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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10.08.14 02:57

청계천에서

(*.186.226.251) 조회 수 5806 댓글 7
걷기가 부족해서 가끔씩 저녁 식사후 세 개의 다리를 건너 청계천으로 해서 한강 성수대교까지 걷기를 합니다.

청계천에 가면 어렸을 때 외할머니집 앞 냇가에 있던 징검다리를 보고 시냇물 소리를 듣습니다. 정말 저만큼 가면 외할머니집이 있을 것만 같죠. 흐르는 물을 보노라면 여기가 서울의 도심 한복판이라는 생각이 안 듭니다.

얼마전 봄에는 찔레꽃도 피었더군요. 이 세상에 꽃 중에 찔레꽃처럼 아름답고 향기로운 꽃도 없을 겁니다. 그 순결한 흰 색의 꽃잎하며 노란 꽃술 그리고 향기는 머리가 아찔할 정도죠.

청계천에 가면 조명 섞인 분수도 있고 신데렐라 마차도 있고 물가의 휴식처며 벤치며 정말 분위기 좋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삭막했던 콘크리트 고가도로였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입니다. 맞아요. 그렇게 믿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봐 교각 세 개를 남겨두었어요. 번호가, 기억이 틀리지 않다면 189, 190, 191번입니다.

청계천을 되살린 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도심에서 흐르는 물줄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입니다.

그런데 과잉충성하는 사람들이 이것을 자꾸 생태하천이라고 선전을 하는 모양입니다. 얼마전에는 은어가 산다고 했다는데요. 새가 날아갈 소리입니다. 아, 물고기 잡아 먹으러 백로 같은 다리 긴 새가 오는 걸 보면 물고기가 있기는 합니다. 하긴 우리 동네앞 그 썩은 물에까지 물고기를 풀어놓아 거기까지 백로가 날아오니 물고기가 있기는 합니다. 우리집 어향에도 물고기는 있죠.

수질이 청계 5가 6가까지는 그런대로 봐줄만 합니다. 그러나 그 아래 특히 마장동 그 아래 한양여대 쪽까지 가면 바닥에 대걸레자루 같은 수태가 허옇게 끼어서 고약한 냄새까지 납니다. 시궁창에서 나는 전형적인 냄새죠. 붕어도 살기가 힘든 환경인데 은어가 그 물을 거슬러 청계천까지 왔다는 건 있을 수가 없는 노릇이죠.

청계천에 가면 외할머니댁 시냇물 소리를 듣습니다. 그 물소리를 들으며 아련한 추억에 빠집니다.속살이 다 보이는 맑은 물, 조약돌, 징검다리, 반짝이는 금모래, 모래무지 같은 것이 생각납니다.
그 냇가의 밤하늘에 수없이 반짝이는 별들이 모두 내려와 네온이 되었습니다.  교감집 딸 행덕이는 무엇이 되었을까요?  
Comment '7'
  • 아이모레스 2010.08.14 07:16 (*.78.125.161)
    흠흠... 할머니가 되었겠죠 뭐...^^
  • 금모래 2010.08.14 09:14 (*.186.226.251)
    할머니요?
    너무 많이 쓰셨습니다. 좀 깎아주세요. 아줌마로.........^^
  • 아모로소 2010.08.14 10:51 (*.102.171.101)
    전기세도 만만치 않을텐데...
  • SPAGHETTI 2010.08.14 21:54 (*.73.255.94)
    밑동네도 마주 돈 좀 들이면 좋겠네요... 은어가 점프력이 대단한 물고기네요. 아니면 풀어논 은어가 청계천에서 못내려가서 토박이가 된게 있을까나요? 그런 물고기들이 있어요. 민물 바다 왔다가지만 막혀서 민물에서 사는 고기요.... 산천어는 송어가 산에 갖혀서 아주 조금 바뀐 종이고요.
  • 금모래 2010.08.15 10:04 (*.186.226.251)
    어제 영풍문고에 갔다가 청계천을 따라 집으로 왔습니다.
    광교 아래에는 뽀얀 안개 분수에 레이저 쇼가 펼쳐지고 그 아래 다리위에서는 누군가가 공연을 하는 듯 흥겨운 음악 소리가 들렸습니다. 연인들을 물가에 앉아 발을 담그고 사랑을 속삭이는 듯 다정스러워 보였고 어떤 아저씨는 클라리넷을 부는데 연주가 끝나면 사람들이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곤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징검다리를 건너며 자지러지듯 즐거워 하고...........

    우리 아파트는 은행나무며 느티나무가 무성하여 서울의 도심이라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풍치가 좋습니다. 예전에는 드라마 촬영까지 했고 심지어 뮤직비디오까지 찍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놀이터가 모래만 깔려 방치되어 있어 거기다가 벤치도 만들고 예쁘게 꾸며 놓았죠.

    그랬더니 거기서 젊은이들이 담배를 피우며 떠들고 사랑행각을 한다며 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좀 큰소리를 쳐놓았습니다. 그러면 그 젊은이들이 어디 가서 담배를 피우고 서로 껴안고 뽀뽀를 할 거냐고. 조금 나이 들면 하라그래도 못 하니 젊었을 때 열심히 하라고 박수를 쳐달라고 했더니 웃더군요.

    도심에 흐르는 물 줄기 하나가 놀이터의 자그마한 벤치 하나가 사람들을 모으고 사랑을 만들었습니다.
  • 금모래 2010.08.15 10:13 (*.186.226.251)
    물이 너무 맑고 시원해 보여서 저도 양말을 벗고 한번 들어가 봤습니다. 아주 좋았습니다.

    그런데 바닥에 돌이 미끈미끈하고 검더라고요. 청계 2가, 3가 쪽으로 좀더 내려오면 그 현상이 조금 더 심해졌습니다. 한강물을 퍼올려 깨끗할 텐데 왜 그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아마 흙과 모래 수초가 없어서 자정현상이 부족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물길을 좀더 꾸불꾸불하게 하고 천변이 흙과 모래 수초로 이루어지게 했다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 gmland 2010.08.15 19:55 (*.165.66.63)
    청계천 부활은, 총론은 좋은데 각론이 너무 부실한 것 같습니다. 물길과 소재를 좀 더 자연스럽게 했더라면 자정작용이 조금이나마 생겼을 것이라는 금모래님의 지적에 깊이 공감합니다. 지금이라도 서울시가 각론을 공론에 부쳐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청계천은 디스커버리(?)가 세기의 공사라는 프로그램에 소개했을 정도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하자가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두고두고 갈고 닦아서 세계적 명소가 되게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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