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9.09.08 17:48

모순

(*.165.66.153) 조회 수 3789 댓글 3


* 모순


  Guitar라는 악기를, 즐거움을 주는 오락기구 정도로 인식하게 하는데 성공한다면, 기타는 지금보다 몇 백배 더 많이 팔릴 것이다. 관련 Site들도 지금보다 몇 백배 더 많은 사람들이 들끓게 될 것이다. Lesson 관련업계(?)도 호황을 누리게 될 것이다. 여러 사람들에게 좋을 결과를 가져온다.

  그러기 위해서는, Guitar는 놀이기구 정도에 불과하므로 간단히 그 매뉴얼만 익히면 누구나 쉽게 배워서 즐길 수 있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음악 이론서는 다 없애버리고, 대학에서도 관련 연구는 모두 철폐해야 한다. 사제지간, 악파 따위도 필요 없다. 그저 유형/무형 상품 판매자와 고객만 존재할 뿐이다. 그게 자본주의 아니던가?

  오선보는 당연히 폐기되어야 하며, 매뉴얼에 해당하는 탭악보 정도만 있으면 된다. 아니, 그보다 더 쉬운 그림/그래픽으로 대체할 수도 있다. 원리를 알 필요가 없다면 말이다. 어쩌면 악보 자체가 필요 없다. 녹음으로 대체해서 듣고, 감각적으로 모방해서 익히면 될 것 아닌가. 귀와 손가락만 있으면 충분하다.

  이때 음악이 예술인 것은 상기시킬 필요가 없거나, 예술은 오락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그 정의를 수정해서 주장해야 할 것이다. 음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이며, 왜 아름다운 것이며, 왜 인류에 유익한 것인지는 알 필요도 없거니와, 오히려 감추어야 할 것이다. 무슨 궤변을 늘어놓더라도.......

  그런데 고급악기가 되고 명인이 되려면 음악이 예술임을 주장해야 하고, 그 제작자도 예술가 반열에 올라가야 될 것이다. 그 중에서도 ‘Nylon-string Acoustic Guitar’는 특별히 ‘Classic Guitar’라 하여 귀족 냄새가 나게 하고, ‘Steel-string Acoustic Guitar’는 ‘통기타’라 하여 굳이 하대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같은 어쿠스틱이요, 똑같이 기악에 공여되는 것이고, 같은 재료를 사용하고, 똑같이 Classic/Pop 장르에 제공되고, 똑같은 Fingering 주법을 사용하는 점에 대해서는 모른 척 해야 한다.

  그렇지만 여기서 모순이 발생하나보다.

  예술이 오락으로 치부되고 Guitar가 놀이기구로 전락하면 시장은 엄청나게 커지지만, 이제 대규모 자본과 기계, 시스템-기술을 갖춘 대량생산 공장이 하나하나 출현해서 모든 노력을 거품으로 만들고 허공에 날려 보낼 것이다. 이쯤 되면, 아마 삼성도 LG도 엔트리 할 것이다.

  학자/기술자들은 혈안이 되어 풀질향상, 가격인하에 명운을 걸 것이다. 대학에는 이제 필수품으로서의 Guitar를 위해 다양한 관련학과가 생길 것이다. 돈이 되는 것이면 너도나도 물불을 가리지 않으니....... 소규모 공방은 견디기 어려울 것이다. 대형마트가 들어와서 재래식 시장과 동네슈퍼를 모두 몰아내듯이 말이다. 소규모 음악학원도 경쟁에 무척 힘이 들 것이다. 별로 승산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대는 이와 역행하고 있는 듯하다. 음대는 이제 갓 잠에서 깨어 수 십 개의 다양한 학과로 분화되고 있다. 하지만 오락/필수품으로서의 음악이 아니라 이번에는 예술/과학으로서의 음악이다. 종래의 음악철학, 음악미학 외에도, 심지어 음악심리학, 음악치료학, 음악사회학, 음악정치학도 생겨나고 있다. 음악이 예술이고 과학이 아니라 하여 석사 정도로 끝나던 패턴이, 이제 국제적으로 박사학위가 신설되었다. 모든 것이 이와 반대로 가는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하면 예술음악을 오락으로 끌어내리고, 어떻게 하면 Guitar를 놀이기구로 만들어서, 여러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혜택이 좀 더 가게 만들 수 있을까?



