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16 12:22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장
(*.144.72.151) 조회 수 5197 댓글 1
<강아지똥의 작가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 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이다. 우리 집에도 두세 번 다녀 갔다. 나는 대접 한 번 못했다.
위 세 사람은 내가 쓴 모든 저작물을 함께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짐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 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 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 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 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 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 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0일 쓴 사람 권정생
주민등록번호 370818-*******
주소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7
내가 죽은 뒤에 다음 세 사람에게 부탁하노라
1. 최완택 목사, 민들레 교회
이 사람은 술을 마시고 돼지 죽통에 오줌을 눈 적은 있지만 심성이 착한 사람이다.
2. 정호경 신부, 봉화군 명호면 비나리
이 사람은 잔소리가 심하지만 신부이고 정직하기 때문에 믿을만하다.
3. 박연철 변호사
이 사람은 민주 변호사로 알려졌지만 어려운 사람과 함께 살려고 애쓰는 보통 사람이다. 우리 집에도 두세 번 다녀 갔다. 나는 대접 한 번 못했다.
위 세 사람은 내가 쓴 모든 저작물을 함께 잘 관리해 주기를 바란다. 내가 쓴 모든 책은 주로 어린이들이 사서 읽은 것이니 여기서 나오는 인세를 어린이에게 되돌려 주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만약에 관리하기 귀찮으면 한겨레신문사에서 하고 있는 남북어린이 어깨동무에 맡기면 된다. 맡겨 놓고 뒤에서 보살피면 될 것이다. 유언장이란 것은 아주 훌륭한 사람만 쓰는 줄 알았는데 나같은 사람도 이렇게 유언을 한다는 것이 쑥스럽다.
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 짐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 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 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 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 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 저기 뿌려 주기 바란다.
유언장 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 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웃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 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 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엔 얼간이 같은 폭군 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 지 모른다.
그렇다면 환생은 생각해 봐서 그만 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0일 쓴 사람 권정생
주민등록번호 370818-*******
주소 경북 안동시 일직면 조탑리 7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 2605 | 코레아씨 [Corea] 3 | 괭퇘 | 2007.12.09 | 6787 |
| 2604 |
손기정의 우승의 감격...육성...(1936년)
|
연이~ | 2007.12.08 | 5331 |
| 2603 | 폴 포츠.. 휴대폰 판매원에서 스타로. | =-= | 2007.12.05 | 5457 |
| 2602 |
metaphysica 그리고 감과 포도주.
11 |
콩쥐 | 2007.11.29 | 7361 |
| 2601 |
질럿습니다~ 마이크
4 |
복숭아boy | 2007.11.29 | 5348 |
| 2600 | 난이도 좀 봐주세요 4 | 유의선 | 2007.11.27 | 5499 |
| 2599 | Under the green wood tree 칠 때요 4 | 항해사님 팬 | 2007.11.26 | 4180 |
| 2598 | 싸움말리는 방법 1 | tomcat | 2007.11.26 | 3692 |
| 2597 | 저좀 위로해 주세요.. 12 | 꿈틀 | 2007.11.25 | 5113 |
| 2596 |
어딘가 이상해요 >_<
|
으니 | 2007.11.24 | 3761 |
| 2595 |
고양이가 준 선물.
10 |
콩쥐 | 2007.11.23 | 4679 |
| 2594 |
맥주깡통 그리고 식물의 정신세계.
1 |
콩쥐 | 2007.11.22 | 5087 |
| 2593 | 허경영 드디어 TV에 검증받다!!! | 긍정의 힘 | 2007.11.19 | 4472 |
| 2592 |
손떨림과 상관없는 사진
8 |
콩쥐 | 2007.11.18 | 5052 |
| 2591 |
우리집 컴퓨터 배경화면
|
콩쥐 | 2007.11.18 | 5385 |
| 2590 |
ALEN 의 CD
3 |
콩쥐 | 2007.11.18 | 4201 |
| 2589 |
인천공항
2 |
콩쥐 | 2007.11.17 | 4107 |
| 2588 |
[re] 도착한 알렌 가라기치
11 |
콩쥐 | 2007.11.17 | 5975 |
| 2587 | 안녕하셨어요~~??ㅋ 1 | 쑤니 | 2007.11.16 | 3911 |
| 2586 | 모텔방이된 버스(펌) 2 | 복숭아boy | 2007.11.15 | 4758 |
| 2585 |
풉~
2 |
ㅎㅎ | 2007.11.12 | 4635 |
| 2584 |
음악도 같이듣는 푸우짱.
