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1.01.26 14:00

참으로 오래동안....

(*.37.129.48) 조회 수 7262 댓글 0
...기타를 같이 사랑해 온 친구가 한명 있습니다.
고향 부산에서 원로이신 배영식 선생님의 문하에서 같이 사사를 받았지만 다르다면 다른 길을, 같다면 같은 길을 달려온 친구입니다.
이 친구 역시 저와 같은 의대를 다녔고 또 우연이랄까 같은 과를 전공한 친구입니다.
친구는 부산백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2년 전에 김해에서 개업을 했습니다.
저는 상경하여 서울백병원에서 전공의를 마치고 이번에 전문의를 취득했구요...
학창시절 저는 기타 연주보다는 고전음악과 기타의 역사등 보다 문헌적인 것들에 관심이 많아 열심히 음악을 들었고 자료를 섭렵했으며 친구는 연주에 정진하여 학창시절에 이미 독주회를 가질 정도였습니다. 당시 이 친구에 비하면 저의 기타실력은 형편없었죠(치기어린 질투도 많이 했습니다).
학교 자체가 병원에서 설립한 학교라 애초에 일반대와 같이 시작한 동아리도 몇년 시간이 지나면서 의과대학과 분리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이 친구는 의과대학 동아리에 남고(정상적인 선택입니다) 저는 일반대 동아리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그 과정에서 이 친구와 나는 소원한 관계가 되고 말았습니다.
저는 이후에 가지고 있던 얄팍한 지식이 도움이 되었는지 이성우 선생님의 문하로 들어가 본격적으로 기타를 수업하여 예전보다 실력이 많이 향상되어 독주회 등 연주회도 가지게 되었죠. 제 친구도 기타를 계속하여 부산시향과 아란훼즈를 협연하는 등 계속 실력을 닦아 나갔습니다.
세월이 지난 후 학회에서 친구를 만났을때 만감이 교차하였습니다만 반가운 마음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 친구와 저는 여러가지 면에서 정말 다른 점이 많습니다...성격, 취향, 연주 스타일 등 모두에서...
서로 너무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둘다 보통 열정이 아님에도, 또 서로를 누구보다 인정함에도 한 동아리에 같이 있는 것이 괴로울 정도였으니까요.
아마 연주실력으로 많은 부분이 평가되는 대학 동아리에서 상대적인 비교를 받는다는 것이 저에게는 좀 더 부담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친구는 스페인물이나 세고비아 시절의 고전물이 주 레파토리입니다. 알베니즈, 그라나도스 등의 고전 스페인 작곡가의 곡과 폰세의 작품을 즐겨 연주하죠...아마 원로이신 배영식 선생님의 영향이 크다고 저는 봅니다만...
저는 바흐와 남미, 현대 작곡가 등에 취향이 쏠리는 편이구요...
이번에 시험이 끝나고 김해의 친구 병원으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친구는 합격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고 저는 대뜸 몇년전부터 생각해 오던 이야기를 뜬금없이 꺼냈습니다.
혹시 연주회 계획은 없냐고...
그리고 같이 연주회를 가져 보지 않겠느냐고...

마음이 어린애처럼 설레입니다.
학창시절 이후 계속 같다면 같은-다르다면 다른 길을 고집스럽게 걸어온 우리가 이중주를 할 수 있다면-
연주내용은 어떻든 이중주를 맞출 수만 있다면 그동안 지나온 세월은 음악 속에 녹아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만간 고향에 내려가 한잔 하기로 했습니다.
그날이 너무나 기다려집니다.

지리적으로도 떨어져 있고 다른 문제도 많겠죠...
