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쾅"

...하며 작열하는 수류탄의 소리에...

고막이 터질듯한 압력과 귀에 물이 가득찬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마를대로 말라 먼지가 펄펄 나는 참호 바닥에 얼굴을 쳐박고 고꾸라졌다.

수류탄의 폭발 때문인지, 참호 위에 쌓여 있던 모래주머니가 터지면서,
수북히 내려 앉은 모래가루에 얼굴은 분을 바른것 처럼 뿌옇게 되버렸다.

반사적으로 참호 밑으로 기어가려 했지만...
꿈을 꾸듯 멍한 머리에, 도무지 팔 다리가 움직이질 않았다.


"이제 죽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을 힘을 다해 고개를 들어보니,
눈앞엔 파편자국이 선명한 철모가 내동댕이 쳐져 있었고...

방금전 까지 나를 짐승처럼 부려왔던,

"귄트" 하사관이...
머리가 반이나 날아간 채로 휴지 처럼 널부러져 있었다.

그 끔찍한 모습에 무섭고 가여움을 느껴야 하겠지만,

정말 통쾌한 순간이었다.
머리카락이 하나하나 설 정도로 희열을 느꼈다.


그 옆엔 탄약을 가져오라 고래고래 소리지르던,
기관총 사수와 부사수도 너덜거리는 몸으로 쓰러져 있었다.






다시 몸을 움직이려 했으나 여전히 움직이질 않았다.
팔 다리를 대자로 뻗은채 바둥거리기만 할뿐이었다.

얼마가 지났을까...

차가운 금속성 물체가 뒷덜미를 눌러댔다.
순간, 소총의 총구라는걸 느낄수 있었다.

등뒤로 들리는 서너명의 시끄럽게 지껄이는 소리가,
독일어인지 소련놈들의 그것인지 모르겠으나...

분명! 아군-독일군이 아닌건 분명했다.






엎드린 몸을 돌리라는 총구의 지시에 가까스로 고개를 돌려보니...

쟂빛하늘을 뒤로 검은 실루엣의 병사들이 몇몇 보였고,
그들의 왼쪽 어깨에는 하얀 독수리 마크가 선명하게 보였다.





미.군. 이었다!


.
.



"Swamp" from "Band of  Broders" - Michael Kamen



Comment '2'
  • 차차 2004.12.17 14:47 (*.105.113.125)
    동훈형~ 얼마만의 낙서에요이게~~

    반가워서 눈물이 다 ㅡ.ㅜ
  • 이브남 2004.12.20 04:45 (*.219.106.226)
    글게요~ 이게 얼마만인지... ~.~

    읽을만한가요?
    예전부터 생각했던거 함 써본건데...

    헤헤... ^^;

    .
    .



    잘 지내시죠?
    요즘엔 넘 뜸하셔서...

    방학하면 꼭! 구로로 놀러와요~

    ^*^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892 친구 2010.07.27 3254
6891 이승엽 선수의 전성기 시절엔...(펌) 3 음.. 2007.07.26 3255
6890 gmland님이 우주 이야기 좋아하신다기에.. 6 아랑 2003.06.19 3256
6889 [낙서] 술 먹고 헤롱헤롱 ~~~ 3 file PassMan 2005.09.05 3256
6888 줄 없는 줄넘기? 1 jazzman 2006.05.31 3256
6887 ............ 득음 ............ 5 np 2007.04.01 3256
6886 친구 2010.07.23 3256
6885 이런 무더운 밤에는... 4 jazzman 2005.08.06 3258
6884 울선생님 춤 마리아 2007.04.16 3259
6883 [re] 좀 더 그럴싸하게 기타둘러멘 엘비스 1 으니 2007.09.25 3259
6882 [사진] 꽃2 file 차차 2004.05.31 3263
6881 이기적인 교육자들 1 교육자 2014.07.15 3263
6880 학비 5 2016.06.03 3263
6879 으니님 "오픈유어아이즈"영화 보셨어요? 2003.07.15 3264
6878 아~ 정말 따분하다~~~ jade 2006.12.25 3264
6877 [re] 함 그려 봤어여..네번째... file 김동현 2004.04.23 3266
6876 기왕이면 동작까지 보면서 Anon 2003.09.20 3267
6875 바덴 재즈 ... 2 꿈틀이 2005.05.07 3267
6874 그리스를 보는 다른시각 콩쥐 2015.07.08 3267
6873 파가니니 2017.09.27 3268
6872 조깅할만한곳 발견했떠여. 3 file 2005.06.14 3270
6871 최악의 사기정치 기사 2014.09.20 3270
6870 강환섭 file 콩쥐 2016.09.06 3270
6869 음악회 가는길....6 4 file 콩쥐 2009.09.04 3271
6868 모임후기를 보니.... 마왕 2004.02.20 3272
» 노르망디의 한국인... June 6, 1944 (전편) 2 이브남 2004.12.17 3273
6866 눈 오네요 9 jazzman 2005.01.08 3273
6865 아버지에게 보낸 충고문자. 2 콩쥐 2014.09.16 3273
6864 아휴..ㅠ.ㅠ 내 아까운 음악파일들.... 6 쑤니 2006.12.25 3274
6863 미국에서 뱀에 물렸을 때 1 file 꽁생원 2016.05.14 3274
6862 한섭님~ 콩쥐 2008.04.03 3276
6861 15개월된 코커스파니엘 받다.. 4 오늘은익명 2005.05.17 3277
6860 호주인이 이해하지 못할 한국인 습성 기사 2014.09.20 3278
6859 이곳은...? 9 file jazzman 2005.10.26 3279
6858 안녕하세요 2 서정현 2007.06.28 3279
6857 아지가 또 새끼 났어요..... 7 file 2005.05.16 3280
6856 안녕하세요~ 지금은여행중입니다. 1 기타치는공돌이 2005.07.24 3280
6855 님들은 크리스마스때 뭐하시나요 6 흠냐 2006.12.24 3281
6854 낙서... 6 마뇨 2003.07.18 3283
6853 참 쉬운 음악 콩쥐 2014.07.16 3283
6852 폴 갈브레이쓰의 연주를 듣고... 5 망고 2004.10.29 3284
6851 [[ 北외무성 "日, 6자회담 참가 않는게 바람직"]] 5 오모씨 2006.11.04 3285
6850 그가 이제는 없다. 1 2009.11.12 3285
6849 아스님께 부탁... 2 niceplace 2003.04.30 3286
6848 [re] 전 비틀즈랑 사진도 찍었다구요!! 7 nenne 2006.11.18 3286
6847 [re] 잼있다~~~~ file 2004.04.22 3287
6846 찜질방 남녀 분리에 대한 네티즌의 투표 분석. 2 오모씨 2004.07.12 3288
6845 시행착오 2 마루맨 2006.04.11 3288
6844 사고공화국 기사 2014.05.14 3289
6843 [re]드뎌.. 승리.... 1 file 토토 2006.11.10 3289
Board Pagination ‹ Prev 1 ...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