9 |
수 | 2007.11.11 | 6009 |
| 2583 |
이 사진이 일출전일까요 일몰후일까요?
9 |
복숭아boy | 2007.11.11 | 5514 |
| 2582 | 허경영만 부시에게 초대받은 이유? | 다물 | 2007.11.10 | 4818 |
| 2581 | Kaori Muraji 어렸을때 연주 모습 3 | 고정석 | 2007.11.10 | 5456 |
| 2580 |
항해사님...
9 |
지초이 | 2007.11.07 | 5373 |
| 2579 |
산골의 늦가을 풍경
3 |
산골strs | 2007.11.06 | 4780 |
| 2578 |
순돌이 모습
15 |
복숭아boy | 2007.11.04 | 5183 |
| 2577 |
순돌이 모습 2
|
복숭아boy | 2007.11.04 | 4004 |
| 2576 |
[가요]숙녀에게...
4 |
채소칸 | 2007.11.03 | 5149 |
| 2575 | "소말리아서 피랍 북한배 풀려나"<케냐 관계자>(종합) 6 | 오모씨 | 2007.10.31 | 5777 |
| 2574 |
마지막 상자
1 |
콩쥐 | 2007.10.28 | 4341 |
| 2573 |
노다메 칸타빌레 (만화, 에니매이션, 드라마로 제작)
14 |
콩쥐 | 2007.10.27 | 6934 |
| 2572 | 노다메 칸타빌레 제1화 | 고정석 | 2007.10.27 | 5163 |
| 2571 |
재떨이......
2 |
엘마라비노 | 2007.10.20 | 4209 |
| 2570 |
저의 연애작업 진행현황.....
7 |
=-= | 2007.10.18 | 5737 |
| 2569 |
[re] 저의 연애작업 진행현황.....
1 |
저도 | 2007.11.14 | 3940 |
| 2568 | 사랑할만한 사람 - 12 | 으니 | 2007.10.18 | 5467 |
| 2567 |
소풍갈 준비하는 지초이님의 홍옥.
3 |
콩쥐 | 2007.10.18 | 4280 |
| 2566 |
보디빌더 사진
3 |
채소칸 | 2007.10.18 | 5135 |
| 2565 |
우리 크리미 어릴 적 색깔과 비슷해요.
4 |
산골strs | 2007.10.17 | 4374 |
| » |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장 1 | 강아지똥 | 2007.10.16 | 5197 |
| 2563 | 요즘 이노래 인기죠? ㅋㅋㅋ 1 | 채소칸 | 2007.10.16 | 4440 |
| 2562 | 일요일엔 고정석님이 만든기타 현 걸어보는날. 4 | 콩쥐 | 2007.10.13 | 4467 |
| 2561 | (충격!) 한국 고등학생의 축구 응원 11 | -情- | 2007.10.13 | 5615 |
| 2560 |
산토끼
6 |
콩쥐 | 2007.10.09 | 4485 |
| 2559 |
기타계의 원더걸스!!!
9 |
희주 | 2007.10.01 | 5086 |
| 2558 | 차구입관련 상담도 해주시나요??^^ 16 | 꼬마자동차 | 2007.09.30 | 5573 |
| 2557 |
다행이다
|
헬리코박터 | 2007.09.28 | 4207 |
| 2556 |
이탈리안콘체르토 연주할 최지원양.
1 |
콩쥐 | 2007.09.25 | 6938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세상에는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꼭 있어야 할 사람, 있으나 마나한 사람, 없는 것이 나은 사람."
이 교수님은 강아지똥이라는 작품을 꼭 봤어야 했습니다.
유서가 진솔하면서도 위트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