하지만 설사 연주회를 할 수 없다 해도 만나서 세월이 지난 후 음악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같이 기타를 연주하는- 옛 친구를 다시 찾아 술잔을 기울이는 것 만으로도 저는 행복한 놈임에 틀림없습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442 ☞ 온고지신... 솔개 2001.03.04 6770
441 ☞ ☞ 업적과 연주는 별개 셰인 2001.03.05 6999
440 기타에 대한 이야기 나눌 수 있으신 분, 누구? 2001.03.01 6519
439 이번에는 큰바위 얼굴 아저씨에게서 매니악 2001.02.27 6516
438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에 관해서..... illiana 2001.02.24 6286
437 한오백년 살자는데... 오모씨 2001.02.24 8659
436 기타음악게시판에도 함 가 보세요 *^o^* 2001.02.24 6359
435 ☞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 고정석 2001.02.24 6481
434 저는 기도와 춤을 계속 듣구 있습니당... space 2001.02.23 8099
433 음울한 날씨...문득 생각난 모짜르트 레퀴엠. 형서기 2001.02.23 6763
432 탱고이야기(4)-탱고의 역사2 file 변소반장 2001.02.23 8682
431 밑에분과 다른 견해... 으랏차차 2001.02.21 6112
430 양쉐페이를 듣고 나서 왕초보 2001.02.21 6312
429 Remi Boucher나 Arnaud Dumond의 음악 들어보신분.. 일랴나 2001.02.21 6870
428 명문 피바디 음대에서 돌아온 권대순 기타 연주회를 보고.. 김재홍 2001.02.20 7594
427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아라 2001.02.20 6516
426 탱고 이야기(3)-탱고의 역사1 변소반장 2001.02.19 9365
425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변소반장 2001.02.20 6547
424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지우압바 2001.02.20 7116
423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명노창 2001.02.20 6623
422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김희도 2001.02.21 6537
421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김웅찬 2001.02.21 6471
420 ☞여기까지...(내용 없음) 아라 2001.02.21 6964
419 잘 받아보았습니다. 지우압바 2001.02.27 8128
418 ☞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아라 2001.03.01 6699
417 ☞ ☞아라님아...잘 받았습니다. 명노창 2001.02.26 6923
416 ☞ ☞여기까지...(내용 없음) 김웅찬 2001.02.26 6581
415 ☞ ☞여기까지...(내용 없음) 김희도 2001.02.27 6376
414 앙헬 로메로의 아랑훼즈 협주곡.. 형서기 2001.02.19 6981
413 [추천요망]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샤콘느. 눈물반짝 2001.02.16 6558
412 ☞ 실황연주를 보았는데... 셰인 2001.02.19 6291
411 제가 보았던 아랑훼즈 실황자료들..... space 2001.02.19 6942
410 야마시타 그는 누구인가?! 답변좀부탁 크흐 2001.02.15 6094
409 소르의 러시아의 회상에 관한 질문 파뿌리 2001.02.14 6050
408 오모씨만 보슈~ 예진아빠 2001.02.12 6541
407 ☞ 소르의 러시아의 회상에 관한 질문 매니악 2001.02.14 6655
406 ☞ 형 장흠 영산아트홀연주..여깃어.. 오모씨 2001.02.13 6769
405 탱고이야기(2)-카를로스 가르델 file 변소반장 2001.02.12 8260
404 Mi Buenos Aires Querido file 변소반장 2001.02.12 7871
403 비도비치의 오빠.. 형서기 2001.02.12 6246
402 El dia que me quieras file 변소반장 2001.02.12 8359
401 ☞ 그의 콩쿨우승 기념 음반을 들어보았는데 셰인 2001.02.12 6850
400 Lejana tierra mia file 변소반장 2001.02.12 7595
399 Volver file 변소반장 2001.02.12 7048
398 Por una cabeza file 변소반장 2001.02.12 8152
397 바덴재즈 곡좀 부탁할수 있을까요. 기타맨 2001.02.11 7061
396 탱고 이야기(1) file 변소반장 2001.02.10 8337
