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9 19:46
습니다 vs 읍니다 에 관한 단상 - 한글날에
(*.172.65.69) 조회 수 5429 댓글 47
저는 “읍니다” 세대입니다. 물론 지금은 “습니다”에 익숙해 있으므로 언어생활에 불편은 없습니다. 그런데 질문은 있지요. 왜 수십년간 써오고 그렇게 써야 맞다고 학교에서 교육까지 받아왔던 “읍니다”가 하루아침에 틀린게 되어 이렇게 쓰면 조롱 내지 비난까지 받고 이제부터는 오로지 “습니다”가 맞고 그게 국어 사랑하는 것이 되는 걸까요? 제 말은 왜 습니다가 "본질적으로" 맞느냐는 말입니다.
그 맞고 그름은 누가 정하는 것입니까? 우리 맞춤법의 준거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고 이를 정하는 것은 결국 정부와 학자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국민들이 널리 쓰는 말이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원칙에 따라 갑자기 어느날부터 맞고 틀리고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그럼 그 전까지는 틀린 언어를 국민에게 강요해 왔단 말인가요?
언어는 사용자들 간의 묵시적 약속입니다. 우리 국민의 언어의 실제 사용에서 문법이나 맞춤법이 도출되는 것이지 문법이나 맞춤법을 학자들이 일방적으로, 그것도 수시로 정해놓고 국민이 거기에 맞추라는 것이 무슨 경우인가요? 당시에 대중들의 사용에 있어 읍니다에서 습니다로 대세가 바뀌었다면 그렇게 바꾸는 것이 옳다 하겠지만 대체 누가 예전에 "습니다"라고 쓰기나 했답니까?
외국은 어떨까요? 영어 문법과 스펠링은 통일안이 없으며 영어 학습 과정에서 배우는 문법 체계라는 것도 그게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 너무 어색할 정도로 어긋나지 않은 범위에서 다수견해에 따른 것 뿐입니다. (그나마 지금 당장 일반 문법 상식과 현재 쓰고 있는 관행 간의 차이가 있는 점을 지적하라면 수십 가지가 될 것이지만 그런 것들에 문제의식을 느껴 통일성을 추구하는 풍토도 없습니다. 스펠링만 해도 두 개씩 허용되는 단어들 많지요.) 모든 다른 나라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통일안을 정부가 정해 놓고 강요하는 곳은 한국 외에 별로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것은 사고 방식의 차이일 것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옳고 그름의 어떤 기준을 외부의 권위가 설정해 줄 것을 기대하고 설정된 권위의 일사불란한 수용을 생활원리로 받아들입니다. 반면 서양, 특히 영미 쪽에서는 일방적으로 선언되어 대중을 인도하는 그런 절대적 기준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개별의 사용에서 어느 정도 원리를 끌어내면 족할 뿐이고 완전 통일된 추상적 체계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양쪽 문화의 모든 면에서 두드러지는 특색입니다.
역할을 “역활”, 잔디를 “잔듸”로 쓰시던 저의 부친은 어느날 아침 국민학교 다니던 어린 아들놈에게 냉엄히 지적받고 변명하기 바쁘셨고 또 동네 시장마다 푸른 칠 바탕에 빨간 글씨로 “어름” 이라고 쓴 얼음집 간판들이 기억납니다. 다음 세대에는 또 뭐라고 바뀔까요? 우리가 지금 맞다고 생각하고 이를 굳게 지켜야 우리말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맞춤법들, 이게 고작해야 학자들 작심 한번에 폐어가 될 시한부 언어에 불과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그 맞고 그름은 누가 정하는 것입니까? 우리 맞춤법의 준거는 한글 맞춤법 통일안이고 이를 정하는 것은 결국 정부와 학자들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우리 국민들이 널리 쓰는 말이 누군가가 일방적으로 선언하는 원칙에 따라 갑자기 어느날부터 맞고 틀리고가 결정되는 것입니다. 웃기지 않습니까? 그럼 그 전까지는 틀린 언어를 국민에게 강요해 왔단 말인가요?
언어는 사용자들 간의 묵시적 약속입니다. 우리 국민의 언어의 실제 사용에서 문법이나 맞춤법이 도출되는 것이지 문법이나 맞춤법을 학자들이 일방적으로, 그것도 수시로 정해놓고 국민이 거기에 맞추라는 것이 무슨 경우인가요? 당시에 대중들의 사용에 있어 읍니다에서 습니다로 대세가 바뀌었다면 그렇게 바꾸는 것이 옳다 하겠지만 대체 누가 예전에 "습니다"라고 쓰기나 했답니까?
외국은 어떨까요? 영어 문법과 스펠링은 통일안이 없으며 영어 학습 과정에서 배우는 문법 체계라는 것도 그게 유일한 정답이 아니라 너무 어색할 정도로 어긋나지 않은 범위에서 다수견해에 따른 것 뿐입니다. (그나마 지금 당장 일반 문법 상식과 현재 쓰고 있는 관행 간의 차이가 있는 점을 지적하라면 수십 가지가 될 것이지만 그런 것들에 문제의식을 느껴 통일성을 추구하는 풍토도 없습니다. 스펠링만 해도 두 개씩 허용되는 단어들 많지요.) 모든 다른 나라 사정을 알 수는 없지만 통일안을 정부가 정해 놓고 강요하는 곳은 한국 외에 별로 없는 것으로 압니다.
