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6.01 00:32
다시 한번 서거를 생각하며
(*.165.66.192) 조회 수 5040 댓글 2
다시 한번 서거를 생각하며
이런 게 있습니다. 실제로 정치/법학을 전공하고 사법고시 따위를 준비해보면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만... 과거에 이쪽에 도전하는 학생들은 힘 없고 가난한 집안 출신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이런 쪽에 도전할 때는, 대개 처음에는 출세를 목적으로 하게 되는데, 공법과 법철학 등을 깊이 학습하다 보면 차츰 이상주의에 세뇌(?) 되는 유형이 생기게 되고, 반면에 그 후에도 변하지 않는 유형으로 나뉘게 됩디다. 전자인 경우에는 학자 쪽으로 방향을 트는 경우도 종종 생기지요.
노무현 대통령은 전자 쪽이었던 같습니다. 판사 몇 달 하고는 바로, 돈도 안 되는 인권 변호사가 된 점이라든지, 수많은 그의 언행과 글이 그걸 증명하지요. 그래서 그는 차라리 학자 풍이었다고 봅니다. 현실정치에 간여하지 말았더라면 좋았을 것 같네요. 풍토 기질 때문에 전사가 되고 말았지만, 그 정서는 학자인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이걸 좀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현실정치는 대통령 뜻대로 되지 않거든요. 외부에도 적이 많지만, 내부에는 더 많습니다. 번갈아가면서 괴롭히지요. 그러나 자고로 대국/대인은 외환보다는 내우로 망합니다. 스스로의 말처럼, 그는 구 시대의 막내요, 새 시대의 맏형이 되고 싶어 했습니다.
산업이 발전해서 국민들이 보다 잘 살게 되면 쓰레기도 많이 생깁니다. 그릇도 지저분해져서 누군가 설겆이를 해야 하지요. 그는 그 과정에서 너무 급진적인 정책을 쓰다 보니, 또한 공격적 성향을 여과 없이 나타내다 보니 그릇도 많이 깬 것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말하자면 설겆이에 실패한 것이지요. 하지만 설겆이는 각론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총론적으로는, 신 시대의 맏형으로서의 위치는 굳힌 것입니다. 그는 스스로의 희망대로 '가치의 상징'으로 남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마터면 이것마저도 잃을 뻔했지요. (현 정권, 여당, 보수언론, 검찰 때문에) 그는 최후의 승부를 건 것입니다. 그러나 그 대상은, 이명박 정권 따위가 아니라, 보다 가치 있는, 진보라는 사상이 꽃을 피우게 하는 데에... 그래서 퇴비가 된 것입니다. 그리고 국민들은 이 점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봅니다.
만일 그게 이명박 정권에 대한 승부수라면, 그건 그 정치적 순교의 의미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 되고 맙니다. 그건 그 스스로 표현한 바와 같이 '가치의 상징'이 아니라 '복수극'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마라! (날더러 가치의 상징으로 남으라는 것은) 운명이다!'는 말을 유언에 포함시켰을 것입니다.
그는 진보를 개척한 위대한 대통령이라고 봅니다. 이 정권에 대한 책임은 별도로 물어야 하지만, 그 효과는 크지 않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 문책은 다음 선거에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렇지만 필자가 걱정스러운 것은, 남아있는 진보좌파와 이를 지원하는 시민들이 상대편에 대한 이해와 설득을 게을리하지 않을 때, 그리고 점잖고 매력적인 행동을 보일 때만 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국민들이 그의 서거를 쉽게 잊지 않을 것입니다.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3805 | 당신이 너무나 그리워 질겁니다 3 | 에스떼반 | 2009.05.31 | 3353 |
| 3804 | 이래도 웃는 것이 아닙니까? 8 | 쥐를잡자 | 2009.05.31 | 5833 |
| 3803 | 시나리오 10 | 훈 | 2009.05.31 | 4238 |
| 3802 | 그냥 퍼왔습니다.(시각의 차이를 곰곰히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3 | 펌맨 | 2009.05.31 | 4243 |
| 3801 | 천정 사제단 2 | SPAGHETTI | 2009.06.01 | 4985 |
| 3800 | 이걸 보고 뭐라 해야 하나요? 이뭐병?? 5 | 궁금이 | 2009.06.01 | 4902 |
| » | 다시 한번 서거를 생각하며 2 | gmland | 2009.06.01 | 5040 |
| 3798 | 그냥 퍼왔습니다2.(아까와는 반대급부적인 시각입니다.) 1 | 펌맨 | 2009.06.01 | 5000 |
| 3797 | 노 전 대통령이 국민에게 들려주는 감동의 랩 2 | 에스코 | 2009.06.01 | 5164 |
| 3796 |
제주 명품 돌하루방.
