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강 사업 (2)

by gmland posted Jun 14,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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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강 사업 (2)


라인 강변을 거슬러 올라가보자. 곳곳에 고성(古城)이 관광객을 유인한다. 참혹한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일으키고도 문화유적은 거의 고스란히 남아 있는 듯이 보인다. 그 아름다운 詩, 가곡을 읊조리면서 땀 흘리고 올라가봤지만 그저 조그만 언덕에 밋밋한 바위 하나....... 그래도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간다. 어쩌면 좀 허탈하더라.

솔제니친의 詩에 나타난 고향 강변....... 수많은 관광객이 다녀간 그 강은 기름과 오물이 둥둥 떠다니는 하수도이더란다. 시인의 마음에 비친 고향 강변을 몰라서 하는 말이 아니다. 관광은 자연 그 자체라기보다 문화/예술과 결합된 것이 아니던가.

강변 따라 삼천궁녀 낙화암, 팔각정....... 잘 정돈되어 있는 유적, 복구된 유적, 그리고 관광편의시설, 인근 도시와 연계된 코스, 이들이 강과 함께 할 수만 있다면 왜 4대 강 사업이 나쁘고, 왜 운하건설이 나쁘겠는가. 이런 것 말고도 지방분권주의, 지방경제 활성화를 위한 사회주의적 거대정책이 과연 몇 개나 더 존재할까?

삼천리 방방곡곡에는 이야기 거리도 참 많다. 심청전, 춘향전....... 강변 따라 곳곳에 시인도 많고 경관도 좋다. 역사 깊은 한국에서 복원할 것도 많다. 이야기 거리는 현대 각국이 개발하고자 애쓰는 지적 재산권이지 않던가. 수로가 개발되면 덩달아 육로도 개발될 것이고, 작은 복합도시도 많이 생길 것이며, 이야기도 많이 부활될 것이다. 지방경제, 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이보다 더 필요한 기반시설이 또 있을까.

차라리 문제가 있다면 4대 강 사업 또는 운하건설은 구닥다리 사업이라는 것이다. 선진국에서 유행하는, 진보가 장악하고 있는 북유럽 정권마저도 시행하고자 하는 신자유주의 엘리트 경제정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따라서 반대를 해도 자본가, 대기업, 엘리트 계층, 사회적 강자, 부자, 대도시가 해야지, 정반대로 사회주의자 또는 진보주의자를 자처하는 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참 이상하지 않은가. 조중동이 운하건설을 반대했던 이유를 상기해보자.

자연주의자들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히 이해할 수 있다. 춥고 배고픈 것은 참을 수 있으니 오염되지 않은 천혜의 환경에서 살게 해달라고, 이를 또 후손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이 말은 일견 타당하고 정당하다. 하지만 인간역사 자체가 자연에 대한 도전으로 얼룩져 있지 않던가. 문화/문명의 혜택을 훨씬 덜 받고 사는 인근주민은 또 어떠한가. 문화와 문명을 분리할 수 있던가. 자연만을 내세움은 혹시 대도시 이기심의 발로가 아니던가?

신선놀음에 도낏자루 썩는 줄 모른다. 대도시 아파트에 살면서 초고속 광통신 인터넷으로 4대 강 논쟁이나 하고 앉았으니 어찌 그들의 설움을 이해하겠는가. 그들에게 극단적 자연주의가 가당한 것인가. 그들 소득이 대도시 인민의 몇 퍼센트에 해당하는가.

강변에 무수히 있는 횟집/식당을 보자. 그들이 내보내는, 아니 도시민의 주말향락이 남긴 오물이 어떻게 뒤처리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강변 전역에 오수/하수 처리시설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그 물을 마시는 국민에게도 얼마나 큰 다행이겠는가.

전남지사에 이어 신임 광주시장은 영산강 수질을 5급수로 떨어뜨린 오염 주범은 광주시 생활하수임을 지적하면서 4대 강 정비/개발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先 수질개선, 後 정비/개발이라는 수정/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며, 이런 사업이 정치논리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미 파열음이 생기고 있다. 그들은 시민을 위해 Yes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있는 공복이다.

강변에는 왜 러브호텔 밖에 보이지 않는가. 누가 이용하는 시설인가. 자본가는 누구인가. 인근주민이 종업원일 수밖에 없는 그들은 그렇게 먹고 살아야 하는 것인가. 유구한 역사, 찬란한 문화와 연계된 시설은 왜 하나도 보이지 않는가.

환경친화적 개발도 얼마든지 있다. 자연과 어우러진 개발도 얼마든지 있다. 너와 내가 없는 자연이 무슨 의미가 있으며, 어찌 아름답다 할 수 있는가. 인간도 인간행위도 별의 일부요, 자연행위일진대, 어찌 그것을 단지 훼손으로만 볼 수 있는가. 제3의 길도 얼마든지 있지 않겠는가.

민주당 대표 역시 지방선거 후 기자회견에서 치수사업은 해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운하공사 준비로 보이는 시설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왕 큰 돈 들여 하는 사업이라면, 그들이 집권했을 때 지방활성화를 위해 운하/수로 시설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두는 것이 좋지 않겠는가.

여당이든 야당이든, 시간을 두고 연구해가면서 차분히 실행하는 환경친화적 개발, 문화/예술과 유기적 관련성을 지닌 복합적 개발, 대도시의 시녀/위성도시가 아니라 특징적인 지방도시 육성과 연결된 개발이라면, 어쩌면 4대 강 정비, 운하 사업은 한국 고질병인, 수도권 집중을 해체하고 지방분권화를 세우는 사업, 지역 차별/갈등을 해소하는 사업이 될지도 모른다. 근본적 대책 중에 하나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만일, 이명박 정권이 미워서, 그들이 재집권 하는 것이 싫어서, 민주당이 집권하는 것을 바라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라면, 민주당이 집권한 후에 꼭 4대 강 정비, 운하 사업이 실행되게 하면 어떤가? 그렇다면 이번에는 그들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게 해보자.

이렇게 말해 보자. 이명박 정권은 믿을 수 없어서 반대하지만, 진보/사회 정당을 자처하는 민주당은 사회주의/사회국가 건설을 위해 반드시 4대 강 정비/개발과 운하/수로 사업을 시행하라고.......







gm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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