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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주 동안 정말 징하게 앓았습니다..
첫 주는 근육통과 미열, 기침으로 보내고 금요일쯤 좀 나아지려나 했더니
토요일에 온 입안에 혓바늘이 돋아서 하루에 한끼 죽만 먹으며 또 한 주를 보냈어요.
(전 앓아본 병 중에 입병이 제일 싫다구욧..ㅋㅋ)
엊그제 밤새도록 앓느라 잠을 못 자서
1교시 수업을 교환하고 오후 1시쯤에 겨우 학교에 가서 3시간 수업을 했는데
종례를 들어가보니 3명이 4교시에 오고, 2명은 아예 안 왔더라고요..
3학년은 지금 기말고사가 끝나고 거의 조금씩 망가지는 분위기인데...
내가 그 타이밍과 딱 맞춰서 앓는 바람에...
2주 동안 너무 기운이 없어서 지각생을 못 잡으니 점점 출석부가 엉망이 되는데도
말하는 것조차 너무 힘들어서 그냥 냅뒀는데... 결국 일은 이 지경이 되버립니다..
4교시에 온 3명을 교무실에 불러다 놓고

느들 내가 아픈 건 아냐?
끄덕끄덕(알고 있다니 다행인지..불행인지..ㅜㅜ)
니들 보기엔 어떨지 몰라도 내가 지금 심각하게 아프다.
....
내가 왜이렇게 기를 쓰고 학교에 나오는 거 같냐?
....
응? 느들 보기엔 무식해보이지? 아파 죽겠으면 그냥 하루 제끼지, 왜이렇게 기를 쓰고 나오는지 나 무식해보이지?
....아니요
아니긴 뭐가 아니야.. 말해봐. 왜 그럴 거 같냐?
....선생님이니까요..?..(이 의문문은 또 뭐냐고)
선생님이면 뭐! 선생님도 휴가 있는데 하루 휴가 내고 쉴 수 있는데..
....
나는..(이때부터 벌써 서러움이 복받치기 시작..) 느들한테 했던 말이 있어서... 아파서 죽겠지 않는 이상
학교에 나오라고 내가 했던 말이 있어서.. 내가 여기서 하루 쉬어버리면(컥. 복받쳐서 숨 한번 막혀주시고..)
너희한테 앞으로 할 말이 없을 것 같아서 (컥..) 그래서 나오는데..
느이들은 치사하게 그걸 이용해서 나를 이렇게 실망시키는구나..(컥)
(한명이 벌써 눈물이 글썽글썽거린다. 그걸 보니까 막 더 서럽고..)
가라..더이상 말할 필요도 없다. 가라 빨리 가라(눈물이 막 나와서 죽는 줄 알았어요)

그랬더니 밍기적밍기적 거리다가 쓰윽 나가더라고요.


교무실에 다른 선생님 반 학생하고 상담 중인데 세상에~
어찌나 눈물이 나고 서러운지.. 괜히 애꿎은 모니터 바라보며 마우스 꾹꾹 클릭해가며
눈물을 참느라 죽는 줄 알았어요.
겨우겨우 진정을 시키고 물 한컵 들이키고 심호홉을 하고 있는데...
출장 갔다가 들어온 옆자리 선생님이 얘기를 걸어오면서...
앞자리 상담하시던 선생님이 제 얼굴을 보셨는데
어맛! 선생님 울었어? 뭐야?
울기는요, 안 울었어요...
안 울긴 뭐가.. 빨리 말해봐, 울었어? 안울었어? 울었지?
어머낫.. 왜울었어? 아파서? 많이 아파?
아니 아까 애들 셋이 서있다 갔는데 걔네 때문에 울었어?
(어휴.. 이런 것 좀 그냥 모른 척 넘어가 주시면 안되나요ㅠㅠ)

그러니까 진짜 눈물이 죌죌죌 흐르는 거에요.

