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의 백담사 사진 붙였습니다.)
지난 주말 백담사에 다녀왔습니다.
거의 30년 만에 다녀온듯 합니다.
전과 많이 변했더군요..다행히 좋게 변해 있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백담사에 한용운 관이 있더군요
그동안 까막게 잊고 있던 주옥같은 시들이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그곳에세 이슬차 한잔하고 왔습니다.
올가을 서리내릴때쯤 다시 가볼까합니다.
님은 갔습니다 님은 갔습니다
아 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산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적은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꽃같이 굳고 빛나던 옛맹서는
차디찬 티끌이되어
한숨의 미풍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지침을 돌려놓고
뒷걸음 쳐서 사라졌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사랑도 사람의 일이라 만날때에
미리 떠날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것은 아니지만
이별은 뜻밖에 일이되고
놀란 가슴은 새로운 슬픔에 터집니다
그러나 이별을 쓸데 없는 눈물에
원천을 만들고 마는것은 스스로
사랑을 깨치는 것인줄 아는 까닭에
걷잡을 수 없는 슬픔의 힘을 옮겨서
새희망의 정수박이에 들어부었습니다
우리는 만날때에 떠날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떠날때에 다시 만날것을 비옵니다
아 아 아 아
님은 갔지만 님은 갔지만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제곡조를 못이기는 사랑의노래를
님의 침묵을 휩싸고 돕니다
Comment '4'
-
인생을 거의 다 허비하고나서야 만해의 시가 가슴에 와닫는군요.
죽을때가되면 미천한놈도 깨닫는다더니...ㅜㅜ
백담사는 오래전에 바쁜일정으로 입구만보고 휙 지나갔었는데 죽기전에 꼭 가봐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
한사람이 시인으로, 종교인으로, 항일운동가로 각각의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오르고, 성취를 이룬 진정한 '달인' 만해.
한가지 분야에 평생을 매진해도 마냥 쩔쩔매는 저같은 범인들은 어찌살라고 하심입니까?
멋진 사진과 좋은 시 감사드려요. -
앗...지초이님...좋은 곳 다녀오셨군요.
저는 아직 백담사 못 가봤음다.
올 가을에는 꼭 함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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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해 한용운님이 시에 "키스"라는 단어가 보여서 살짝 놀랬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