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냇가에서 어머니가 부르신다

by 금모래 posted Jul 04,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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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오후에 햇빛도 없고 서늘하여 카메라 들고 집앞 성북천 개천에서

청계천 마장동까지 산책을 가면서 몇 커트 사진을 찍었습니다.




우리 아파트에서 내려와 성북천으로 진입하는 입구입니다.








입구에서 아이들이 놀고 있습니다. 물이 어떻게나 맑은지 아이들이 정신없이 놀고 있습니다.







모래톱에서 두 아이가 뭘 봤는지 한창 모래를 헤집고 있습니다. 물속이 무척이나 맑습니다.






징검다리입니다. 물이 정말 깨끗합니다.



할머니가 손주들을 데리고 물놀이를 나왔습니다.








물길을 막는 보가 없이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곳은 모래 퇴적물이 쌓이면서 무척 맑습니다.





신설동 대광고등학교 뒤쪽, 삭막한 도심에도 시냇물이 흐릅니다. 맑습니다.





징검다리 아래 물도 너무 맑습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피래미도 무리지어 다닙니다.





자갈도 속이 훤히 보이면서 더러운 이끼가 낀 것이 없습니다.

발목을 넘칠 정도의 많은 물인데 너무 맑아서 물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군요.





냇물은 청계천으로 쭉 이어집니다.





중간에 일꾼이 쌓인 모래를 골고루 펴고 있습니다. 다음에 또 쌓일 겁니다.

어리석은 짓이나 위에서 시키니까 하겠죠. 물이 흐르는 대로 두지 않은 것은 잘못입니다.




원추리꽃이 피었네요. 기분이 좋습니다.







그런데 물이 많아지면서 갑자기 탁해졌습니다.





이유를 보니 아! 청계천과 만나는 지점에 보를 만들어 놔서 그렇군요. 바로 이틀 전에 홍수가 져서

모든 더러운 것이 씻겨나갔을 텐데도 이곳은 더럽습니다.









이곳이 옛날에 고가다리였음을 알리는 상징물입니다.

원래 하천이던 것을 콘크리트로 들입다 메워 돈을 벌고

그것을 다시 걷어내 하천을 되돌려 놨더니 대통령이 됐습니다. 신화입니다.





어사화라고 해서 옛날에 과거에 급제하면 꽂아줬다는 꽃인 능소화가 무리지어 피어 있습니다.

아름답네요.








청계천이 마장동쪽으로 쭉 흘러갑니다.









물이 많으나 탁한데 잉어가 있습니다. ??





알고 보니 밑에 보를 막아 놨습니다. 물은 많아졌으나 더럽습니다.





그 아래 분수대가 있고 사진 찍는 곳도 있습니다. 연인들이 가끔 이곳에서 키스를 합니다.

이곳에 둘이 앉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나올 법도 합니다.







판자촌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한번도 올라가 보지는 못했네요.





왼쪽에 새로 옮긴 동대문 구청이 보이고 마장동이 가까워 오네요.

위는 한강의 강변북로로 나가는 내부순환도로입니다.







마장동에 가까워 오자 웬 황소가 나타납니다.

아하, 옛날에 여기 가축 도살장이 있었다고 하더니 소들을 기려서 기념물을 세워놓았구나 생각했습니다.






잘못 짚었습니다. 청계천의 풀을 소 키우는 사료로 줘서 감사의 뜻으로 세웠다네요. 헐~

도심에 있는 풀로 시골의 소를 키우게 되었으니 대단한 일이긴 합니다.






마장동으로 나오자 군데군데 징검다리가 있고 그 아래 보가 잇습니다.




내려가서 살펴보니 코를 잔뜩 풀어놓은 듯 수태가 많이 끼어 있습니다.





그 아래 보가 있는 곳은 더 더럽습니다.











지금 장마철이라 몇 번을 씻겨나갔는데도 이 모양입니다.

겨울이 되면 물 썩는 냄새가 고약합니다.






저 아래 한양대 뒤쪽으로 큰 보가 있어 물은 더더욱 더럽고 이제 냄새까지 납니다.

보를 막아 놓으면 물은 좀 벙벙하게 고이지만 썩습니다.

차라리 저것들을 모두 터놓으면 물이 구불구불 흐르면서

물이 많이 흐르는 곳은 많이 흐르고 적게 흐르는 곳은 적게 흐르며

퇴적물이 햇빛에 분해되고 수초에 걸러지면서 훨씬 더 깨끗하고 맑아질 텐데요.





성수대교까지 가야 하는데 물도 돈도 안 가지고 와서 목이 너무 마릅니다.

음료수 든 꼬마가 있어 "아찌, 한 모금만 마시자"고 하는데도 안 줍니다.

내 인상이 그리 안 좋은 편은 아닌데.....잘 안 통합니다.

적합 판정을 받은 수돗물이 있는데 왠지 마시고 싶지 않아 발길을 돌립니다.



돌아오다 찔레꽃을 봅니다. 잃어버린 첫사랑처럼 봄날의 향기만 추억으로 남기고

그 자취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네요.





아, 이제는 모든 것이 그저 부질없고

좋은 것을 봐도 어머니 생각, 안 좋은 것을 봐도 어머니 생각, 어머니 생각만 납니다.






맑은 물을 보니 더더욱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외할머니도 그립고.......

지나간 어린 시절의 아련한 추억들이 꿈처럼 떠오릅니다.

저 물길을 따라 가면 그 끝 어디에선가 어머니를 만날 것도 같지만

그 아래 막힌 물길과 썩은 수태를 보면 정신이 번쩍 듭니다.

아, 접시꽃 미소처럼 저 끝 어디가에 어머니와 외할머니가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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