이것은 사고 방식의 차이일 것입니다. 우리 나라 사람들은 옳고 그름의 어떤 기준을 외부의 권위가 설정해 줄 것을 기대하고 설정된 권위의 일사불란한 수용을 생활원리로 받아들입니다. 반면 서양, 특히 영미 쪽에서는 일방적으로 선언되어 대중을 인도하는 그런 절대적 기준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개별의 사용에서 어느 정도 원리를 끌어내면 족할 뿐이고 완전 통일된 추상적 체계를 필요로 하지도 않습니다. 이는 양쪽 문화의 모든 면에서 두드러지는 특색입니다.
역할을 “역활”, 잔디를 “잔듸”로 쓰시던 저의 부친은 어느날 아침 국민학교 다니던 어린 아들놈에게 냉엄히 지적받고 변명하기 바쁘셨고 또 동네 시장마다 푸른 칠 바탕에 빨간 글씨로 “어름” 이라고 쓴 얼음집 간판들이 기억납니다. 다음 세대에는 또 뭐라고 바뀔까요? 우리가 지금 맞다고 생각하고 이를 굳게 지켜야 우리말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는 맞춤법들, 이게 고작해야 학자들 작심 한번에 폐어가 될 시한부 언어에 불과할지 아무도 모를 일입니다.
Comment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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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바뀔 수 있죠. 그러나 제 얘기는 정부가 언어의 표준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 또 그게 당연시 되는 풍조가 우습다는 말씀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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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읍니다"가 "습니다"로 바뀐 것은
이론에서 현실로 바뀐 것입니다.
말의 어미로서 "~읍니다"라는 형식이나 이론에서 벗어나 실제적인 발음 현상을 중요시 여긴 것이지요.
콩쥐님께서 맨날 틀리시는 "몇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기간을 뜻할 때 뿐만 아니라 어떤 날짜를 지정할 때도 마찬가지지요.
"몇일"이 아니라 "며칠"이 옳은(규정된) 맞춤법입니다.
즉,
"사월 오일이 내 생일이야"
"뭐? 사월 몇일이라구?" 이것 틀린 말이지요.
"뭐? 사월 며칠이라구?" 이게 맞는 맞춥법입니다.
그렇게 규정(약속)하는 근거는 물론 있지요.
몇음, 몇명, 몇알... 등등을 발음할 때와 "몇일" 할 때의 "몇"자 발음은 확연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몇음"은 분명히 "며듬"으로 발음하는데,
"몇일"은 "며딜"이 아니라 "며칠"이라고 발음하니까요. 누구나 다...
그렇게 예외가 있기 때문에 언어든 음악이든 생기가 넘치는 것이라고 저는 그리 생각합니다. -
역시 [읍니다] 세대지만... 그 이전에는 또 [습니다]가 맞던 시대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원래대로 돌아간 셈이지요.
[읍니다]가 맞던 시절, 어른들이 [습니다]로 쓰는 걸 보면, 맞춤법을 몰라서 발음 나는대로 쓰는 것으로 생각되는 한편, 몹시 무식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었지요.
이제 거꾸로 된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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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은 몹시 예리한 지적을 하고 있군요. 사고방식의 차이라는 점에 동의합니다. 또, 말과 글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할 일이 아니지요. -
아, "습니다" 시절이 있었나보군요. 저는 그 부분은 잘 기억이 안 나서... 그렇다면 더더욱 황당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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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만 해도 [습니다] 세대였던 것 같습니다. 그 분들은 언제나 [습니다]로 표현하는 등, 소리 나는대로 표기하더라고요. 국민학교 시절의 기억이 그렇네요.
지금도 역시 발음대로 쓰는 맞춤법이 강화된 것 같은데, 나도 도통 그 이유를 모르겠어요. 왜 자꾸 이랬다 저랬다 바꾸는지...
어쩌면 한글학회에도 파벌이 있어서 최현배 파벌(?)이 지나가고 다른 파벌이 득세한 것인지도? -
우리말의 영어 표기도 수시로 바뀌죠. Busan, Pus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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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음대로 쓰든지, 아니면 어근/어간을 살리고, 그 활용법에 따라 쓰든지, 뭔가 근본적인 결정을 내려야 할 텐데,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 같아서 안타깝습니다.
외국어/외래어 표기만 해도 문제가 많지 않습니까. 역시, 원어에 가까운 발음을 선택하든지 ㅡ 고어를 살려서라도 ㅡ 아니면 아예 한국어 화를 시도하든지...
이 분야도 우왕좌왕하니 시민은 더욱 더 혼란스럽지요.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측면도 강하고...
그게 다 정부/관료들이 이조시대 생각인 [민] 위에 있는 [관]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못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이것부터 혁파해야 나라가 제대로 될 것 같다는...
관료/공무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준 공무원인 은행원, 공기업, 교수/교사들도 문제이고... 아직도 벼슬로 생각하고 있으니... (유리한 부분에서는 노동자인 것처럼 노조나 만들고 있고) -
"몇월 몇일이라고?" 라고 표기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또는 형평성에 맞겠지요?
월과 일이 구별되야 할 이유가 별로 없잖아요.
그런데 그 문장을
"며둴 며딜이라고?" 또는
"며춸 며칠이라고?" 라고 발음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이 "며둴 며칠이라고?"라고 발음하지요.
그래서 "몇일"은 "며칠"로 표준화 된 것입니다.
사람들 사이의 약속인 언어에서조차 이론은 현실을 앞서지 못합니다.
현실을 이해하는 것이 이론이기 때문입니다.
