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저녁 8시 50분 쯤 일터에서 나와, 집에 돌아오는 차 안에서 버릇대로 라디오를 켰다. 채널은 KBS에 고정되어 있었고, 들어보니 어느 연주회의 실황 중계를 하는 듯 했다. 아마 연주회장은 인터미션인 듯 했고, 프로그램의 진행자들은 1부의 연주에 대해서 평하고 있었다. 듣다보니 그 실황중계는 LG 아트센터에서 저녁 8시부터 시작한 '한일 실내악의 밤, Fandango'의 것이었다. 진행자들이 LG아트센터는 실내악에는 적합한 무대라는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면서 실내악을 위한 공연장이 매우 적다라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간략한 평이 끝난 후, 2부의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해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무엇보다도 일본의 클래식 기타리스트 무라지 카오리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다. 비쥬얼한 면이 많이 부각되는 점을 비판하며, 그녀의 음악성에 대해 폄하하는 평들이 많이 있지만, 아직은 어린 연주자이고 성숙해가는 과정에 있으며, 분명히 톤도 예쁘고 연주도 그렇게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리고 비쥬얼한 쪽을 만족시켜주는 것도 확실히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다. 또, 어느 쇼 프로그램에 무라지 카오리가 나온 것을 봤는데, 그 쇼 프로그램의 진행자가 무라지 카오리에게 쇼프로에 나오는 다른 연예인들에게 하는 식의 그런 질문(질문이 뭐였는지는 말안해줬음)을 던졌는데 그 질문을 받고 카오리가 무척이나 당황했다는 모습을 봤다면서, 아직 순수한 면을 많이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했다.
해설자로 나온 모 작곡가는, 자신이 무라지 카오리를 직접 만나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일부 선전의 '로드리고의 마지막 제자'라는 말은 과장된 것이며, 무라지 카오리가 "로드리고가 카오리의 연주를 끝까지 경청하였으며, 연주를 듣고 나서 흡족한 미소를 띄웠다"라고 말했다는 말을 전하였다. 또한 클래식 기타에 있어서 일본 연주자들이 세계적으로 많이 활동하고 있고(야마시타도 얼마전 내한공연을 했다라는 예를 들며), 좋은 연주자들도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2부가 시작되고 카오리가 등장하자, 두 진행자들은 '무라지 카오리 정말 예쁘죠?', '네, 정말 예쁘군요'의 감탄사를 연발했다.
무라지 카오리가 등장한 2부의 프로그램은 피아솔라의 탱고의 역사와 보케리니의 기타 5중주 판당고였는데, 피아솔라의 탱고는 바이올린과 기타의 2중주로 연주되었다.
피아솔라의 음악이 시작 되었는데, 정말 이상했다. 바이올린과 기타가 2중주로 연주될 때는 당연히 기타의 음량이 더 작기 마련인데 기타의 소리가 '매우' 분명하고 크게 들린 반면, 바이올린의 소리는 꼭 녹음한 음악을 무대뒤에서 틀어놓은 듯이 '아련하고 불분명하게' 들리는 것이다. 덕분에 무라지 카오리의 깔끔한 연주를 잘 감상할 수 있었지만, 불균형한 음량의 밸런스 때문에 탱고의 역사 '이중주'는 들을 수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도 바이올린 주자와의 호흡은 썩 잘 맞았다고 느꼈다.
곡이 끝나자 두 진행자들이 설명을 해줬는데, '기타의 음량을 고려한 탓인지 기타 앞에만 마이크를 둬서, 스피커에서도 기타음악이 나오고 카오리가 연주한 기타에서도 소리가 나와 한 사람이 연주하는데 양쪽에서 소리가 나오는 것 때문에 상당히 이상했다'며 '이 곡을 듣는 라디오 시청자들은 어땠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을 했다.
다음의 보케리니는 전 악장이 다 연주되었고(이게 기타 5중주 몇번이더라??--a), 3악장 판당고에는 타악기 주자도 동원되었다(가끔 반박자씩 늦게 연주하는 것이 무척 신경쓰였다). 이때는 아마 음량조절에 신경을 썼는지, '실내악'답게, 각 악기들의 특성을 잘 살린 균형있는 연주를 보여준 것 같다.