2 |
콩쥐 | 2009.06.01 | 5892 |
| 3795 |
제주대학교의 자랑....석조물
1 |
콩쥐 | 2009.06.01 | 5772 |
| 3794 |
제주대학교 자랑.... 석조물
1 |
콩쥐 | 2009.06.01 | 5883 |
| 3793 |
제주의 바다
3 |
콩쥐 | 2009.06.01 | 4810 |
| 3792 | KBS 라디오 PD들 성명서 4 | 꽁생원 | 2009.06.01 | 5116 |
| 3791 | 나는 지난 여름 국세청이 한 일을 알고 있다 | 꽁생원 | 2009.06.01 | 4417 |
| 3790 |
충격입니다... 노무현 사저나선시간 5시38분, 유서저장시간 5시44분
21 |
하울 | 2009.06.02 | 5750 |
| 3789 | 自家撞着(자가당착) 14 | 磨者 | 2009.06.02 | 4526 |
| 3788 | 진중권, 진보신당 탈당 36 | gmland | 2009.06.02 | 5742 |
| 3787 |
<유머> 빗속의 만찬
18 |
하울 | 2009.06.02 | 4918 |
| 3786 | [수정] 부산의대 레지던트 사망?? 7 | 궁금이 | 2009.06.02 | 5917 |
| 3785 | Remake 노무현의 예언(퍼옴) 5 | 펌맨 | 2009.06.02 | 5850 |
| 3784 | 총장직도 모자라 교수직까지 빼앗나 1 | 쏠레아 | 2009.06.02 | 3596 |
| 3783 | 검찰이 기막혀~ 1 | 쏠레아 | 2009.06.02 | 4063 |
| 3782 |
봉화산 이정표에 노 전 대통령 혈흔
1 |
하울 | 2009.06.03 | 4561 |
| 3781 |
제주시내에 있는 제주산성
1 |
콩쥐 | 2009.06.03 | 6280 |
| 3780 |
사람 살만한집.
9 |
콩쥐 | 2009.06.03 | 4784 |
| 3779 | 기타 제작 과정 - 전판 : 종이 11 | 롤랑디용 | 2009.06.03 | 5448 |
| 3778 | 한나라당의 지지율을 다시 올리기위해선 4 | 펌맨 | 2009.06.03 | 4525 |
| 3777 |
<오연호리포트> 인물연구 노무현-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 구상하다
2 |
하울 | 2009.06.04 | 4454 |
| 3776 | 콩쿨에서 다현 기타의 사용 2 | SPAGHETTI | 2009.06.04 | 4727 |
| 3775 | bbk진실은? 4 | 뻐추기 | 2009.06.04 | 4810 |
| 3774 | 특수 기타 제작가 | 종이 | 2009.06.04 | 5180 |
| 3773 | 노인 동영상에 대해 1 | 쏠레아 | 2009.06.04 | 4981 |
| 3772 | 明心寶鑑(명심보감) - 第八篇 戒性篇(계성편) 中 8 | 磨者 | 2009.06.04 | 5041 |
| 3771 | 노인에 대한 공경 10 | gmland | 2009.06.04 | 5263 |
| 3770 |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 지상파 방송
4 |
바보국민 | 2009.06.04 | 4473 |
| 3769 |
항해사님 따라하기..^^
11 |
Jason | 2009.06.05 | 5307 |
| 3768 |
마산 MBC 뉴스 - 풀리지 않는 의문
|
하울 | 2009.06.05 | 5628 |
| 3767 | 薄荷香氣님 따라하기 1 | 솜사탕 | 2009.06.05 | 4853 |
| 3766 | 레뷰걸! 시킨대로 합니다. 10 | 고정석 | 2009.06.05 | 5295 |
| 3765 | mbc pd 수첩 6 | 호 | 2009.06.05 | 5267 |
| 3764 | 이래도 자살이라고 믿어야 하나? | 궁금이 | 2009.06.05 | 8812 |
| 3763 | cctv 조작증거 | 궁금이 | 2009.06.06 | 3362 |
| 3762 |
보수신문, 지율스님에게 줄줄이 사과 - 피해액 170배 부풀려 -
6 |
꽁생원 | 2009.06.06 | 4730 |
| 3761 | 곱게 늙는 방법. 11 | 쏠레아 | 2009.06.06 | 5285 |
| 3760 | 그분 목소리만 들어도 눈물이 납니다. 43 | 펌맨 | 2009.06.06 | 5610 |
| 3759 | CCTV 조작증거2 | 궁금이 | 2009.06.06 | 4313 |
| 3758 | 강희남 목사가 남긴 8 | 磨者 | 2009.06.07 | 5493 |
| 3757 |
최동수님 사는 동네 ...일산 정발산
10 |
콩쥐 | 2009.06.07 | 5338 |
| 3756 |
최동수님 사는 동네....동네 어귀
10 |
콩쥐 | 2009.06.07 | 5479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