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적에.

by Z posted Oct 03, 200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대학 다니던 시절에
모 고등학교를 나온 한 칭구가 자기네 학교 교장 선생님이 쓰신 에세이라며 내게 빌려준 적이 있었다.
제목은 <그 세월 그 사연>.
내용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내게 와 닿은 제목.
과거는 가끔 진한 노스텔지어를 느끼게끔 한다.

인터넷 뉴스를 보니까
예전에 <스잔>이라는 노래로 유명했던 김승진이라는 가수가 컴백한단다.
영화 <품행제로>에서 임은경이 좋아하던 가수.
벌써 그의 나이 37.
그 시대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가수가 또 한명 있었더랬지.
<박 혜성>이라고, <경아>,<도시의 삐에로>라는 노래를 부른...

80년대 중반을 살짝 넘은 어느 시절에
서울시의 강북에 위치하던 고등학교끼리 이른바 조인트 콘서트를 가진 적이 있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내 칭구넘이 록 밴드를 결성해서 건아들의 <젊은 미소>등의 노래를 불렀고,
기타리스트 배모씨님의 모교인 동*고등학교에서는 엘비스 프레슬리의 모창을 기가 막히게 하는, 얼굴이 희멀겋게 생긴, 박정희(대통령이랑 이름이 똑 같다..-_-;;)라는 이름의 칭구가 참가하였더랬다.
그 칭구가 간드러진(솔직히 느끼한-_-;;) 바이블레이션을 할 때,
객석에 있던 모든 여학생들의 눈이 하트로 변하며 뒤집어졌더랬다...
공연이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그 느끼한 칭구 주의로 개떼 같이 몰려드는 여고생들.
무명 주제에 사인 공세라...
그 때 그가 유명해지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했었던 것 같다.
그 느끼한 바이블레이션의 소유자가 바로 박혜성이었던 거다...
이름 처럼 혜성같이 떠서 티브이에 나올 때도
내겐 역시나 느끼하였더랬다...-_-;;

그렇게 인기 좋았던 그들도 90년이 되니까 인기도 시들해지고
요즘 아이들은 그들의 노래와 이름조차 모른다.

2000년에 비틀즈의 음반 <1>을 구입했다.
비틀즈의 1위곡만을 모아 출반한 것인데,
재미있는 건 1위곡들을 모은 그 음반까지 빌보드 챠트 1위를 했다는 거다...
비틀즈가 해체한지도 벌써 35년.
멤버 중 2명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더니
아마 이들을 두고 하는 말인가보다.
그런데 그보다는 인생이 예술보다 긴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아직까지 살아 있어도, 세월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어도 잊혀진 노래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런데 때론
잊혀질 때 잊혀지더라도
괜찮은 음악 한곡 만들어 봤으면, 하는 때가 있다.
잊혀질 건덕지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을 것 같다는.




  

Articles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