어느새 집에 도착을 했고, 몇가지의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졌는데, 무라지 카오리나 나머지 주자들의 연주 자체에 대한 생각보다도 실황에서 음량에 관한 그런 실수(?)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쩝. 분명 리허설도 했을텐데 왜 마이크 사용에 있어서 실패하였을까... 또, 무라지 카오리가 아니었다면 그 연주회 자체를 실황중계해주지 않았을 수도 있다(대부분의 우리 나라에서 열리는 클래식 기타 연주회는 거의 실황 중계를 해주지 않는다)는 생각도 들었다. 뭐 어쨌든. 클래식 기타의 저변확대가 중요하다라는 것이 결론으로 내려졌다. 꼭 나 혼자서만 라디오를 들은 것처럼 썼군... 쩝.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1214 | ☞ copyleft라고 쓰는 이유는... | 지우압바 | 2000.10.25 | 4184 |
| 1213 | 내가 아는 기타리스트..간단한 인상.. | 으랏차차 | 2001.03.17 | 4186 |
| 1212 | ☞ 뭐? 샤콘느를 강간한다구? (내용무) | 오모씨 | 2000.12.01 | 4186 |
| 1211 | 좀 늦었지만.... | 기타랑 | 2001.09.07 | 4188 |
| 1210 | 네에... | 형서기 | 2000.12.24 | 4188 |
| 1209 | ☞ ☞ 아포얀도와 알 아이레 에 대한 개인적 의견.. | 꼬 | 2000.12.16 | 4188 |
| 1208 | 윌리엄 크리스티의 베를린필 데뷔연주! 1 | 고충진 | 2002.10.24 | 4189 |
| 1207 | ☞ 기타 음악은 왜 .... | 고정석 | 2001.02.02 | 4189 |
| 1206 | 에로틱한 기타의 선율 -- 야마시타 카즈히토 | 고은별 | 2001.01.05 | 4189 |
| 1205 | 어제 오모씨랑 빌스마에 대하여 다퉜다. | 수 | 2000.11.05 | 4190 |
| 1204 | 고려해 보겠습니다. | 지우압바 | 2000.10.17 | 4190 |
| 1203 |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 | space | 2001.05.18 | 4193 |
| 1202 | 안트리오 얘기... 5 | 채소 | 2002.01.29 | 4195 |
| 1201 | 어...그건(?) 보내드렸구여.. | 뽀짱 | 2000.12.26 | 4196 |
| 1200 | ☞ 조금 다른 내용이지만... 4 | 서정실 | 2001.05.19 | 4197 |
| 1199 | 고정관념을 버리시구... | 신동훈 | 2001.03.20 | 4197 |
| 1198 | 카라얀후배님과의 만남..........그추억을 잊지 않으려고 | 수 | 2001.05.24 | 4198 |
| 1197 | 바하와 친해지는 방법 좀 가르켜 주셔용.. | 귀염둥이 | 2000.10.24 | 4199 |
| 1196 | 처음 맛의 고정관념... 5 | 지얼 | 2001.06.29 | 4200 |
| 1195 | 니콜라예바할머니 젤 조아여.... 4 | 수 | 2001.05.30 | 4200 |
| 1194 |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에 관해서..... | illiana | 2001.02.24 | 4201 |
| 1193 | 이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어요^^ | 망상 | 2001.03.11 | 4203 |
| 1192 | 글쎄요...내 생각에는... 1 | 길벗맨 | 2001.05.22 | 4205 |
| 1191 | [급구] 거트현으로 연주한 음반 | 지영이 | 2000.10.09 | 4207 |
| 1190 | 순진하긴...돼지창시는 아닌디! | 우측방장 | 2000.10.11 | 4208 |
| 1189 | 역사적으로 볼 때... | 미니압바 | 2000.12.28 | 4209 |
| 1188 | 나만의 생각.. 5 | 지얼 | 2001.05.24 | 4211 |
| 1187 | 바루에코의 매력은... 2 | 수 | 2001.05.13 | 4215 |
