년말, 소주의 계절이 찾아왔습니다.
Jason님네 우럭매운탕 사진을 안주삼아 얼큰하게 취해봅시다.
소주의 내력도 여담삼아 참고하시고...
소주의 내력
고등학교 시절, 캠핑 가서 소주를 마신 다음 날 돌아오는 동안 머리가 아파 끙끙 앓은 적이 있다.
그 이래 소주라면 뒤끝이 나쁘다는 선입감을 갖기도 하였다.
당시의 소주는 30도 정도로 꽤나 독한데다 질도 시원치 않아서 막벌이꾼이나 찾는 정도로 밀려나 있었지 싶다.
그 시절에는 제법 체면을 차리는 사람들은 청주를 선호하여 명절 때도 청주 한 두병을 선사하면 푸짐한 것으로 여겨지곤 하였다.
반면에 서민층 지성인들은 탁주를 즐겨서 골목길에는 대포집이란 이름 아래 탁주집이 즐비하였다,
어언 50년이 지난 즈음 소주는 청주나 탁주를 완전히 제치고 마치 정통국민주처럼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 20도와 20.5도짜리 순한 소주를 드디어 양대 업체에서 내어놓았다.
이는 전반적으로 ‘순함’을 강조하는 최근 소주시장의 ‘맛’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소주의 광고 모델조차 모두 맑은 눈동자와 흰 피부를 가진 청순가련형이 나오는 것을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의 소주는 물 3/4에다 주정과 감미료나 산미료 등의 첨가물을 섞어 희석시킨 것이다.
따라서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것은 물의 맛이다.
그러나 가장 원가비중이 높은 주정만 갖고 말한다면, 알코올 도수를 1% 낮추면 원가가 5% 절감되므로 순한 소주를 만드는 거야말로 일석이조의 수지맞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순한 맛을 내기위해 앞으로도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계속해서 내리려는지 소주제조에 종사하는 후배에게 물어보니 고개를 흔든다.
알코올 도수가 20도를 넘으면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지만 20도 미만의 발효주의 경우 오래되면 술이 변질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정해야 된다고 한다.
뿐 아니라 소주를 20도 이하로 희석해보니 사실상 우리가 아는 소주와는 이미 맛이 달라져서 물맛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얼핏 소주 제조업체가 둘밖에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우리나라에는 각도와 직할시 별로 10개의 희석식 소주 업체가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참이슬, 금련, 낙동강, 산, 처음처럼, 선양새찬소주, 무학, 화이트, 금복주, 참소주, 다이아몬드소주, 선25, 대선, 시원소주, 암행어사, 잎새주, 천년의 아침, 보해골드 및 한라산소주 등 대충 이정도로 알고 있다.
소주는 증류주로서 기원 전 3000년경 서아시아의 수메르 인들이 처음 만들어냈다고 한다. 중국에서 증류주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원나라 때이므로 무려 4000년이나 걸려서 동방으로 전파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 사유는 선사시대부터 지역마다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발효주가 있기도 하였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이슬람세력들이 실크로드들 가로막고 있었던 까닭으로도 미루어 볼 수 있다.
원래 소주의 의미는 증류하여 만든 술이란 뜻으로 넓게 보면 위스키, 코냑, 보드카나 백알도 모두 소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소주가 들어온 경위는 고려후기 원나라로부터인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에는 사대부가에서나 대접하던 것이었다.
징기스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원정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진출한 후 몽골인의 대 본영이 있던 개성과 전진기지가 있던 안동과 제주도에서 많이 빚어지지 시작했다.
증류주가 먼저 개발되었던 몽골에서는 소주를 ‘아라키’ 만주에서는 ‘아얼키’라 하였는데 아라비아에서 부르는 ‘아락’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개성에서는 소주를 ‘아락주’라 하였으며 평양, 목포나 서귀포에서는 ‘아랑주’라고 불렀다. 이렇듯 지방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각기 달랐는데 강원도에서는 ‘깡소주’ 라고도 불렀다.
고려시대로부터 조선말기까지 증류 및 제조법이 다소 변하여 왔으나 뚜렷한 변천은 없었다.
1916년에 들어와 일제가 주세법을 공포 시행함에 따라 일본인들이 큰 자본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한다.
