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길어질 듯하여 따로 올립니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 저염 + 저지방 고섬유질 식사, (비만한 경우) 체중 조절, (술 많이 드시는 경우) 절주, 등이 약 먹는 것 외의 혈압을 조절하기 위해서 해야 할 일들입니다. 이상의 것들을 다 합치면 수축기 혈압 기준 평균 10 정도 떨어지는 정도의 효과가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평균치이고, 훨씬 더 큰 효과를 보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거의 혈압을 낮추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무슨 방법이 되었던 140미만 90 미만으로 대부분 나올 정도로 혈압 조절이 가능하다면 약 먹지 않고 그냥 관리하면서 지켜보셔도 상관은 없습니다. 그러나, 명심하실 것은, TV에서 현미밥에 순채식이 어쩌구 아무리 떠든다 해도, 되는 사람도 있지만 잘 안되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겁니다.
현미밥이나 양파즙만 먹으면 대번 해결 나는 것이 고혈압이라면 세상의 수 많은 고혈압약 먹는 사람들은 다 바보고, 저 같이 고혈압 환자 진료하는 걸 업으로 삼는 내과 의사는 다 사기꾼 아니면 멍청이겠지요. TV에서 무척 신기하고 놀랍다는 듯이 현미밥에 순 채식하여 혈압 조절하는 것을 얘기하던데, 전혀 새로운 얘기가 아니구요, 이미 잘 알려져 있고 과학적으로도 다 증명된 사실입니다. 단지 현미밥이어야만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저염 + 저지방 고섬유질 식사입니다. 다만, 식이요법 만으로 혈압 강하 효과는 수축기 혈압 기준 평균 5-7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렇게만 하면 고혈압은 다 해결된다고 주장한다면 그건 완전 '뻥'입니다.
고혈압의 원인은 무척 다양하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식사 한가지만으로 완벽하게 해결나지 않습니다. 단, 엄청나게 저염식을 하면 고혈압이 애당초에 생기지 않을 거라는 점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동의하는데, 그 수준은 거의 무염식에 가까운 수준으로 산업화된 사회에서는 거의 아무도 그렇게 먹지를 않고 있지요. 아마존 오지에서 수렵채집 생활로 살아가는 원시 부족들이 하는 대로 하면 고혈압은 완치됩니다. 이 사람들은 염분 섭취가 매우 낮고, 운동량이 엄청난데 비해 과식을 할래야 할 수가 없으니 비만이 없습니다. 현대인이 겪는 것 같은 스트레스도 (직장 상사가 날 맨날 갈군다, 뭐 이런 거... -_-;;;) 없구요. 그렇게 살아갈 수 있으면 고혈압은 완치됩니다. 고혈압 뿐 아니라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과도 영영 인연이 없을 것입니다.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한 일이 아닌 것은 금방 아시겠지요.
염분 섭취 하나만 놓고 봐도 현재 한국인의 평균적인 염분 섭취량이 대략 하루 12 그램 정도로 추정되는데, 혈압 강화효과를 보려면 최소한 그 절반으로는 줄여야 합니다. 그렇게 하려면 인스턴트 식품은 물론이고, 국물, 찌개, 젓갈, 김치 등등 다 못 먹습니다.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그 TV에 나왔던 분 대단한 분인 건 인정하지만, 아무나 그렇게는 절대 못합니다.
현실적인 해결 방법을 생각해보십시오.
최소한 현재 심한 고혈압은 분명 아니실 터이니, 상황이 그렇게 까지 급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마냥 내버려두실 수만도 없지요. 우선 먼저 권해드리고 싶은 것은 위와 같은 노력을 하시면서 전자혈압계를 구입하셔서 스스로 측정해보는 것입니다. 고혈압 기준은 수축기 140 이상 또는 이완기 90 이상이고, 조절 목표는 그 이하로 만드는 것입니다. 혈압은 상황에 따라 크게 변동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한두번 측정한 것으로 성급히 판단하지는 마시구요, 다양한 상황에서 충분한 횟수 측정해보셔야 합니다.
일단 현재 내 평균치가 어느 정도일지 알고자 한다면, 1-2주 동안 아침 저녁으로 혈압을 재어 보십시오. 열흘 이상 재보신다면 자기 평균치가 얼마쯤일지는 대체로 아시게 될 겁니다. 병원에서만 혈압이 높고 평상시에는 혈압이 높지 않은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전체적인 평균치가 양호하다면 혈압약을 드실 필요가 없습니다. 다수 측정하여 평균이 140/90 (아래 위 둘중 하나라도) 이상이라면 약물치료를 고려하게 됩니다.
'이상적인' 혈압은 평균 120/80 미만입니다. 혈압은 평균치가 올라가는 것에 비례하여 뇌졸중, 심부전 등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에 140/90이 고혈압 기준이라 하여 139/89가 정상이라는 뜻은 아니라는 것은 고려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항간에 수도 없이 많은 속설들이 돌아다닙니다만, 너무 그런 것들에 휘둘리지 마시고, 약에 대해서 너무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가지지는 마시길... 대부분의 고혈압 환자들은 약 없이는 확실하게 혈압 조절하기 어렵습니다. 약 없이 완벽하게 혈압을 조절하는 사람들은 원래 심하지 않은 고혈압 환자들 중 일부입니다. 경험상 그렇게 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전체 고혈압 환자들 중 10%미만 입니다.
고혈압약 먹는다고 인생 쫑치는 것도 아니고 폐인되지도 않습니다. 고혈압약은 국내에서 시판되는 것만 280여 종이 넘습니다. 그 많은 약 가운데 나에게 잘 듣고 부작용 안나는 적당한 약 몇가지 이상은 거의 틀림없이 찾을 수 있습니다. 약 없이 조절하기 위해서 노력을 하는 것은 나쁠 것 없지만, 노력해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그냥 약 먹기가 꺼려진다는 이유만으로 약을 피하지는 마십시오. 그렇게 혈압 높은 채로 놔두면서 마냥 세월 보내는 것은 내 혈관을 빨리 낡고 병들게 만드는 것일 뿐입니다.
나름 노력해보시고 잘 조절 안되시면 저한테 오셔도 됩니다. 건강문제라면 전국민이 다 나름 전문가이긴 합니다만, 저도 엔간히 전문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