이론에 따라 현실이 바뀌는 것이 아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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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지금 시대는 몇 일이 아니고 며칠이 표준말. 예 압니다. 그런데 국어학자들이 주장하는 그 이유라는게 "몇 일"이라면 며딜로 읽었을텐데 우리가 며칠로 읽는걸 보면 쓰는것도 며칠로 써야 맞다. 이런게 문법을 위한 문법이라는 거죠. "'몇 일'은 예외적으로 '며칠'로 읽는다" 이렇게 예외를 두면 무엇이 잘못일까요? 책상머리에 붙어앉아 이런 논리 개발하는 국어학자들 참 한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듭니다.
아니면 아예 어떤 이들은 몇 일로 쓰고 어떤 이들은 며칠로 쓰면 또 어떻습니까? 수능시험도 아닌데 답을 반드시 한 가지로 통일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은 어디서 온 것인지요?
물론 주목할만한 정도의 다수가 쓰기 시작했더라도 명백히 어원이 있는 말을 바꾸어 쓰거나 상식에 어긋나면서 예외를 창조하려고 하면 안 되겠죠. 그런 말들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를테면 결제를 받아야 --> 결재를 받아야 우연찮게 ---> 우연하게 누가 더 낳냐 ---> 누가 더 낫냐 등등 인터넷에서 흔히 보는 오류들. -
오리베 님의 심정도 이해가 갑니다만 한글 맞춤법에는 그럴 만한 역사가 있고 또 그러한 표기 체계의 통일성이 있었기에 오늘날 서로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게 된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1933년 최초의 [한글마춤법]이 만들어지기 이전까지는 한글의 표기 체계는 정말 혼돈스러웠습니다. 아마 그때 이전의 책을 요즘 사람들이 읽는다면 머리가 아플 것입니다. 그때 당시에도 동시대 사람들은 서로간에 쓴 한글의 표기가 달라서 상당한 불편함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1933년 [한글마춤법]을 만들어 표기체계를 안정시켜 오늘날처럼 의사소통에 불편이 없게 된 것입니다.
그런데 50년을 넘게 쓰다보니 사람들의 표기 관습이 좀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한글마춤법]이 현실 표기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읍니다'입니다.
자, '이리로, 저리로'의 조사 '로'를 생각해 봅시다.
앞말에 받침이 없으면 '바다로, 시내로'하고 '로'를 쓰지만 받침이 있으면 모음 '으'를 넣어 '산으로, 강으로'처럼 '으로'를 씁니다. '으'가 없으면 '산로', '강로'로 해야 하는데 그러면 발음이 불편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저절로 '으'를 넣어 말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입니다. 말을 높일 때 쓰는 '-읍니다'도 받침이 없으면 그냥 '-ㅂ니다'만 씁니다. 예로 '갑니다, 옵니다' 등이 그렇죠, 그러나 받침이 있으면 '먹ㅂ니다', '잡ㅂ니다' 할 수 없어서 '으'를 넣어서 '먹읍니다(먹으ㅂ니다)', '잡읍니다(잡으ㅂ니다)'로 씁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먹읍니다'를 사람들이 [머급니다]로 발음하지 않고 '먹습니다'로 발음합니다. 규칙에 따라 '읍니다'로 했지만 모든 사람들이 '습니다'로 발음을 합니다.
그래서 1988년 [한글맞춤법]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발음하는 버릇에 따라 [읍니다]를 [습니다]로 했으니 이는 정부나 학자가 제멋대로 이렇게 하자고 한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쓰는 버릇을 그냥 확인해 준 것입니다.
오리베 님은 국민학교 때 받아쓰기 할 때 '먹읍니다'는 [먹습니다]로 써서 틀렸다고 할 때 왜 [먹습니다]로 읽으면서 '먹읍니다'로 쓰는 것인가하고 의아해하지 않았습니까?
'먹읍니다'를 아무도 [머급니다]로 발음하지 않고 [먹습니다]로 발음하므로 표기가 현실 사용자들에 맞게 해준 것입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애나 어른이나 모든 사람들이, 다른 것은 몰라도 이 '읍니다'만은 소리나는 대로 '습니다'로 씁니다. 왜냐하면 글을 쓰면 한두 번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얼음'이 맞는가 '어름'이 맞는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도 알아야 하지만 비공식적인 글쓰기에서 그것까지 문제삼지는 않습니다.
제멋대로인 표기 체계가 1933년에, 정부나 관료가 아닌 학자 집단에 의해 마련되었고 세월이 흘러서 1988년에 현실에 맞게 개정이 되어 강산이 두 번 바뀌는 20년이 지났습니다. 칠순을 넘기신 분도 알고 팔순을 넘긴 분도 아는 표기를 '읍니다' 세대라고 칭하는 것은...글쎄요..
잡아가거나 벌금을 물리는 것은 아니므로 하고 싶은 대로, 하던 대로 계속 해도 됩니다. 그러나 글쎄요.... -
저는 먹읍니다라고 말하고 들은 것 같네요. 솔직히 "습니다"로 통일되어 있는 지금 그 때 어떻게 대다수의 사람들이 말했는지 기억이 잘 안 나네요. 어쨌든 대중들이 습니다를 주로 발음했고 그러한 과정에서 대중의 사용에 맞게 고친 것이 사실이라면 그것은 그나마 올바른 방향이었겠지요. 그러나 "했읍니다"라고 하는 것을 꼭 "했습니다"라고 일방적으로 고쳐야 할 만큼 중요하고 절박한 것인지는 여전히 모르겠네요. 그렇게 표기해도 발음상 어차피 습니다로 들리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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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베님,
그러니까 국가나 학자들이 강제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국가나 학자들이 모든 사람들의 "현실"에 따라온 것이라 생각해야 합니다.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지요.
현실은 그렇지 않은데 그 넘의 이론 따지고, 일관성 중시하고...
