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누가 다 먹었을까?"

by posted Nov 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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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쇠고기 누가 다 먹었을까

입력: 2008년 10월 28일 18:19:51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격하게 늘어났다고 한다. 농수산물유통공사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은 4398만달러를 들여 7030t의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했다. 이는 전체 수입 쇠고기 물량의 35%에 해당되며, 쇠고기 수입액의 43%를 차지한다.

그러나 주변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즐겨 먹고 있다는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힘들다. 우리 국민들은 아직까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전혀 신뢰를 하지 못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통령과 고위 공무원들이 그 가족들과 함께 광우병 위험 논란이 있는 부위를 장기간 공개 시식함으로써 국민들을 안심시킨 적이 없기 때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4대 선결 조건으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재개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로 내려간 이후 단 한 번도 미국산 쇠고기로 마을잔치를 벌였다는 소식이 없다. 한·미 정상회담의 선물로 30개월 이상까지 수입을 허용했다고 거센 비판을 받았던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산 곱창을 구워 청와대 직원들과 회식을 한 바 없다.

그뿐만 아니라 농림수산식품부나 외교통상부가 직원들의 점심 메뉴로 미국산 갈비탕을 매일같이 먹고 있다는 보도 자료를 내보낸 적도 없다. 그렇다고 국제 인권단체로부터 촛불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어청수 경찰청장은 미국산 쇠고기를 의무적으로 경찰들과 전경들의 단체급식 재료로 사용하라는 지시를 내려 보내지도 않았다.

유명 백화점이나 대형 할인 마트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를 드러내놓고 판매한 적도 거의 없다. 심지어는 고급 음식점뿐만 아니라 동네 식당에서도 메뉴판에 미국산이라고 원산지 표시를 하며 영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학교급식, 군대급식, 회사급식에서도 미국산 쇠고기는 완전히 외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농수산물유통공사의 통계에 잡힌 그 많은 미국산 쇠고기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현재의 이력추적시스템으로는 문제의 쇠고기들이 어떤 경로로 유통되고 어떻게 소비되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게 불가능하다. 쇠고기 수입업자들은 수입이 급증했지만 팔리지 않아서 창고에 쌓아두고 있다고 엄살을 떨고 있다. 하지만 수입업자들의 엄살을 액면 그대로 믿기는 곤란하다. 어쩌면 상당한 양의 미국산 쇠고기들이 원산지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채 이미 소비자들의 입 속으로 들어가 버렸을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대부분의 미국산 수입 쇠고기들이 햄, 양념갈비, 불고기 등의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가공식품은 미국산 쇠고기의 비율이 50% 미만일 경우 원산지 표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허점이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일부 정육점이나 음식점에서 원산지를 허위로 속여서 판매하고 있다는 소문도 떠돌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의 시장점유율 홍보에 열을 올리기에 앞서 유통 실태 파악, 원산지 표시 단속, 이력추적시스템 구축이나 제대로 해야 하지 않을까?

<박상표|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 정책국장>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10281819515&code=99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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