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6 02:55
술마시고 여기다 풀어야지..
(*.117.182.155) 조회 수 3372 댓글 8
이제 기껏 맘잡고 공부한다고 시작한게 스물의 마지막해..
친구들은 다들 취직하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뒤늦게 공부한답시고 뛰어든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저 산너머 고시원에 80번대 학번의 형님들이 세월은 거꾸로 흐른다고 만화방에서 밤새워 만화보고 계신걸 보면 나의 장래의 모습이 아닐까 걱정도 되고..
내 공부가 합격권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휘발유통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자신을 말리지 못하는건.. 의지가 약해서일까 아님 너무 강해서일까..
선후배들이 판사니 검사니 직급 내미는게 부러워서일까 아니면 조금 더 나은 경제적 생활을 바라는 욕심일까..
책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분명 페이지 숫자는 넘어갔는데 검은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니.. 보고 또 보고.. 드라마는 보고 또 보면 대사마저 외우겠는데 왜 이리 머리에 안 들어오는가..
곰곰히 제대후 8여년을 늘 고민해온 결과.. 적성 자체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게 늘 결론.. 못쓰는 기계조각 고치고 다듬는건 왜 그리 밤새워 해도 재미있는지..
내가 왜 이 공부를 시작했나.. 그냥 적당한 기업체에 적당히 원서 넣어보고 적당한 곳에 붙으면 적당한 연봉받고 적당한 여자만나서 적당히 결혼하고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 살면 될 것을.. 이젠 되돌아가기도 너무 먼 길..
공부를 하려면 관심사를 줄여라고.. 누군가 말을 해줬는데... 난 아직 이 세상에 궁금하고 재미있는 일이 너무나 가득한걸.. 어쩌라고.. 아직 못들어본 노래도 많고 아직 못 나눠본 이야기도 많고 아직 못 읽은 책도 많고 아직 못 만나본 사람도 너무나 많은데.. 이걸 미뤄놓고 살긴 너무 싫은데..
이런 정체성의 혼란은 스무살때 끝냈어야 하는건데.. 왜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진작 학교때려치우고 다른 전공을 살려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내가 스물셋,넷 시절에 내 나이가 절대 많은게 아니라고 누가 한번만 이야기 해줬더라도 좋았을것을.. 스스로 알지 못한 잘못이 99%겠지만..
그리고.. 넌 왜 아직도 들려오는 노래에.. 티비에서 나오는 영화에.. 이젠 낙옆 하나씩 내려앉는 밴취에.. 그렇게 아직도 남아서 날 괴롭히는지..
백수 이야기 끝~
친구들은 다들 취직하고 장가가고 시집가고.. 뒤늦게 공부한답시고 뛰어든 이 길이 맞는지 아닌지..
저 산너머 고시원에 80번대 학번의 형님들이 세월은 거꾸로 흐른다고 만화방에서 밤새워 만화보고 계신걸 보면 나의 장래의 모습이 아닐까 걱정도 되고..
내 공부가 합격권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걸 알면서도 포기하지 못하고 휘발유통 짊어지고 불속으로 뛰어드는 나자신을 말리지 못하는건.. 의지가 약해서일까 아님 너무 강해서일까..
선후배들이 판사니 검사니 직급 내미는게 부러워서일까 아니면 조금 더 나은 경제적 생활을 바라는 욕심일까..
책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 분명 페이지 숫자는 넘어갔는데 검은건 글씨요 하얀건 종이니.. 보고 또 보고.. 드라마는 보고 또 보면 대사마저 외우겠는데 왜 이리 머리에 안 들어오는가..
곰곰히 제대후 8여년을 늘 고민해온 결과.. 적성 자체가 전혀 맞지 않는다는게 늘 결론.. 못쓰는 기계조각 고치고 다듬는건 왜 그리 밤새워 해도 재미있는지..
내가 왜 이 공부를 시작했나.. 그냥 적당한 기업체에 적당히 원서 넣어보고 적당한 곳에 붙으면 적당한 연봉받고 적당한 여자만나서 적당히 결혼하고 그냥 그렇게 물 흐르듯 살면 될 것을.. 이젠 되돌아가기도 너무 먼 길..
공부를 하려면 관심사를 줄여라고.. 누군가 말을 해줬는데... 난 아직 이 세상에 궁금하고 재미있는 일이 너무나 가득한걸.. 어쩌라고.. 아직 못들어본 노래도 많고 아직 못 나눠본 이야기도 많고 아직 못 읽은 책도 많고 아직 못 만나본 사람도 너무나 많은데.. 이걸 미뤄놓고 살긴 너무 싫은데..
