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음악 듣는 제 수준도 이런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수 많은 명연들을 들어도 처음으로 들었던 연주의 감동엔 못 미치는 것을 보면.
10여년전에 생전 처음으로 줄리아니의<대서곡> 이라는 곡을 야마시타의 연주로 들어보았습니다. 아, 초인 야마시타. 클래식 기타계의 잉베이 맘스틴...아, 그때의 기타를 박살내는 듯한 충격...경악.........그 후로 여러 연주자들의 연주를 들어 보았지만 그 때의 쇼크에는 못 미치더군요. 줄리안 브림의 연주를 제외하면(이분의 연주는 정말 잼있었어요) 다 그냥 그저 그랬죠....아,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비슷한 시기에 니콜로 파가니니의 <그랜드 소나타A장조>를 줄리안 브림의 연주로 들었습니다. 아,...이또한 감격.... 동면에서 깨어난 개구리의 뜀박질 같았던 브림의 연주...그래서인지 저는 봄날만 되면 이 음악을 즐겨 듣습니다.
후에 윌리암스의 연주로 들어 보았는데 역시나 날카로운 첫키스의 추억은 저를 또 한번 감상의 고정관념으로 이끌어 가더군요....그랜드 소나타 A장조는 역시 줄리안 브림이 최고! 라는 고정 관념....
이것 말고 많았죠...후쿠다 신이치의 <탱고 엥 스카이>도 그 중 하나. 나중에 트뤠스터인지 트렌지스터인지 뭔지 하는 기타리스트(만돌린 주자를 마눌로 둔 그 분)의 연주를 들어 봤지만 저의 고정 관념이 또 가동을 시작 했던지 그의 게쉬타포 연주는 사무라이 연주보다 약하다....라는 허접 생각이 들더군요.....ㅠㅠ
제일 웃긴건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입니다....처음으로 예페스의 연주를 들었는데 무지 감동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약간 의아해 하실 분이 계실 것 같아서 보충해서 말씀 드립니다...
동아리 방에 고장난 오디오가 있었는데, 데크안에 테잎을 넣은 후 플레이를 시키면 테잎이 정상 속도 보다는 많이 느리게 돌아갔었죠...한마디로 음이 주~욱 하고 늘어지는 거죠...거기에 예페스의 알함브라 궁전의추억을 녹음한 테잎을 넣고 비오는 날 호올로 동아리방에서 감상을 했습니다....늘어지다 못해 울렁거리는듯한 예페스의 트레몰로 소리....내 마음의 G현을 울리더군요. (ㅠㅠ)
고장으로 인해 아무리 테잎이 늦게 돌아가고 음질이 울렁거리며 늘어져도 워낙에 예페스가 초 스피드로 연주하다 보니 듣는 데에는 크게 지장이 없더군요...거기에 속도의 완급을 조절하는 감정 표현- 또는 변덕-이 눈물 한방울 떨구는데 한몫을 했고, 늦게 돌아 가는 데크 탓에 G마이너나 F마이너로 전조되었을 조성의 변화 또한 심금을 울리기에 충분 하였습니다...
요즘에야 이런 예페스의 알함브라 궁전의 속사포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지만(지금은 파크닝의 연주가 최고!!) 그래도 늘어지는 테잎으로 듣는 예페스의 알함브라는 최고의 슬픔 그 자체였습니다.....앞으로 두번 다시는 듣기 힘들...
왜 첨 들은 연주가 젤루 좋은 걸까요?.....여자는 첨 만난 여자가 젤루 좋은 것 같지는 않은데.....
블랙 데카메론은 페르난데즈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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