음식점과 제조업을 분할정리 함으로서 소주양조의 기업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 무렵에는 음식점에서도 허가 없이 제조할 수 있었던 관계로 무려 28,404개나 되는 소주 제조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8.15 광복 이후 소주산업은 정부의 식량정책 등 환경적 여건에 의하여 사용원료 및 제조방법 등에 여러 차례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1965년도의 양곡관리법의 시행으로 소주의 원료 대체가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전국의 증류식 소주 업체들이 희석식 소주제조로 전환하게 되어 본격적인 희석식 소주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970년에는 희석식 소주제조업체가 254개 업체였는데, 저질 주류의 생산과 판매 경쟁으로 인한 유통질서의 문란을 정리하고자 국책으로 주류회사를 통폐합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1977년에는 각 지방별 제조장 기준으로 총 10개의 희석식 소주 업체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규모의 시설을 유도하고 나아가 엄청난 질적 향상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애주가가 선호하는 오늘의 소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발전을 거듭하여 정통국민주로서 손색이 없는 소주는 현재 세계 8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참고로 증류식 소주란 단식증류방식에 의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안동소주가 그 맥을 잇고 있다.
희석식 소주는 연속증류방식에 의하여 96%까지 증류한 주정을 물에 희석시키는 대량생산방식으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소주를 통칭한다.
바야흐로 술맛도 순화되어가고 있으니 마시는 문화도 순화된다면 하는 바람에서, 흔히 눈에 띄는 술버릇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평상심을 잃는 자는 신용이 없는 자이고,
우는 자는 어질지 못한 자이며
화내는 자는 의롭지 않은 자이며,
소란한 자는 예의가 없는 자이며,
따지는 자는 지혜가 없는 자이다.
그런 까닭에 속인俗人이 술을 마시면 그 성품이 드러나고,
군자君子가 술을 마시면 천하가 평화롭다.
가장 좋은 술자리는 아무런 뜻이 없이 한가롭게 담소하며 술을 즐길 때이다.
2006년에 제가 어떤 신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Jason님네 우럭매운탕 사진을 안주삼아 얼큰하게 취해봅시다.
소주의 내력도 여담삼아 참고하시고...
소주의 내력
고등학교 시절, 캠핑 가서 소주를 마신 다음 날 돌아오는 동안 머리가 아파 끙끙 앓은 적이 있다.
그 이래 소주라면 뒤끝이 나쁘다는 선입감을 갖기도 하였다.
당시의 소주는 30도 정도로 꽤나 독한데다 질도 시원치 않아서 막벌이꾼이나 찾는 정도로 밀려나 있었지 싶다.
그 시절에는 제법 체면을 차리는 사람들은 청주를 선호하여 명절 때도 청주 한 두병을 선사하면 푸짐한 것으로 여겨지곤 하였다.
반면에 서민층 지성인들은 탁주를 즐겨서 골목길에는 대포집이란 이름 아래 탁주집이 즐비하였다,
어언 50년이 지난 즈음 소주는 청주나 탁주를 완전히 제치고 마치 정통국민주처럼 자리매김하게 되었고 소주를 마시면 머리가 아프다는 사람은 찾아 볼 수가 없는 시대가 되었다.
최근에 20도와 20.5도짜리 순한 소주를 드디어 양대 업체에서 내어놓았다.
이는 전반적으로 ‘순함’을 강조하는 최근 소주시장의 ‘맛’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
소주의 광고 모델조차 모두 맑은 눈동자와 흰 피부를 가진 청순가련형이 나오는 것을 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간단히 말하자면 현재의 소주는 물 3/4에다 주정과 감미료나 산미료 등의 첨가물을 섞어 희석시킨 것이다.
따라서 뭐니 뭐니 해도 중요한 것은 물의 맛이다.
그러나 가장 원가비중이 높은 주정만 갖고 말한다면, 알코올 도수를 1% 낮추면 원가가 5% 절감되므로 순한 소주를 만드는 거야말로 일석이조의 수지맞는 장사임에 틀림없다.
그러면 순한 맛을 내기위해 앞으로도 소주의 알코올 도수를 계속해서 내리려는지 소주제조에 종사하는 후배에게 물어보니 고개를 흔든다.
알코올 도수가 20도를 넘으면 오래 두어도 변질되지 않지만 20도 미만의 발효주의 경우 오래되면 술이 변질되기 때문에 유통기한을 정해야 된다고 한다.
뿐 아니라 소주를 20도 이하로 희석해보니 사실상 우리가 아는 소주와는 이미 맛이 달라져서 물맛을 지울 수가 없더라고 한다.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얼핏 소주 제조업체가 둘밖에 없는 것으로 착각하기 쉬우나, 우리나라에는 각도와 직할시 별로 10개의 희석식 소주 업체가 있다.
