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남아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지금은 어디에 머물렀을까
어느덧 혼자 있을 준비를 하는
시간은 저만치 우두커니 서 있네
그대와 함께한 빛났던 순간
가슴에 아련히 되살아나는
11월은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
빛 고운 사랑의 추억이 나부끼네


* 아메리카 원주민 아라파호족은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 달'이라 부른다.

- 정희성, 2005.



"저문 강에 삽을 씻고"의 정희성 시인이다. 현실을 일깨우면서도 가슴이 젖어있는 시를 썼던 그 시인이, 투박하면서도 담담하게 이야기했던 그 시인이, 11월을 그리고 사랑을 노래하니 이런 시가 나왔다. 1978년과 2005년의 간극은 이런것인가. 대놓고 언급한 "사랑", 케케묵은 그 단어 "추억", 게다가 "그대".. 하지만, 오늘같이 하늘 어두운 날, 소리내어 읽어보면, 이 시가 가진 진실의 힘이 내 안에서 툭툭 발길질을 해대는 것이 느껴진다. 현실참여의 시로 유명했던 그가 사랑을 노래했다해서 현실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사랑이나 추억이니 그대를 늘어놓았다해서 진실성이 없어진 것이 아니었다. 진실없인 사랑없고, 그것은 신기루도 아닐테니까. 시간을 외면할 일이 아니라, "우두커니 혼자 있도록" 해 줄 일이다.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어가는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바닥 썩은 물에
달이 뜨는 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 정희성, 1978

Comment '4'
  • 기영 2005.11.29 20:54 (*.248.117.4)
    너무 오랫만이십니다 글이 예전과 달리 중간중간 비어있어 더욱 좋군요
  • 저녁하늘 2005.11.29 21:29 (*.239.96.103)
    으니야. 잘 있지^^?
    난 열라 바빠용... 으흑흑...--..-ㅜ
  • 으니 2005.12.04 07:07 (*.237.79.229)
    힝.. 왜 하늘님은 기별에 답장을 안주십니까
    저에게 하신 그 약속을 저버리실만큼 그리도 바쁘신지요
  • 저녁하늘 2005.12.04 23:33 (*.255.29.227)
    앗. 으니님! 저 전화기 잃어버리고 한 3-4주 못 만들고 버티다 한달 전에 다시 만들었어요...
    010-6417-6440
    제가 낼모레쯤 문자 드릴게요~^.^

    방금 들어오다 보니 무지 춥던데... 따뜻하게 보일러 틀고 잘 이써요~~~
    아유. 방바닥 차가워...-_-"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038 알면 다친다. 콩쥐 2014.10.24 3798
2037 안동여행 3 file 건달 2006.04.25 3798
2036 왜 금자씨는 친절하게 복수했을까? 3 file 콩쥐 2005.08.15 3798
2035 사랑할만한 사람 (6) 롤랑 디앙스에게 9 file 으니 2004.04.06 3798
2034 저기 누군가 비에 젖어 4 금모래 2009.12.01 3797
2033 이젠 악플은.. 1 2008.10.08 3797
2032 기타매냐 로고 4 file iBach 2004.05.24 3797
2031 프로그램 4 file 버들데디 2009.06.12 3795
2030 설문조사임다 9 np 2008.10.04 3795
2029 축구문외한 5 셀러브리티 2006.06.14 3795
2028 노을 3 file 2004.10.02 3795
2027 수박 먹는 히틀러레요~ 1 오모씨 2004.08.11 3795
2026 로버트 할리가 외국인 학교를 직접 설립한 이유 로비트 2015.01.31 3794
2025 엇 ? 비행접시가 ! 4 file 파랑새야 2009.06.24 3794
2024 매냐 칭구들은 내숭쟁이 2 np 2008.04.27 3794
2023 대세는 스포츠? 5 쏠레아 2009.05.22 3793
2022 [re] 연습하고 있는데 감히!! 2 file 기타사랑 2005.07.08 3793
2021 지구상에서 없어져야할 놈들... 2 file Jason 2007.02.02 3792
2020 재미있게 읽은 글 23 윤진석 2004.08.15 3792
2019 전라광주는 온천지기 맛나는뎅...ㅋㅋㅋ 1 곰팽이 2002.06.19 3792
2018 영작 부탁드립니다 ㅠㅠ 4 베르봉 2009.05.21 3791
2017 아토피가 한국만 떠나면 나아요? 16 file 콩쥐 2008.01.23 3791
2016 롤랑 디용 오늘은 납치하지 않습니다 4 으니 2004.03.27 3791
2015 김문수.. 정신나간 것들이 참 많네요 4 어이상실 2009.01.04 3790
2014 요거이 연습중인 여명군입니다. 3 file 김한진/여명 2005.07.11 3790
2013 군인들도 즐길 자유가 있다^^ 9 기1반 2005.01.10 3790
2012 이사를 했어요. 18 건달 2004.05.05 3789
2011 에스떼반님 글을 읽은 뒤에 2 친구 2010.07.27 3788
2010 북한 기타 신동.. 5 ㅁㄴㅇ 2009.10.14 3788
2009 싸우기 싫을때 대처방법(펌) 2 찾던이 2003.05.15 3788
2008 거침없이 해피킥 4 으니 2007.09.06 3787
2007 일하러 가다가 버스에서본 끙차~~!! file 복숭아 boy 2007.05.04 3787
2006 마지막 사진........... 1 file Jade 2006.07.07 3787
2005 변소 - 해우소 쏠레아 2009.06.07 3786
2004 잘 친건가? 못 친건가? 2 땡땡이 2007.04.30 3786
2003 스미마셍~............하라쥬꾸의 아기천사. 3 file 2005.05.08 3785
2002 인터넷 뉴스는 어딜봐야해요? 4 콩쥐 2008.06.05 3784
2001 음악회 가는길....2 2 file 콩쥐 2009.09.04 3783
2000 이런 눈물나는 일이...ㅠㅠ 5 올페 2008.06.07 3783
1999 애인이랑 헤어진... 4 file 민수 2004.04.22 3783
1998 즐기는자가 왕인이유. 4 2003.05.22 3783
1997 투명인간 성완종 그리고 광화문진압공작 파파이스 2015.04.27 3782
1996 종교에 관련된 또 다른 질문입니다 20 np 2008.07.09 3782
1995 miro의 그림. 3 file 콩쥐 2006.09.29 3782
1994 외모는 기만적이다... file 야맛있다 2005.04.21 3782
1993 타 사이트에서 추천 해서 한 참 써핑하고 갑니다. 2 2004.07.01 3782
1992 화분 몇개.... 2 file 콩쥐 2009.06.07 3781
1991 ☞ 벽돌길 조깅하기^^ 화음 2001.02.18 3781
1990 서약서:한달간 매냐 아이쇼핑만 하기 2 Spaghetti 2008.09.29 3780
1989 대자유 3 루팡 2008.09.10 3780
Board Pagination ‹ Prev 1 ... 101 102 103 104 105 106 107 108 109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