그렇게 강제하는 것이야말로 국가나 학자들의 만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금모래님 말씀대로 우리 국어학은 그리 역사가 깊지 않습니다.
양반님네들만 썼던 그 넘의 한자, 한문 떄문이었지요.
일시적으로 시행착오도 있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젠 그것들을 바로 잡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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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습니다'의 경우는 '하다'의 과거형 '했다'의 '했'에 쌍시옷 받침(ㅆ)이 있어서 '했읍니다'로 써도 받침 'ㅆ'이 다음의 모음으로 넘어가 자연스럽게 '해습니다(정확히는 [핻씀니다])'로 발음됩니다. 따라서 이 경우는 '했습니다'로 쓰거나 '했읍니다'로 쓰거나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러나 '먹읍니다', '잡읍니다'를 생각해보면 이는 [머금니다], [자븜니다]로 발음되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런데 아무도 이렇게 발음하지 않고 [먹씀니다], [잡씀니다]로 발음합니다.
'없습니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없습니다'로 쓰거나 '없읍니다'로 쓰거나 'ㅅ'이 다음 모음으로 넘어가기 때문에 소리는 둘 다 모두 [업슴니다] 식으로 납니다. 그러니까 앞말의 받침이 'ㅅ' 계열인 경우는 별 문제가 없죠.
그러나 그렇지 않을 경우조차도 [습니다]로 소리를 내기 때문에 이것만은 '습니다'로 하는 게 좋겠다고 본 것입니다. 물론 오리베 님이 지적한 대로 과도하게 엄격한 맞춤법이나 표준어규정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만 '읍니다', '습니다'의 문제는 그러한 예에 해당될 수 없을 것입니다.
사실 너무나 자주 쓰이니까요. -
1933년 최초의 [한글마춤법]... ㅡ 그런데 [맞춤법]이 맞아요, [마춤법]이 맞아요? 민중국어사전에는 전자로 되어있는데...
어쨌든 1933년 최초의 [한글마춤법에는 [읍니다]로 되어있었습니까, 아니면 [습니다]로 되어있었습니까? 그리고 그 이후, 1988년 이전, 그 중간에는 맞춤법 변경이 없었는지요?
1950년대 후반,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에 어른들은 모두 [습니다]로 썼던 것 같은데... -
한글날 오리베님 덕분에 이런저런 좋은거 많이 배웁니다.....
학교안다닌지 넘 오래되서 통 배울기회가 없었는데... -
금모래님께서 일부러 [마춤법]과 [맞춤법]을 강조해서 쓰셨지요.
맞춤법 규정의 제목조차 처음엔 [마춤법]으로 잘못되어 있었습니다.
1933년이면 국어학에 대한 연구가 그리 충분치는 못했던 시절이었을 겁니다. -
사실 한글의 역사와 오늘의 표기 체계를 생각하면 아주 이야기가 길고 복잡해집니다만
엄밀하게 말하면 사실 높임을 나타내는 말(종결어미)에는 1988년 이전에도 '-습니다'와 '-읍니다' 두 형태가 다 있었습니다.우리가 흔히 쓰는 일반적인 높임말에는 '-읍니다'를 썼고, 그보다 훨씬 더 높인 극존칭에 '-습니다'를 썼습니다. 하지만 그런 극존칭은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거의 쓰지 않았으므로 '-습니다'형은 거의 쓰지 않았죠. 하지만 아마 옛날 어른들은 그때도 이 극존칭 '-습니다'형을 알고 이것을 썼을 확률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 들어서 이 존칭의 '-읍니다'와 극존칭의 '-습니다'는 거의 높임의 정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없고 발음은 둘 다 똑같으니, 예로 '먹읍니다'도 [먹씀니다]로 발음하고 '먹습니다'도 [먹씀니다]로 발음하니 1988년에 아예 '-읍니다'형태를 없애고 모두 '-습니다' 형태로 통일한 것입니다.
맞춤법은 '맞추다'에서 온 말인데 88년 이전에는 '맞추다'와 '마추다'를 구분해서 썼습니다. 하지만 이 두 말의 차이를 사람들이 거의 구분하지 못하니 이 구분을 없애 '맞추다'로 통일했습니다. 따라서 오늘날에는 '마춤', '마춤법'이라는 말은 아예 없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여기서 [마춤법]이라고 쓴 것은 그것을 고유명사적 표기로 보고 원래표기를 해준 것일 뿐입니다.
어문규정은 혹시 표기 체계가 달라져 서로의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을까봐 정해놓은 것이고 그것은 언중들의 언어 습관을 뒤따라가는 것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언중들의 말하는 습관이 국어 문법규칙과 상충될 때도 있고,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가기도 하는데 어떤 때는 문법보다 사용을 우선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문법을 우선하기도 하고 해서 혼동스러운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좀 살펴보면 그렇게 규정한 부분에 대한 상당한 고민이 있었다는 것을 이해할 수가 있을 겁니다.
표기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근대의 혼란스러운 시기에는 누군가가 표기 체계를 잡아줄 필요가 있었지만 요즘 같이 안정이 된 때는 더이상 규정을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두는 것이 어떤가 하는 생각도 해볼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그러면 정말 신세대와 구세대 간에 서로 글씨를 알아보지 못하는 수도 생길 것입니다.
따라서 그러한 혼란을 겪느니 조금만 관심을 가져서 올바르다고 보는 표기를 좀 따라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더군다나 공직자나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 또는 어떤 단체의 대변인이 공식적인 표기, 그것도 아주 흔하디 흔해 더이상 논란거리가 없는 표기까지 모르거나 무시(?)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표기체계의 탓으로 돌린다면 그것은 좀 문제가 많을 겁니다.