아 완전 슬픈 영화보고도 눈물 한방울 안흘린다고 소문난 냉정한 넨네씨의 스타일이 다 구겨졌어요.
결국은 그날 중요한 모임이 있어서 겨우겨우 진정하고 참석했는데
식사하는 도중에 한놈은 흑흑거리며 전화해서 잘못했다고 빌고
한놈은 문자로 앞으로 정신 차리겠다고 용서를 빌대요.
그러니까 또 눈물이.. ㅋㅋ

교직생활 2년만에 완전 눈물바가지였습니다.
엊그제 놈들에게도 얘기했지만... 내 탓이죠..
확실히 아이들은 담임이 어떻게 얼마나 관심을 기울이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내 몸이 죽겠으니 그동안 아이들 못 들여다 봤거든요.
입병 때문에 말을 못해서 반장한테 종이에 적어주고 종례 시켰던 적도 두번이나 되고요.
그런데 학급이 너무 빨리 무너지더라그요. 시기적 요인도 있겠지만....
암튼 아프지만 않았으면 이리 무너지지도 않았을 거고 눈물도 절대 안 났을 텐데...
선생님은 정말 강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많이 좋아져서 뜀박질 벌도 주고, 잔소리도 잔뜩 해줬어요.
원래대로 복구시키는데 얼마나 걸릴지.. 휴우.  
여러분도 독감 조심하세요!!!!!!!!!!! 정말 죽음입니다. 죽음!!!!
  
Comment '8'
  • 토토 2005.10.28 22:57 (*.205.43.186)
    저도 기침한달째 하는데 사는게 사는 것 같질 않슴다.. ;;..
  • 콩쥐 2005.10.28 23:28 (*.148.212.31)
    건조하고 사람 많은데 가면
    첨보는 바이러스가 마구돌아댕겨서
    대응책마련못해서 결국 독감등에 걸리죠.

    습기적당한 곳에서 따스하게 혼자있으면
    독감이 감히 접근을 못하는데.......
    따슨물도 많이 마시구 따습게 주무시고요.....
  • 누피 2005.10.29 00:16 (*.148.15.1)
    넨네님은 천사들의 합창 2 에 캐스팅해야할 거 같아요 ^^
  • abrazame 2005.10.29 01:07 (*.236.93.59)
    저도 열흘 넘게 쿨럭대다가 오늘, 아니 어제 병원에 갔더니 폐렴이라네요.
    춥고 건조한 게 문젠데, 오늘은 속옷이라도 빨아널고 자야겠어요. ㅋㅋ~~
    왕년에 저도 선생님 잠깐 했었는데, 문제아들 때문에 밤마다 집에 와서 혼자 가슴아파하며 눈물 흘리던 기억이.
    그렇게 제 가슴에 못박던 놈들, 지금 스물 네살씩 된 놈들도 있는데요.
    더러는 짤리고 더러는 무사히 졸업을 했지요.
    근데, 짤린 놈이나 졸업한 놈이나 지금은 아.주. 자~알 살고 있답니다.
    그놈들, 지금은 호칭만 선생님이지 거의 술친구로 맞먹기도 해요.
    그 괘씸한 놈들. 그래도 가끔 삶이 버거울 때 저로 하여금 한편으로 웃음 짓게 만드는,
    지금은 제 인생의 너무나 소중한 동반자들이랍니다.
    새내기 선생님다운 열정을 간직한 넨네님 참 부럽네요.
    감기는 얼렁 쫓아버리시고, 그 열정은 꾸준히 간직하시길...
  • 쑤니 2005.10.29 08:08 (*.111.250.226)
    혹시... 실업계 고등학교??ㅡㅡ;;
    지각생을 못잡으신다는 말씀이....보통학교는 아닌거 같아서...
    에효... 힘내세요^^
    건강해야 애들도 잡습니다...ㅋ
  • 쑤니 2005.10.29 08:13 (*.111.250.226)
    참고로...ㅋㅋ
    저희반은 8시 20분까지 교실에 안들어와 있으면 무조건 벌금 천원씩인데....ㅋㅋ
    다~~ 모아서... 가끔 잘하는 일 있으면 모아뒀던 돈으로 피자 몇판씩 사주구...
    지각은.... 맨날 하는 놈들이 하니깐... 정말... 달리 방법이 없는거 같애요...ㅡㅡ;
    전 그냥 누이좋고 매부좋고의 방식을.....ㅋㅋ
  • nenne 2005.10.29 19:06 (*.232.18.222)
    토토님, 병원에는 다니시는 거죠???
    콩쥐님, 물은 별명이 붕어일 정도로 많이 먹고요, 아마 건조해서 그런가봐요. 휴대용 가습기 없나ㅠㅠ
    누피님, 저 히메나선생님처럼 되고 싶은데 외모도 성격도 안되여ㅎㅎㅠㅠ
    abrazame님,얼라들이 다같이 잘 살고 있다니 넘 좋네요. 샘들 다 그러시겠지만 너무 힘들때는 그냥 니 맘대로 하라고 탁 놔버리고 싶다가도 나중에 왜 내 손을 놓았냐고 두고두고 원망할 것 같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슴만 아파요. 진정 아이를 위한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그래도 끝까지 잡는게 제 역할 맞는 거죠? ㅠㅠ 선배니까 가르침을 주세요!
    쑤니님, 실업계고등학교 맞아요. 그 중에도 조금 악명 높았죠. 근데 밖에서 보는 거랑 안에서 지내는 거랑은 또 달라요. 정이란 놈 때문에 그런게 아닌가 싶어요. 나름대로 안에서는 우덜끼리 즐거운 일도 많거든요. 결국은 사랑스러운 치토스들이에요!!!
  • 아가타 2005.10.29 20:07 (*.69.185.83)
    우리는 감기 바이러스 입니다. 당신의 육체를 정화하기 위해 찾아온 손님입니다.
    신의 들숨이 들어오는 통로를 청소하기 위해 우리는 여러분을 방문합니다.