  
Comment '3'
  • 쏠레아 2009.09.08 18:06 (*.255.17.118)
    그런데 누가 기타를 오락기구라 하나요?
    예술과 오락을 남들이 혼동한다고 생각하세요?
    아무리 미련한 중생들이지만 그리 무시하시면 어쩝니까. ㅜ.ㅜ


  • 빈들 2009.09.08 19:08 (*.230.42.223)
    gmland님과 비슷한 생각을 늘 하고 있습니다.
    기타 제작가분들은 누구나 쉽게 연주할 수 있는 기타를 망글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작곡가들은 연주가 아주 쉬우면서도 좋은 곡들을 많이 망글어주셔야 하구요.
  • 2009.09.08 19:27 (*.148.148.196)
    저는 기타가 쉽고 만만했으면 배우려하지 않았을겁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942 자랑스러운 우리 대통령. 2 쏠레아 2010.03.17 3794
5941 문경석탄박물관 4 file 콩쥐 2005.08.24 3795
5940 10 1 file cho kuk kon 2008.06.08 3795
5939 [김대중 대통령] 하지 못한 추도사를 대신하여 1 file 하울 2009.07.06 3795
5938 단일화? 3 11 2010.07.26 3795
5937 술 산 드 라 !!!! 3 뽀로꾸기타 2005.07.07 3796
5936 독립영양인간...퍼온글 콩쥐 2015.09.19 3796
5935 적자인생 1 친구 2010.03.11 3797
5934 20년만에 내사랑 겨우 찾았어요. 10 file 2005.06.15 3799
5933 `광우병 소`로 번역한 적 없다 3 실수아니다 2008.06.25 3800
5932 전작권 환수 재검토? 펌맨 2009.05.27 3800
5931 "스트레스" 가라~! 2 file 2009.06.20 3800
5930 <화제> 복지시설 찾아가는 '교도소 기타반' 2 uyt 2004.12.20 3801
5929 바램. 7 zio~iz 2004.05.31 3804
5928 음악으로 기억되어, 다시 음악으로 떠오르는 사람들 3 으니 2004.07.21 3804
5927 제 악기가 부러졌어요.... 4 윤현종 2004.11.30 3804
5926 대안학교학생들.... 4 file 콩쥐 2008.03.26 3805
5925 식빵피자!!! 신동훈 2001.06.02 3806
5924 [re] 미치고 파첬으니 이젠 솔도 칠까여? file 2004.04.22 3807
5923 살아있는 전설 허본좌님의 call me 9 앨리스 2009.08.17 3807
5922 저녁하늘님, 오모씨님... 그 음반의 표지들 이미지로 스캔 뜬거에요. 5 file 옥용수 2004.03.27 3808
5921 여론조사하지 않는 정부 3 트뤼포 2008.06.01 3809
5920 우린 핀란드나 노르웨이가 될수 없는가? 3 펌맨 2009.05.29 3809
5919 립싱크? (19금!!) 8 file 옥모군 2004.05.24 3810
5918 정지민님. 쏠레아 2010.01.29 3810
5917 [낙서] 좋은 친구들 그리곤 나쁜 녀석들 file 항해사 2015.11.10 3810
5916 유권자의 선택 유권 2014.06.07 3811
5915 각층이 회전하는 68층 콩쥐 2014.06.13 3813
5914 한국인들 대거 독일로 망명...일주일에 150만명. 콩쥐 2014.10.12 3814
5913 무전여행 4 niceplace 2004.10.02 3814
5912 지구를 지켜라.... 4 마왕 2004.03.13 3815
5911 [re] 아름다운 두보르닉.. 7 file 콩쥐 2006.10.16 3815
5910 쇼로 연주 1 file 2004.12.19 3816
5909 ShakesBeer 1 file 아이모레스 2005.03.01 3816
5908 이탈리안 콘체르토. 3 콩쥐 2007.09.15 3818
5907 암도보지마셈 4 오모씨 2004.05.31 3819
5906 지리산 야생화 file 콩쥐 2009.08.01 3820
5905 그때 그 시절 2 2 file 아포얀도 2009.11.02 3820
5904 문화원 개설 안내문 3 Segovia Kim 2005.01.16 3821
5903 -_-;; 이제 집에 들어갑니다. 옥용수 2004.03.21 3822
5902 매니아 칭구열분~~ 우리는 그럼 모두 얼짱인거네여 ㅋ file 한민이 2004.08.10 3823
5901 사진 두장을 한꺼번에 올리는... file 아이모레스 2006.11.08 3823
5900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다시 올리기위해선 4 펌맨 2009.06.03 3823
5899 예술과 이론 10 아포얀도 2009.09.27 3823
5898 눈이 가물가물~ 4 aaatm 2008.12.04 3824
5897 귀국 3 차차 2004.09.02 3825
5896 사랑해여~ㅋ 2 file 한민이 2005.01.24 3826
5895 음악회 가는길....4 5 file 콩쥐 2009.09.04 3827
5894 만화가 유행인가요? 그럼 저도 하나 file 소공녀 2006.01.29 3828
5893 OECD "한국 식품물가 상승률 최고수준" 4 궁금이 2009.07.01 3828
Board Pagination ‹ Prev 1 ...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42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