참으로 세상살기가 복잡하군요.^^ 하지만 20년이나 지난 일을 여전히 세대 따지고 나이 따지며 '-습니다' 표기를 고려치 않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관심부족이거나 글쓰기의 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듯합니다. 한 번이라도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사전 이야기가 나왔는데, 영어사전은 그토록 찾아보면서 국어사전은 그토록 찾아보지 않는 분들이 예상외로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 매니아에 자주 뵙는 파랑새야 님이나 지엠랜드 님, 연세가 있습니다. 특히 파랑새야 님은 칠순을 넘기셨으면서 표기가 아주 정확합니다. 지엠랜드 님은 완벽하고요.
파랑새야 님보다 연세가 많은 분이 '-읍니다' 세대를 말하며 억울함(?)을 하소연 하면 이해해 줄 용의가 있습니다만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아무래도 한글에 대한 관심과 사랑 부족 때문이 아닐까요.
너무 복잡하게는 생각하지 마시고 차 마시듯 커피 마시듯 틈틈이 사전을 찾아 보신다면 별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배움의 길은 끝이 없고 우리 모두가 완벽하지 않지 않습니까. 세월은 흐르고 말도 변합니다, 그죠? 문제가 있다면 흐르는 세월과 변하는 사람들이 문제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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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래님께서 이 사안에서 명쾌한 이야기를 하시는 것 같습니다. 뭐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표기상 아래의 경우는
있음-O, 먹음-O
있슴-X, 먹슴-X
이렇게 되는 것 같은데 이 경우는 어법적으로 어떻게 설명이 되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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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은 명사형 어미이고,
[~습니다]는 종결 어미로 완전히 다른 어미입니다.
[있슴]이라고 잘못 쓰는 경우가 많은데 (저도 가끔 그러지요. ㅜ.ㅠ)
아마도 [있습니다]의 준말로 생각하고 그리 쓰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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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침, 감사합니다.
한글은 우리글이니 갈고 닦아서 언젠가 국제 공용어가 되게 해야 할 것이고, 나아가서 만국 공통어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때는 우리 한글이 그 기초가 되게 해야겠지요. 가장 과학적인 글이고, 가장 배우기 쉬운 것이니....... (글이 없는 소수 민족도 많으니, 그들에게는 덤을 얹어서라도 수출해야 할 것이고)
그러자면 역설적으로 외국어에 대한 연구가 깊어야 할 것이고, 이 분야와 연계되어야 할 것이라 봅니다. 한편으로 학자들은 크게 부족한 단어를 채우는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고.......
저는 상당수의 음악 이론서를 집필한 바 있고 지금도 집필 중입니다만, 하루에도 몇 번씩 만나는 과제는 많은 전문용어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때마다 발생하는 애로는 우리말은 어휘가, 특히 명사가 너무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한자 조어는 그리 어렵지 않지만 그것마저도 한계가 넓지 않고, 기존 단어의 표상으로 인하여 망설이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며, 무엇보다도 순수 우리말이 아니라는 점이 언제나 마음에 걸립니다.
선진국에는 있지만 우리에게는 없는 용어일 때는 독어/영어를 그대로 옮겨서 외래어가 되게 하면 아무 문제가 없지만, 미래를 위해서는 우리글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젖게 되고....... 독어/영어에도 없는 경우도 아주 많아서, 이때는 우리글로 먼저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어휘 자체가 없는 경우가 허다 하니....... (서양 문화/문명을 기초로 하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정부는 지원을 획기적으로 늘려야 하고 다양한 연구기관을 설립해야 하며, 한글 학자들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힘을 합쳐서 수많은 어휘를 만들어내야 할 것이라 봅니다. -
쏠레아 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습니다'는 앞말에 받침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습니다/-ㅂ니다'를 쓰죠.
명사형인 '음'은 앞말에 받침이 있는가 없는가에 따라 '-음/ㅁ'을 씁니다. '-슴/ㅁ'이 아니고요.
그런데 '-습니다'로 바뀌 후. 이것에 영향을 받았는지 '없음'을 '없슴'으로 쓰는 경우를 종종 봤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착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과거에 '읍니다'는 '먹읍니다'로 쓰고 [먹씀니다]로 발음했지만
'먹음'은 어떠한 경우에도 [먹씀]이라고 하지 않고 [머금]이라고 하는 것을 보면 '슴'형 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없음', '있음'의 경우, 'ㅅ/ㅆ'이 뒤로 넘어가 [업씀], [읻씀]
으로 발음이 되죠. '-습니다'가 붙은 '없다/있다'도 '없습니다/있습니다' 하니까 '있음/없음'도 '없슴', '있슴'이 맞는가보다 하고 착각하는 듯합니다.
아이들이 말을 배울 때, '...해 줘'를 많이 씁니다. 그러다 보니 '밥 먹여줘'를 '밥 먹어줘'라고 말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엄마가 밥을 먹다'와 '엄마가 나한테 밥을 먹이다'는 다른데 '잡아줘/놀아줘/사줘' 등으로 거의 모두가 '-아줘'형을 쓰니까 '먹이다'에서 '먹이'까지를 보지 못하고 '먹'만 보고 그냥 '어줘'를 붙여서 '먹어줘'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일종의 규칙의 과잉적용이죠.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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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군요. 쏠레아님, 금모래님.... 상세한 가르침 감사합니다.... 하여튼 매냐칭구분들 대단하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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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렇게 읍니다 ,습니다를 배웠으니
앞으로 제가 읍니다로 쓰면 치매확정판결. -
지엠랜드 님의 고민에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특히 전문용어를 우리말화 할 때 그 대역어를 찾기 힘든 경우가 많죠. 아마 전문 서적들을 번역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부딪치는 문제일 겁니다. 그래서 국립국어원에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곳의 연구인력만으로 모든 전문용어를 우리말화하기 힘들 것입니다.