이런 정체성의 혼란은 스무살때 끝냈어야 하는건데.. 왜 똑같은 고민을 하면서도 진작 학교때려치우고 다른 전공을 살려볼 생각은 하지 못했는지.. 내가 스물셋,넷 시절에 내 나이가 절대 많은게 아니라고 누가 한번만 이야기 해줬더라도 좋았을것을.. 스스로 알지 못한 잘못이 99%겠지만..
그리고.. 넌 왜 아직도 들려오는 노래에.. 티비에서 나오는 영화에.. 이젠 낙옆 하나씩 내려앉는 밴취에.. 그렇게 아직도 남아서 날 괴롭히는지..
백수 이야기 끝~
Comment '8'
-
자신을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순간 승부는 결정난거라고 생각합니다.
긍정적인 사고, 적극적인 행동이 본인을 강철보다도 더 강하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이세상이 뭐라하든 내가 결정한 일... 평생 살아오면서 내가 하고싶어서 한 일이 얼마나 되는지 잘 생각해보면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에 얼마만큼의 열정을 쏟아 부어야 되는지 알 수 있을겁니다.
자신감...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강하게 만들어주는 무기인거 같습니다.
자신감을 가지시고 목숨걸고 덤비면 안되는게 어디있습니까... 열심히 하십시오.
그래서 반드시 성공하십시오. 제가 꼭 기원해드리겠습니다. -
70대 할아버지가 이글 읽으면 디게 부러워하시겠다....20대라니 이런이런....
-
으음.....-_-ㆀ 술김에 적은 글인데... 지울려니 밑에 정성껏 리플달아주신 분들 땜에..ㅋㅋ
감사합니다..ㅠㅠ 민망해서 몇일간 못오겠군요...ㅠㅠ 술을 먼저 끊어야 할것 같습니다.. -
사불급설 이라..-_- 한번 내뱉은 말은 네마리의 마차로도 따라잡을 수 없구나..ㅠㅠ
-
서울에 올라가 공부한지 2년뒤에 필기 합격하고, 면접에서 낙방.
그다음 1년뒤에 재도전은 아예 필기도 합격 못하고 낙방. 바로 미련없이 고향으로 돌아왔읍니다.
공부 하시는 도중에 지금 쓰신 내용데로 느낌이 드신다면 접으시는 것도 한 방법이겠읍니다.
아니면 앞뒤옆 보지 마시고 다시한번 도전해 보시는것이 어떨른지..., -
역시,, 기타매니아 분들은 양반들같애. 딸꾹.
-
전어철이지요..^^ 해파리때문에 전어값이 폭등이라는데.. 우울한 소식이군요..ㅜㅜ
전어구이의 맛은 역시 대가리를 한잎에 베어무는..ㅋㅋ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5837 | 서태지와 아이들 (난 알아요)첫 방송 10 | 야맛있다 | 2005.09.20 | 3981 |
5836 | 이 새벽에 전 뭘하고 있는걸까요.... 10 | 消邦 | 2005.09.21 | 3454 |
5835 | 까탈이의 세계여행 4 | 1000식 | 2005.09.24 | 3384 |
5834 | 오늘 날씨 너무 좋아서 기분 좋았어요 11 | 으니 | 2005.09.24 | 3253 |
5833 | "아만자" 이후 최대 사오정 답변 사건 6 | 으니 | 2005.09.25 | 3920 |
» | 술마시고 여기다 풀어야지.. 8 | 에혀2 | 2005.09.26 | 3372 |
5831 | 유 시민 (항소 이유서) 7 | 야맛있다 | 2005.09.27 | 4800 |
5830 | 우문현답 2 | 차차 | 2005.09.27 | 3584 |
5829 | 어제부로 밤낮이 바뀌어버렸군요..-_- 2 | 술먹고깽판부린놈 | 2005.09.27 | 3242 |
5828 | 선녀가 나타날듯한... 7 | 오모씨 | 2005.09.27 | 3400 |
5827 | [re] 강원도의 힘.....오대산주변시골집의 나무땔감. 1 | 콩쥐 | 2005.09.28 | 4104 |
5826 | [re] 강원도의 힘......설악산의 머루 1 | 콩쥐 | 2005.09.28 | 4062 |
5825 | [re] 강원도의 힘......미천골계곡의 알밤 3 | 콩쥐 | 2005.09.28 | 4300 |
5824 | [re] 강원도의 힘.....강릉 주문진과 속초 대포항 12 | 콩쥐 | 2005.09.28 | 4422 |
5823 | 강원도의 힘.....양양의 능이와 노루궁뎅이 3 | 콩쥐 | 2005.09.28 | 4110 |