| 1186 | 이번에는 큰바위 얼굴 아저씨에게서 | 매니악 | 2001.02.27 | 4216 |
| 1185 |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 김웅찬 | 2001.02.21 | 4217 |
| 1184 | 존 윌리암스의 영화음악에도 있어요 | 민성 | 2000.10.24 | 4217 |
| 1183 | [re] [질문]바하와 건축 | 채소 | 2002.06.08 | 4219 |
| 1182 | 채소님을 음악이야기방장으로.... 7 | 수 | 2001.05.06 | 4219 |
| 1181 | 비데는 아는데 히데는? [냉무] | 히데와 시라나이! | 2000.10.09 | 4219 |
| 1180 | 레오 브라우어의 11월의 어느날 ...죄송함다. 잘못올려서 다시 올립니다 | 변소반장 | 2000.10.16 | 4220 |
| 1179 | 수님... 드디어 바로에코 시디를 샀어요 | 진 | 2000.12.24 | 4223 |
| 1178 | 초보자를 위한 음반안내.........디따친절한버젼. | 수 | 2000.10.20 | 4224 |
| 1177 | 채소짱님 보셔요. 2 | 수 | 2001.05.22 | 4225 |
| 1176 | 연주에 관한 몇가지 단상들.......(과객님의 글을 퍼왔습니다.) | 수 | 2002.04.10 | 4228 |
| 1175 | 음악듣기.... 반성... 3 | 채소 | 2001.08.26 | 4229 |
| 1174 | 비도비치의 오빠.. | 형서기 | 2001.02.12 | 4231 |
| 1173 | ☞ The Best of LAGQ | 꼬 | 2000.12.02 | 4231 |
| 1172 | 야마시타 그는 누구인가?! 답변좀부탁 | 크흐 | 2001.02.15 | 4232 |
| 1171 | [re] 한국에 사는것이... 2 | 수 | 2002.02.12 | 4233 |
| 1170 | 러시아 기타음악에 대해 조언 부탁드립니다 | illiana | 2000.10.28 | 4233 |
| 1169 | 바흐의 마태수난곡에 류트? | 셰인 | 2001.02.09 | 4234 |
| 1168 | ☞문제제기가 좀? | gaspar | 2001.02.02 | 4234 |
| 1167 | 류트음악에 대해서 질문입니다 | 파뿌리 | 2001.02.07 | 4235 |
| 1166 | ☞ 푸가여??? 푸가를 말쌈하십니까??? | 신동훈 | 2001.06.01 | 4237 |
| » | 라디오에서 무라지 카오리를 듣다. | 눈물반짝 | 2001.01.19 | 4238 |
| 1164 | 아래글에 대한 오해풀기... 6 | 지얼 | 2001.05.23 | 4240 |
| 1163 | 웅찬님이 소개한곳 넘 멋져요~ | 수 | 2000.10.25 | 4242 |
| 1162 | ☞ 무대에 올라가면 너무 떨려요... 1 | 지얼 | 2001.05.26 | 4243 |
| 1161 | 궁금한게 있는데... 5 | 지얼 | 2001.05.24 | 4243 |
| 1160 | 질문의 의도는... | 알파 | 2003.03.26 | 4245 |
| 1159 | 존 윌리암스의 변화(?)와 그렉 스몰맨 | 왕초보 | 2001.01.26 | 4245 |
| 1158 | 사형수의 아침을 묘사해 주실분 | illiana | 2001.01.11 | 4245 |
| 1157 | 좋은 기타 음색이란...? | 지얼 | 2001.07.04 | 4246 |
| 1156 | 아라님만 보세여~~~ 꼭이여~~ 다른사람은 절대 보면 안되여~ | 기타랑 | 2001.03.03 | 4246 |
| 1155 | 음악도 분명히 현재의 모습을 반영하는 곡들이 지금가득합니다. 9 | cool | 2003.06.23 | 4248 |
| 1154 | 음... 그냥... 무제입니다... 6 | 캬슬 | 2001.05.23 | 4251 |
| 1153 | ☞지우압바에게 보내는 경? | gumpjang | 2000.10.25 | 4251 |
| 1152 | ☞:NAXOS음반 정말 싸여.NAXOS는원래저가형시디전문회사.. | 원제원제 | 2000.10.13 | 4252 |
| 1151 | 기타에 대한 이야기 나눌 수 있으신 분, 누구? | 진 | 2001.03.01 | 4254 |
| 1150 | ???? | 히데낭까 시라나이나 | 2000.10.08 | 4255 |
