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도서....광우병보다 무서운 美도살장의 진실

by posted Jun 02,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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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온글.)
광우병보다 무서운 美도살장의 진실
한국일보 | 기사입력 2008.05.31 02:33




산 채로 소의 껍질 벗기고 몸통 절단하는 아비규환
도살장    /    게일 아이스니츠 지음ㆍ박선호 옮김
시공사 발행ㆍ336쪽ㆍ
1만3,000원







"그것들은 보톡스와 글리세린으로 처리된 후 가공 장치에서 식품으로 제조되었다.…(중략)…창고마다 수많은 고깃덩어리들이 쌓여 있고, 곳곳에서 새어 나오는 물이 그 위로 떨어지고, 그 주위로는 수천마리의 쥐가 내달리고 있었다." 쇠고기 포장 산업의 끔찍한 현실을 폭로, 미국 사회에 엄청난 파문을 불러 일으킨 업톤 싱클레어의 < 정글 > 중 한 대목이다. 1906년의 소설이니 괜한 신경 끄라고?


이 말은 어떤가. "우린 걸어 다닐 때마다 30㎝짜리 돼지 회충이 발목에 엉겨 붙어 질질 끌려 다니는 곳에서 일하고 있단 말이에요."(282쪽) 돼지 창자의 배설물을 씻어 소시지와 곱창 재료로 쓸 수 있게 하는 일을 하는 직원의 증언이다. 문자 그대로 육시(戮屍)랄 놈의 일이 다름아닌 미국의 도살장에서 자행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와는 관계 없는 미국 돼지 고기 이야기니 이번에도 신경 쓸 것 없다고?

지금 '뜨거운 감자'가 된 미국 쇠고기는 어떻게 '제조'될까? "(소들은)소똥으로 범벅이 되죠. 도살장 통로로 질질 끌려 나오니까 똥이 묻는 거죠.…(중략)…작업 반장은 소를 발로 차고, 쇠스랑으로 찌르고, 손에 잡히는 대로 뭐든 들고 소를 괴롭힙니다."(141쪽) 이미 입이나 항문에 갈고리가 찍혀 산 채로 끌려오느라, 거반 죽은 상태다.

미국의 '인도주의적 축산 협회'의 수석 조사관이면서 여성 동물 보호 운동가인 게일 아이스니츠는 생명의 위험을 무릅쓰고 불결한 도살장에 잠입, 펜과 카메라로 끔찍한 진실을 취재했다. 피냄새 물씬 풍기는 사진과 도축 과정 등을 묘사한 그림에서는 현장감이 날것으로 전달된다. 책이 말하는 바, "당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진실은 어떤 것일까? 저자와 도살 인부들과의 적나라한 대담들은 치사량을 넘는다.

시카고의 대형 도살장(하루 600마리 도살) 등을 누벼 적나라하게 묘사되는 도축의 현장, 그를 둘러싼 권력의 행태는 현대가 얼마나 그 속으로는 야만의 힘에 의지하고 있는가를 확인시켜 준다. 치명적인 박테리아 변종인 0157:H7 대장균에 오염된 고기를 먹고 죽음의 문턱에 내몰린 어린이, 본격 도살 전 머리에 총을 쏘는 것이 임무인 남자, 미 농무부 직원 등 쇠고기와 관련된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차라리 점잖다. 초고속 도살장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의 이직률은 100%인데, 저자에게 이 같은 도살장의 진실을 털어놓은 사람들은 일찌감치 미 농무부에 의해 해고당할 정도로 책의 내용은 미국 정부에 치명적이다.

가축들은 탱크 속 펄펄 끓는 물에 빠트린 뒤 도살된다. 그에 앞서 가축들의 목을 따는 일이 임무인 어느 남자는 극도의 혼돈 상태에 빠져 자기 목을 칼로 베고 말 정도였다. 만일 도축 중 출산되는 송아지(slunk)는 어찌 될 것인가? 송아지 피는 암 연구에 특히 유효하다. 소의 자궁을 찢어서 송아지를 꺼내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몬도가네가 따로 없다.

지은이를 현장 조사와 책의 집필로 내몬 것은 한 통의 편지였다. 대규모 도살장에서 도살되는 소들이 산 채로 껍질 벗겨지고 절단되며, 직원들은 근무 환경이 주는 심각한 스트레스로 황폐해져 있다는 내용이었다. 끔찍한 환경을 공개하고 녹음과 서면 진술서 등에 적극 협조한 도살장 근무 직원과 공무원 등 '내부 고발자'들에 대해 그가 간곡한 감사를 표하는 것은 그래서다.

지은이는 이번 번역판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특별히 마련, "한국은 5년간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했다가 유감스럽게도 재개했다"며 "촛불 시위와 토론, 서명 등을 통해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아주 훌륭한 일"이라고 밝혔다. 매년 미국에서는 1억100만 마리의 돼지, 3,700만 마리의 소, 400만 마리의 말ㆍ염소ㆍ양이 도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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