5822 | 전지연을 너무 좋아한 나머지....(펌) 6 | 나잡아봐라 | 2005.09.28 | 3855 |
5821 | 이것은 무슨 벌레인가요? 3 | 시니 | 2005.09.29 | 3142 |
5820 | 어렸을땐 말이죠. 정말 어른이 되고 싶었더랍니다... 3 | 쑤니 | 2005.09.29 | 2768 |
5819 | 네이버에 있길레.. 퍼왔어요.. 9 | 나그네.. | 2005.09.29 | 3276 |
5818 | [re] 콩쥐님만 보세요. 1 | nenne | 2005.10.02 | 3368 |
5817 | 연예인들이 너무 많아요!!! 9 | nenne | 2005.10.01 | 3409 |
5816 | 한국의 문화 1 | 콩쥐 | 2005.10.01 | 2879 |
5815 | 한국의 자랑거리가 뭐가 있을까요? 32 | 대한민국 | 2005.10.01 | 7804 |
5814 | 온돌문화에 대해 누구 아시는분. 4 | 콩쥐 | 2005.10.01 | 2429 |
5813 | 希望 - 도종환 1 | 소공녀 | 2005.10.01 | 2695 |
5812 | 푸념.. 6 | 괭퇘 | 2005.10.01 | 2841 |
5811 | [re] 청계천에 미로가 다녀갔나요? 1 | 수 | 2005.10.02 | 3073 |
5810 | 오늘밤 다시 살아난 청계천 다녀왔어요. 1 | 콩쥐 | 2005.10.02 | 2888 |
5809 | [re] 바다가 부른다..........개뿔? 7 | 콩쥐 | 2005.10.03 | 3089 |
5808 | [re] 바다가 부른다..........명란젓 9 | 콩쥐 | 2005.10.03 | 3055 |
5807 | [re] 바다가 부른다..........젓 1 | 콩쥐 | 2005.10.03 | 3075 |
5806 | [re] 바다가 부른다.........전어 한마리 | 콩쥐 | 2005.10.03 | 2426 |
5805 | [re] 바다가 부른다.........전어구이 3 | 콩쥐 | 2005.10.03 | 2996 |
5804 | [re] 바다가 부른다.........박게 2 | 콩쥐 | 2005.10.03 | 3241 |
5803 | 바다가 부른다.........소라 2 | 콩쥐 | 2005.10.03 | 3257 |
5802 | 옛날 옛적에. 4 | Z | 2005.10.03 | 3296 |
5801 | 홍옥과 책 3 | 콩쥐 | 2005.10.05 | 4160 |
5800 | [re] 아...낮잠자기전에........... 8 | 콩쥐 | 2005.10.06 | 2641 |
5799 | 점심 도시락.... 8 | 콩쥐 | 2005.10.06 | 3411 |
5798 | 앗 ...항해사님 속담 삭제하셧어요? 3 | 콩쥐 | 2005.10.07 | 2659 |
5797 | 요즘 ..... | 지훈 | 2005.10.07 | 3477 |
5796 | 어떤 11시 30분 4 | 으니 | 2005.10.07 | 3177 |
5795 | 음악교육이 공짜인 나라? 2 | citara | 2005.10.07 | 3349 |
5794 | 손풀기 게임?? 4 | Ceo. | 2005.10.09 | 5248 |
5793 | 요즘 환타 광고... 4 | Ceo. | 2005.10.09 | 5937 |
5792 | 욕쟁이 할머니(만화) 4 | 야맛있다 | 2005.10.12 | 6077 |
5791 | 태극기 휘말리며 그리고 웰껌 동막골. 10 | 콩쥐 | 2005.10.12 | 4540 |
5790 | 헤헤.. 오늘 저희 축제 했어요..ㅋ 9 | 쑤니 | 2005.10.12 | 3824 |
5789 | 날이갈수록 1 | 잔수 | 2005.10.13 | 2802 |
5788 | [re] 똥개. 3 | 콩쥐 | 2005.10.13 | 3969 |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적당한 기업체에 적당히 원서 넣어보고 적당한 곳에 붙으면 적당한 연봉받고 적당한 여자만나서 적당히 결혼하고~"
적당히 살려고 했으면 벌써 그렇게 했겠죠. 적당히 살고 싶지 않잖아요~^^
시험이 끝난 후 느끼는 자유로움과 넉넉함을 상상해 보시고, 이루세요...
그리고,, 적정한 강도의 긴장감은 필수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