    인간들의 세포는 본능적으로 낯선 에너지에 대한 방어본능이 자동적으로 작동이 됩니다.
    여러분의 세포는 항상 우리를 이방인처럼 경계를 하고 방어를 합니다.
    그래서 여러분은 종종 우리들과 전쟁을 하고자 합니다. 이런 전쟁의 표시는 몸에 열과 통증을 발생시킵니다.
    우리는 중립적인 에너지로 신의 업무를 수행합니다. 신의 들숨이 들어오는 통로를 청소하는 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리들은 여러분의 목과 코 주위에 형성된 탁한 에너지들을 <물질화>시켜
    콧물, 기침, 가래 등으로 만들어 밖으로 배출시킵니다.
    탁한 에너지 상태에서 몸 밖으로 내보내려면 열을 내어 방출시킬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화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갑니다.
    여러분이 먹는 약들은 우리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통증만을 감소시킬 뿐입니다.
    우리는 정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밖으로 배출됩니다.

    때로는 인간세포의 이런 본능을 이용하고자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이에겐 좋은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고, 어떤 이에겐 부정적인 바이러스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것은 여러분의 선택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는 신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합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에너지가 다가왔음을 느껴 주십시오.
    우리는 여러분의 신의 들숨이 들어오는 통로를 정화시킬 것입니다.
    정화하는 과정이 다소 고통스러울 지라도 우리는 충실히 역할을 수행하고 떠날 것입니다.
    허용하고 받아 들이십시오. 우리는 여러분의 적이 아니라 친구입니다.

    여러분에게 우리가 빨리 떠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겠습니다.
    - 우리가 찾아왔음을 느꼈을 때 <뜨거운 물>이나 <뜨거운 차>로 <열>을 내어 우리를
    밖으로 기화시켜 <열>로 방출 하십시오.
    - 좀 더 정화가 들어갔을 때에는 콧물과 기침 가래 등 <물질화된 탁한 에너지>를 최대한
    밖으로 배출시켜 주십시오. 그리고 적절한 <습도>를 유지시켜 주십시오...

    우리가 정화를 하는 동안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내면으로 들어 가십시오.
    우리는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고 떠나갑니다. 우리는 여러분의 친구입니다.

    - 감기 바이러스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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