 정천식 2004.03.10 5972
928 음악과 색채.... 7 채소 2001.06.27 5971
927 영화속 기타이야기 2 지얼 2001.08.26 5970
926 음악의 상대성과 절대성. 1 2005.06.17 5969
925 ☞ 베네주엘라 왈츠에 관한 짤막한 글(빙산의 일각임)... 2 미니압바 2000.11.20 5960
924 퐁세의 발레토 5 iBach 2003.07.01 5956
923 세고비아가 사용한악기들.. 쉬운 영어에요 ^^ 딴따라~! 2001.04.03 5946
922 John Williams &#8211; Richard Harvey 공연 후기 2 jazzman 2006.06.18 5945
921 헨델...하프시코드 조곡임당!!!(요건 쬐금 짧아여 ^^) 신동훈 2001.10.17 5943
920 Milonga(Jorge Cardoso) - 곡 설명 좀 부탁드립니다^^ s2govia 2004.09.09 5943
919 채보가 뭐에여? ^^;;; 3 아따보이 2002.02.08 5938
918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19 정천식 2003.12.19 5938
917 탱고이야기(2)-카를로스 가르델 file 변소반장 2001.02.12 5936
916 히데는요..X-japan의 기타리스트입니다. 명노창 2000.10.09 5928
915 스페인 민족주의 음악의 완성자, 파야(3) 2 정천식 2004.03.29 5926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