395 바흐의 마태수난곡에 류트? 셰인 2001.02.09 6668
394 기교가 100% 해결된다면.... Filliads 2001.02.08 6122
393 흥미로운 발견입니다... 미니압바 2001.02.09 7773
392 다른 음악에서의 예가 하나 있어서여..... 당근 2001.02.09 7080
391 류트음악에 대해서 질문입니다 파뿌리 2001.02.07 7193
390 저는요... 미니압바 2001.02.09 5845
389 ☞ 울트라 인스트루먼트!! 왕초보 2001.02.09 6517
388 ☞ 저도요... 비도비치팬 2001.02.09 6547
387 류트 연주 악보와 류트-기타 양수겸장 연주자 미니압바 2001.02.08 6976
386 저기 이 미디 파일 제목 아시는 분 계신가요? file 09 2001.02.05 6094
385 류트음악과 현대기타의 몇가지 문제 미니압바 2001.02.08 7254
384 좋은정보 너무감사합니다. 그리고.. 파뿌리 2001.02.08 7185
383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셰인 2001.02.02 6268
382 기타 음악은 왜 .... filliads 2001.02.01 6662
381 ☞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고정석 2001.02.02 6377
380 ☞ ☞ 미니디스크 녹음기 SONY MZ-R70PC 를 써 봤는데... 셰인 2001.02.02 6115
379 ☞ ☞ 본인 글에 대한 본인의 대답 차차 2001.02.05 6773
378 Digital Output 가능한 MD가 있습니다. file 박지찬 2001.02.03 7247
377 컴퓨터를 통해 녹음하는 방법. 사운드스미스 2001.02.01 7295
376 ☞ 기타 음악은 왜 .... 고정석 2001.02.02 6026
375 ☞문제제기가 좀? gaspar 2001.02.02 7966
374 ☞ 위에 님 말씀중 한부분...... 명노창 2001.02.02 6211
373 ☞ 본인 글에 대한 본인의 대답 filliads 2001.02.04 7027
372 ☞ ☞ 한계? 구조상의 특징이 아닐까요? 왕초보 2001.02.05 6596
371 형서기형 넘 고마워여...요셉 숙(josef suk) 2001.01.27 8133
370 존 윌리암스의 변화(?)와 그렉 스몰맨 왕초보 2001.01.26 7600
369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소르 2중주의 베스트는? 미니압바 2001.01.26 7692
368 ☞ 존 윌리암스와 그렉 스몰맨 미니압바 2001.01.26 7204
367 첼로 3대 협주곡 반짱 2001.01.26 10705
» 참으로 오래동안.... 미니압바 2001.01.26 7262
365 Tchaikovsky Symphony No.5 형서기 2001.01.23 8048
364 에구...3대 협주곡이였군요.....--;; 화음 2001.01.22 6970
363 브람스의 현악6중주를 들으며.... illiana 2001.01.22 7753
362 3대 협주곡...어서 글 올려줘요. 2001.01.23 6758
361 콩나물 이야기 illiana 2001.01.22 5984
360 Lauro 곡을 연습하며... illiana 2001.01.21 8695
359 라디오에서 무라지 카오리를 듣다. 눈물반짝 2001.01.19 6068
358 컴퓨터스피커 음악감상하는데 어떤거라도 상관없나요? 2001.01.19 7825
357 ☞ 전 실제로 가봤는데여.... 음... 2001.01.19 5738
356 ☞ ☞ 전 실제로 가봤는데여.... 눈물반짝 2001.01.19 6171
355 ☞ 컴에서 음악(파일)을 들을때 .... 2001.01.19 6805
354 텔레만의 소나타G장조를 들어볼수 없을까요..부탁드립니다. 이크 2001.01.18 6515
353 제 경험상... 왕초보 2001.01.19 6671
352 야마시타가 연주한 '전람회의 그림, 신세계 교향곡'을 듣다... 왕초보 2001.01.17 6608
351 [펀글] 편곡 연주에 대한 셰인님의 견해 형서기 2001.01.15 6336
350 수님이 극찬(?)을 하시는 콜롬비아 모음곡중 Porro가 뭐에요? 왕초보 2001.01.12 6551
349 마자!! 마자!! 신동훈 2001.01.15 5920
348 ☞ 무슨생각으로 편곡하려 하는가....... 오모씨 2001.01.15 6396
347 ☞ 제 잡문 넘 신경쓰지 마세여 셰인 2001.01.15 6221
346 Porro가 음반자료실에....떳어요! 반짱 2001.01.13 5859
345 드디어 어느 사형수의 아침을 들었어요 2001.01.11 6415
344 사형수의 아침을 묘사해 주실분 illiana 2001.01.11 7352
343 어느 사형수의 아침... 2001.01.11 6357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Next ›
/ 15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