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외출하고 돌아와서 보니 블랙테트라가 바닥에 누워서 숨을 헐떡이고 있네요.
간혹 지느러미를 한 번씩 움직입니다만 더이상 헤엄칠 수 있는 기력이 없는 모양,
생각해보니 5년이 되었네요.
그동안 2번의 죽음을 모면했죠.
한번은 물 갈아주려고 호스를 넣고 한참 물을 빼고 있는데 이놈이 안 보이는 거예요.
없을 리가 없는데, 아차 싶어 재빨리 화장실로 달려갔죠.
헉, 3미터 짜리 길이의 호스에 빨려나가 화장실로 와서 헤엄치고 있는 거 있죠.
화장실에 수채가 막혀서 빨리 물이 안 빠져서 다행이지 안 그랬다면 영락없이
황천길로 갈 뻔, 데브라 다니오를 그렇게 해서 잃은 적이 있거든요.
또 한번은 알리라는 놈을 두 마리 입양했는데
와, 그 중 한 놈, 오자마자 어항 중앙을 자리하고 다른 물고기를 괴롭히는데
수마트라 한 놈은 죽고, 이 블래테트라도 지느러미를 다 뜯기고 기진맥진하던 차에
겨우 목숨을 구했죠.
느긋한 유영, 차분한 눈빛으로 늘 기쁨을 주었는데
정다운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가쁜 호흡을 하며 운명을 기다리는 걸 보니 왠지 가슴이 쾡 하네요.
칠레에 지진이 나서 사람이 죽었다는데도 실감이 안 나서 그런지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무척이나 슬픕니다.
사람이든 물고기든 나이가 들면 늙고 이별해야 하는 것
그러러니 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슬퍼지네요.
보내고 보내고 더이상 보낼 사람이 없으면 내가 가는 것, 그것이 우리네 인생의 한 부분인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