실제로 그 전문용어를 그대로 전사표기, 그러니까 한글로 어떻게 써야 하는가부터가 벌써 문제입니다. 그런데 정의까지 해서 적당한 우리말 명칭을 만든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아마 처음 번역을 하는 사람의 역할이 클 것입니다. 음악 용어의 경우, 국립국어원의 연구원이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니 어떤 용어의 개념을 제대로 번역할 리 없습니다. 음악 용어는 또 음악이론 전문가가 그 개념을 알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분야의 전공자들에게 우리말 실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초,중, 고 때의 국어교육이 제대로 된다면 그들이 어떤 전공자가 돼도 문제가 없지 않을까요.
아무튼 여기 필력 좋으신 분들은 제가 보기에 모두 국어에 대해서 일가견이 있으신 분들입니다. 아름다운 미풍양속입니다. -
최근에 보니까...
마스터 클래스----명인강좌.
스포일러--영화헤살꾼
내비게이션--길도움이
블로그--누리사랑방
웰빙--참살이
등과 같은 말로 순화하는 경향이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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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우리말을
자주 게시판에 올려 알려주시고
그래서 익숙해지도록 많이 도와주세요, 칭구분들께서......
좋은말 하나라도 더 알면 ,마니마니 부자되는 느낌이죠.... -
바뀐 것 중에서 제일로 귀에 거슬리는 발음은
짜장면 ---> 자장면
효꽈 -----> 효과(발음상으로)
자장면...이란 발음으로 전통 짜장면의 고유 맛까지 해치는 듯 합니다. -
짜장면 : 짭잘한 거.
자장면 : 조금 싱거운 거. -
돈까스가 아니고 돈가스 라네요 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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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법의 활용을 적절하게 도입하여 설명해주신 금모래님 덕분에 잘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말은 참 어려워요.
물론 영어도 발음 변덕이 심하지만 우리말도 발음의 활용면에 있어서 만만치 않습니다. -
오래전에 우리말이 격음화(맞는 말인지 모르겠습니다.) 되고 있다고
걱정하시던 분이 생각납니다.
'갈치'를 '칼치'라고 발음하는 분들이 많아 지고 있다고..
표준말이 칼치가 될지도 모르겠노라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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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 참 웃긴거 같어요. 돈(돼지) + 가스(cutlet[썬고기]의 일본말축약형) = 돈가스 ㅋㅋ 금모래님 우리말로 좋은거 만들어 주세요.....
제일 슬픈게 자모음이 극도로 제한된 일본어로 된 영어말을 우리나라말로 고스란히 가져다 쓰는 경우죠. 도란스, 콘센트(이말은 영어에서도 잘 안쓰죠... outlet이라고 해야지), 또 뭐가 있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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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야기를 꺼낸 것은 “읍니다”를 못 쓰는 억울함도 아니요, 현 표준어가 “습니다”임을 모를만큼 무심해서도 아니며 “습니다”를 쓰지 않으면 잡아갈거라 생각해서도 아닙니다. (이런 표현은 좀 어이가....)
어쨌거나 졸견에 대한 답글로서 많은 이론적 얘기가 오갔으며 그것이 많은 분들에게 귀한 정보가 되었다면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론은 이론일 뿐, 맞춤법이 지금과 다른 원칙을 채택하였더라도 (예를 들어 “읍니다”로 하든 “몇 일”로 하든, 소리나는 대로 적든 형태대로 적든 기타 등등) 맞춤법이 수학이 아닌 한 그것을 뒷받침하는 이론은 또 비슷한 설득력으로 정교하게 준비되어 있게 마련이고 그 규칙에 적지 않은 예외 또한 있게 마련입니다.
조선 시대에 한문에 치이고, 일제 시대에 일본어에 억눌렸던 한글에 대해 20세기 전반에 통일안을 마련한 것은 매우 훌륭한 업적입니다.
그러나 뭐든지 일의 의미는 역사적으로 때가 있는 법, 그 때 학자들에 의한 인위적 통일 작업을 절실하게 필요로 했던 그 이유들은 현대 한국 사회에는 거의 적용이 없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사투리까지 사라져갈 정도로 전국민 의사소통이 활발한 20세기 후반에 그런 지엽적인 차이 때문에 소통이 문제될까요?
세대 간에 다른 언어를 쓸 것이 그리 걱정이라면 오히려 이렇게 자주 일방적으로 원칙을 바꾸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언어 습관의 변화를 공식 맞춤법으로 반드시 선언해야 한다면 두 가지 혹은 그 이상을 인정하면 됩니다.
매사에 정답이 있어야만 하고, 그것도 단 하나의 정답이 있어서 맞느냐 틀리느냐를 정해 줘야 한다는 사고, 다수 방식의 병존을 혼란으로 인식하는 경향, 이러한 문화와 같은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우리 대한민국의 주입식 정답찾기 교육입니다.
모든 주제에 대해 그렇지만 당장 국어나 영어 교육만 해도 글의 아름다움이나 의미전달력, 논리적 정연함을 음미하고 연마하는데 가치를 두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알려준 정답을 찾거나 글을 맞느냐 틀리냐의 관점에서만 보는 습관을 길러줄 뿐이지요.