그 종류도 다양하여 참이슬, 금련, 낙동강, 산, 처음처럼, 선양새찬소주, 무학, 화이트, 금복주, 참소주, 다이아몬드소주, 선25, 대선, 시원소주, 암행어사, 잎새주, 천년의 아침, 보해골드 및 한라산소주 등 대충 이정도로 알고 있다.
소주는 증류주로서 기원 전 3000년경 서아시아의 수메르 인들이 처음 만들어냈다고 한다. 중국에서 증류주가 처음 만들어진 것은 원나라 때이므로 무려 4000년이나 걸려서 동방으로 전파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세월이 걸린 사유는 선사시대부터 지역마다 나름대로 즐길 수 있는 발효주가 있기도 하였지만 술을 마시지 않는 이슬람세력들이 실크로드들 가로막고 있었던 까닭으로도 미루어 볼 수 있다.
원래 소주의 의미는 증류하여 만든 술이란 뜻으로 넓게 보면 위스키, 코냑, 보드카나 백알도 모두 소주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소주가 들어온 경위는 고려후기 원나라로부터인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에는 사대부가에서나 대접하던 것이었다.
징기스칸의 손자 ‘쿠빌라이’가 일본원정을 목적으로 한반도에 진출한 후 몽골인의 대 본영이 있던 개성과 전진기지가 있던 안동과 제주도에서 많이 빚어지지 시작했다.
증류주가 먼저 개발되었던 몽골에서는 소주를 ‘아라키’ 만주에서는 ‘아얼키’라 하였는데 아라비아에서 부르는 ‘아락’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개성에서는 소주를 ‘아락주’라 하였으며 평양, 목포나 서귀포에서는 ‘아랑주’라고 불렀다. 이렇듯 지방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각기 달랐는데 강원도에서는 ‘깡소주’ 라고도 불렀다.
고려시대로부터 조선말기까지 증류 및 제조법이 다소 변하여 왔으나 뚜렷한 변천은 없었다.
1916년에 들어와 일제가 주세법을 공포 시행함에 따라 일본인들이 큰 자본으로 대량생산체제를 갖추기 시작한다.
음식점과 제조업을 분할정리 함으로서 소주양조의 기업화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 무렵에는 음식점에서도 허가 없이 제조할 수 있었던 관계로 무려 28,404개나 되는 소주 제조장이 있었다는 기록이 있다.
8.15 광복 이후 소주산업은 정부의 식량정책 등 환경적 여건에 의하여 사용원료 및 제조방법 등에 여러 차례의 변화가 있었다.
특히 1965년도의 양곡관리법의 시행으로 소주의 원료 대체가 불가피하게 됨에 따라 전국의 증류식 소주 업체들이 희석식 소주제조로 전환하게 되어 본격적인 희석식 소주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970년에는 희석식 소주제조업체가 254개 업체였는데, 저질 주류의 생산과 판매 경쟁으로 인한 유통질서의 문란을 정리하고자 국책으로 주류회사를 통폐합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1977년에는 각 지방별 제조장 기준으로 총 10개의 희석식 소주 업체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대규모의 시설을 유도하고 나아가 엄청난 질적 향상을 이루면서 대부분의 애주가가 선호하는 오늘의 소주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이 발전을 거듭하여 정통국민주로서 손색이 없는 소주는 현재 세계 80여 개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참고로 증류식 소주란 단식증류방식에 의한 전통적인 방법으로 경상북도무형문화재 제12호로 지정된 안동소주가 그 맥을 잇고 있다.
희석식 소주는 연속증류방식에 의하여 96%까지 증류한 주정을 물에 희석시키는 대량생산방식으로 현재 시판되고 있는 소주를 통칭한다.
바야흐로 술맛도 순화되어가고 있으니 마시는 문화도 순화된다면 하는 바람에서, 흔히 눈에 띄는 술버릇 몇 가지를 추려보았다.
평상심을 잃는 자는 신용이 없는 자이고,
우는 자는 어질지 못한 자이며
화내는 자는 의롭지 않은 자이며,
소란한 자는 예의가 없는 자이며,
따지는 자는 지혜가 없는 자이다.
그런 까닭에 속인俗人이 술을 마시면 그 성품이 드러나고,
군자君子가 술을 마시면 천하가 평화롭다.
가장 좋은 술자리는 아무런 뜻이 없이 한가롭게 담소하며 술을 즐길 때이다.
2006년에 제가 어떤 신문에 기고한 내용입니다.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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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특히 서양에 사시는 분들,
이런 거라도 기억해두었다가 아이들에게 옛날얘기삼아 들려주시라고...
그래서 몇가지 더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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