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만이 희망이다
-금모래-
무궁화도 필 초여름에
웬 때아닌 찬바람이냐.
무궁화꽃 피는 거 보고
바람 불어도 좋으련만
산도 들도 얼려놓고
아랫목에 앉아서
누가 볼까봐 창문을 꼭 닫고
몇몇이 앉아서 몰래 찰떡을 먹겠다고?
그들의 이빨에 누렇게 낀 콩고물이
훤히 보이건만
사람들은 제 손의 떡도 못 챙겨먹고
쟁기질 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제는 제 떡을 챙길 때.
주어진 떡도 못 먹는 자를
정상이라 보기 힘든 일
찬바람 불어도 무궁화는 핀다.
붓대롱에 그 꽃을 달아라
그것만이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