| 1149 | 새벽에 듣고 싶은 음악.... 1 | 지얼 | 2001.05.25 | 4256 |
| 1148 | ☞ 야마시따 연주를 보고.. | 아라 | 2001.02.21 | 4259 |
| 1147 | 균형잡힌 바흐..? | 으랏차차 | 2001.05.02 | 4263 |
| 1146 | 샤콘...느.... 3 | 채소 | 2001.05.22 | 4265 |
| 1145 | ☞ 울트라 인스트루먼트!! | 왕초보 | 2001.02.09 | 4265 |
| 1144 | ☞ 내가 좋아하는 연주자 top5 1 | 왕초보 | 2001.05.22 | 4266 |
| 1143 | ☞ 감사합니다.... 1 | 채소 | 2001.07.04 | 4270 |
| 1142 | 부탁 한가지 1 | 알파 | 2003.03.26 | 4274 |
| 1141 | 오디서 구하지? | 자 | 2001.03.28 | 4274 |
| 1140 | ☞ 본인 글에 대한 본인의 대답 | filliads | 2001.02.04 | 4277 |
| 1139 | 빌라로보스의 다섯개의 전주곡 신청합니다. 1 | 김종표 | 2001.07.02 | 4279 |
| 1138 | ☞ ☞ #, b 가 다른 음인가요? (이명동음에 대해서...) | filliads | 2000.12.21 | 4279 |
| 1137 | ☞ ☞ 한계? 구조상의 특징이 아닐까요? | 왕초보 | 2001.02.05 | 4282 |
| 1136 | 곡에 맞는 분위기.... | 애기엄마. | 2001.05.21 | 4283 |
| 1135 | 아~~~ Jordi Savall!!! 10 | 일랴나 | 2002.04.26 | 4284 |
| 1134 | ☞ ☞ 내가 좋아하는 연주자 top5 1 | 가난한 유학생 | 2001.05.23 | 4284 |
| 1133 | 도서안내...인류와 기타.....정상수님과 토레스회원들의 편집. | 수 | 2001.01.09 | 4284 |
| 1132 | ☞ NAXOS의 Laureate(월계관)시리즈 | 고정석 | 2001.02.24 | 4285 |
| 1131 | 러쎌의 바리오스. 4 | 러쎌미오 | 2001.04.06 | 4288 |
| 1130 | ☞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1 | 서정실 | 2001.08.17 | 4294 |
| 1129 | ☞ 고마워요... 이렇게 해보면 되겠네요... 1 | 채소 | 2001.05.30 | 4295 |
| 1128 | ☞ ☞ ☞반론은 아닙니다만... 6 | 셰인 | 2001.05.11 | 4295 |
| 1127 | 기타 관련 대학 궁굼해여 8 | Loreena | 2001.05.16 | 4297 |
| 1126 | 소르 연습곡 17번을 여러 연주자 별로 듣고....... | 정슬기 | 2000.11.27 | 4303 |
| 1125 | 논의합시다! 저작권문제... | 미니아부지 | 2000.10.24 | 4303 |
| 1124 | 지우압바의 음악듣기..... | 수 | 2000.10.16 | 4305 |
| 1123 | ☞ ☞여기까지...(내용 없음) | 김희도 | 2001.02.27 | 4310 |
| 1122 | Remi Boucher나 Arnaud Dumond의 음악 들어보신분.. | 일랴나 | 2001.02.21 | 4312 |
| 1121 | ☞ 김남중선생님의 논문 | 명노창 | 2001.02.20 | 4312 |
| 1120 | 윈도XP를 위한 앙코르 아직 안 나왔나요?? 4 | 병욱이 | 2002.08.10 | 4317 |
| 1119 | ☞ 답변 고맙습니다. | 셰인 | 2001.03.12 | 4326 |
| 1118 | [re] [질문]바하와 건축 (도움글 조금 더) | 으니 | 2002.06.11 | 4327 |
| 1117 | 질문이여.. 1 | 모기 | 2002.03.27 | 4327 |
| 1116 | ☞ 어제 오모씨랑 빌스마에 대하여 다퉜다. | 눈물반짝 | 2000.11.06 | 4327 |
| 1115 | Kleine Romance (작은 로망스) 조성이 궁금합니다.... 2 | 고독기타 | 2020.06.08 | 4328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