이런 교육 풍토의 폐해는 실로 막대한 것입니다.
여하튼 우리말을 아끼되 수시로 일방적으로 개정, 선언된는 맞춤법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소생같은 사람들도 오늘 이 시점 현재 국어 전문가님들이 맞다고 정해 놓으신 한글 맞춤법이 무엇인지 늘상 참고해야만 합니다. 본질적으로 가치를 두지 않는 일로 흠잡히는 것 매우 피곤한 일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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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중 '먹다'의 높임말로 어떤 것을 쓰는 게 좋을까요?
밥을 (1)먹습니다 (2) 먹숩니다 (3) 먹뜸돠 (4) 먹뜹니다 (5) 먹씸다 (6)먹읍니다 (7) 먹씀다
어느 것을 쓰나 뜻은 통합니다. 뜻의 전달이 잘 됐으므로 누군가가 (4)번으로 이메일을 보내와도 마음이 불편하진 않겠습니까?
맞춤법 규정을 보고 사전을 찾아보면서 우리글을 올바르게 잘 쓰려고 애쓰는 일은 무가치하고 피곤한 일이 아니고 매우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일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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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래님, "잘 끝내다"의 의미인 "매조지다"와 "매조지하다"란 말 중에 어느 말이 문법적으로 더 맞는 지(아니면 다 되는지) 금모래님 설명 좀 해주시면 안될까요... 요즘 신문에 후자의 형식으로 많이 쓰이던데요... 어떤 사람은 전자가 맞다는 사람도 보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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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이 생길 때는 일단은 사전을 찾아보면 좋습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우리말큰사전>등 모든 사전을 찾아보면 '매조지하다'는 없고
'매조지다'만 있습니다. '삼가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삼가하다'라는 말은 없습니다.
그래서 '매조지다'는 '매조지고 / 매조지어라 / 매조지으니' 등으로 쓰이지
'매조지하고 / 매조지해라 / 매조지하니' 등으로 쓰이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삼가다'도 '삼가고 / 삼가라 / 삼가니' 등으로 쓰이지 '삼가하고 / 삼가해라 / 삼가하니' 등으로
쓰이지 않습니다. 따라서 '실내에서는 흡연을 삼가 주세요'는 맞지만 '실내에서는 흡연을 삼가해 주세요'는
잘못된 표현이고 '먼저 이 일을 매조지어라'는 맞지만 '먼저 이 일을 매조지해라'는 틀린 말입니다.
바흐 님처럼 옳은 말과 적절한 표현을 찾으려고 애쓰는 일은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입니다.
좀, 피곤한 일이기는 하죠. 이 피곤이 누적돼서 견디지 못할 정도가 되면 말은 또 피곤하지 않은 쪽으로
변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피곤이 과중하지 않을 때는 사람들은 언제나 원칙을 지키려고 합니다.
이런 문제에 관심 있으신 분은 프랑스의 언어 정책을 살펴보고 오드리 헵번 주연의 'My fair lady'를 감상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남자 주인공 히킨스 교수가 영어 발음 하나를 가지고 얼마나 많은 정성을 깃들이는지.....말하는 버릇이나 태도가 영화의 소재가 돼서 크게 흥행된다는 것은 우리로서는 참 상상하기 힘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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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이 뜻만 통하면 무슨 말이든지 다 된다라고 이해하셨습니까?
겸용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은 대중들이 널리 쓰고 있는 말에 한해서 이야기지요. 저기 1,6번을 제외한 나머지는 문맹을 갓 벗어난 사람들 빼고는 그렇게 쓰는 사람이 없으니 당연히 논할 가치도 없는 것입니다. 우리말이든 외국어든 그 정도도 모르는 수준이라면 당연히 사전 찾아가며 써야지요.
6번 표기도 경위야 어찌되었든 20년전에 인위적으로 그릇되다고 선언된 후에 이제는 쓰는 사람이 거의 없으니 지금 시점에선 쓰지 않는 것이 좋지요.
대중이 널리 써 왔고 더구나 그 대중적 쓰임이 다름아닌 우리 국어학자들의 인가에 의해 오래도록 허용된 것임에도 어느 시점에 일방적으로 표준을 바꾸어 이제부터는 종전 것이 그릇되었으니 달리 쓰라 하고 국민들은 그에 대해 일말의 의문도 갖지 않은 채 이제부터는 그것이 진리요 그렇지 않으면 우리말에 대한 애정부족이라고 받아들이는 풍토가 진정 옳은 것인지 묻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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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입니다만 진정 우리말과 한글을 위협하는 것은 맞춤법의 혼란(?) 도 아니요, 외래어의 유입도 아니고 그 무엇보다도 인터넷 상에서 범람하는 십대스런 말초적 용어와 요상한 종결어미, 그리고 아무데서나 당당히 쓰는 비속어들의 일상화입니다.
세월이 지나며 이런 말초감각적이고 싸구려 개그에나 어울리는 말투 그리고 비속어들이 대중에 널리 쓰이게 된다면 그것이 표준어의 위치에 오르게 될지 모를 일이죠. 세월이 지나며 자연스런 변화야 받아들이는게 옳지만 어린 세대들에 의한 경박한 표현이나 상스런 말이 표준말이 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야말로 습니다냐 읍니다냐, 며칠이냐 몇 일이냐 떡볶이냐 떡볶기냐의 지엽말단적인 문제보다 훨씬 시급하고 중대한 문제입니다.
이런 말들을 웹상에서 공개된 게시판에서 집요하게 버젓이 쓰는 사람들이 우리말이나 한글 사랑에 대해 논하는 것을 가끔 볼 때가 있는데 참 기가 막힙니다. -
이 세상 모든 일엔 시행착오가 따르기 마련입니다.
지금 좌측보행에서 우측보행으로 바꾼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우측보행의 장점이 더 많은 데도 불구하고 과거에 실수(?)로 정한 관행만을 고집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한글 어문법에 대한 연구가 일천했던 시절에 제정된 맞춤법이 그때 그때 옳바른 규정으로 보완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일 처음 정했던대로 [먹읍니다]로 적고, 그에 따라 발음 역시 [머급니다]로 굳어졌다면
[먹습니다]로 바꿀 이유가 없었겠지요. 어문법이 언어의 변천에 따르는 것 역시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여전히 [머급니다]로 발음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과거의 오류를 이제나마 바로잡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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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레아님의 뜻도 이해합니다. 그런데, "옳바른"이 아니고 "올바른"이지요? 이런 식입니다. 옳바른이라고 쓰는 분들 참 많습니다. 이런게 그리 중요하다면 뭐 중요한가 봅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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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모래님께서 막힌 가슴을 뚫듯 시원하게 만드시네요. 감사합니다. 사전이 하나 있긴 있어야 겠네요... 이런 글 올려주신 오리베님께도 고맙다고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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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올바른]이 맞습니다. 고맙습니다.
[옳다/옳지 않다]라는 말에 연이어 나와 무의식적으로 그런 실수를 했습니다.
당연히 오리베님의 지적을 받음으로 인해 다음에는 그런 실수가 줄어들 것입니다.
저같은 경우는 실수가 아니라 아예 잘못 알고 있는 단어도 많습니다.
따라서 그러한 잘못을 지적받을 때엔 더욱 고맙게 느껴집니다. -
그렇게 받아들이셨다니 다행입니다만 틀렸다는 걸 지적하고자 함이 아니라 그런 지엽적 문제에 한 가지 정답만을 정해놓고 집착하는 풍조를 지적한 것입니다. 아마 아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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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비록 예외를 인정하는 부분도 많이 있지만 약속이란 간단명료 할수록 좋습니다.
그렇게 규정을 통해 약속을 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자꾸만 그 약속을 벗어나는 언어활동을 하게 됩니다.
언어의 발전 과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따라서 어문법에서 일단 규정은 하였으나 그것이 영원한 것은 아닙니다.
언어의 발전 과정에 맞추어 언제든지 고쳐질 수 있는 것이 어문법입니다.
그 발전의 방향이 옳다/그르다하는 판단과 실행은 모든 사람들의 몫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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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수 없는 일이군요. 설명을 드렸는데도 뭐가 마음을 불편하게 했는지..........
제가 듣기엔 이것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인 듯합니다. 뭔가 이런 일로 겪은, 본인 혹은 가까운 분에게 생긴 불쾌한 감정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장막을 친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누차 얘기했듯이, 1933년에 만들어지고 1988년에 현실 사용자들의 습관을 따라 일부 극소수 바뀐 맞춤법 규정은 학자들이 제멋대로 이렇게 저렇게 한 것이 아니라, 공청회를 통하고 실제적인 사용자들의 쓰임을 고려해서 연구와 고민 끝에 현실에 맞게 아주 일부를 개정한 것이고 그 대표적인 예가 '읍니다'의 '습니다'이므로 이 정도는 바르게 쓰는 것이 좋지 않느냐는 겁니다.
그것을 그렇게 교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앞에서 말했듯 '먹으니'는 [머그니]로 발음하듯이 '먹읍니다'는 [머급니다]로 발음하는 것이 맞으나 모든 사람이 [먹습니다]로 발음하므로 현실음을 따라 소리나는 대로 '먹습니다'로 쓰는 것이 좋겠다하여 그렇게 정한 것인데 무슨 국어학자 몇 사람이 그것을 바꾸고 국민들에게 그것을 강요하는 것처럼 생각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바뀐 것마저도 이젠 20년이나 지나 이를 들먹이는 것조차 부끄러울 정도로 까마득한데 말입니다.
추석이 가고 설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록 어머니에게 편지 한 장 쓰지 않고 연락 한 번 안 하는 아들이 있다면 사람들은 그가 부모에게 관심이 없거나 애정이 부족하다고 말할 겁니다. 물론 그의 마음엔 부모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주위 사람들이 그를 그렇게 본다고 해서 크게 잘못 보았다고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안개가 끼면 사물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 때는 햇살이 피기를 기다리는 게 좋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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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듣기엔 이것은 사실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인 듯합니다. 뭔가 이런 일로 겪은, 본인 혹은 가까운 분에게 생긴 불쾌한 감정이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도록 장막을 친 듯한 느낌을 갖습니다."
하하.. 왜 그렇게 생각하시는지. 일상적인 의견차에서 누구나 갖는 정도 이외의 불편함 이상의 것은 결코 없습니다. 특별히 감정적이라 할 만큼 공격적인 언사를 피차 교환하지도 않았다고 보는데요. 그리고 어떤 현상에 대한 의견을 가지기 위해서 그런 일로 당했던 불쾌한 경험이 필요할 이유도 전혀 없지요.
원래 웹에 글을 잘 쓰지도 않지만 쓸 때에는 절대 타인이 내게 동의해야 한다는 전제로 쓰지는 않습니다. 각자 의 차이를 놔둔 채 주관에 따라 자기의 생각을 논하면 되는 거지요. 그러니 여기서 더 논하지 않겠습니다. 나름 유익한 논의였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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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만이 끝까지 살아남는놈이라고 말하던 성인들도 계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