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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다음은 사랑방 안동지에 실렸던 저에 대한 소개글입니다.
http://www.andongji.com/andong/index0.asp?cat1_id=35&cat2_id=541&cat1_name=통권 94호&cat2_name=이달에 만난 사람

흐르는 것이 어디 시간 뿐이랴
도회는 초저녁 남루한 자선남비 속에서 데워진다
좁은 유리문을 열면 알함브라의 추억이 천식이의 기타에 담겨 흐르고
茶에 게으른 나는 술잔을 든다, 자 이제 시간여행을 떠나자.
-임병호의 “시간여행” 中에서-

시가 있고 아름다운 선율이 흐르는 찻집에서 그리운 이와 함께하고 싶은 그리움의 계절, 어느덧 가을이 왔다. 옛 추억을 그리워하며 기타연주를 들으면 어울릴 법한 이 가을 날, 기타를 사랑하고 음악을 사랑하는 음악애호가 정천식씨(46)를 만나보았다.

정천식씨를 만나기 위해 그가 운영하는 ‘시간여행’이라는 찻집에 들어섰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은 갖가지의 고물들. 전통찻집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이었다. 안에 들어서니 피어오르는 향과 멋스런 기타선율이 우리를 반기고 있는 듯했다.

>>시간여행<<

시간여행은 예전에 엔틱 용품을 팔던 곳이었다고 한다. ‘시간여행’이라는 그 이름을 그대로 따와서 오늘날의 찻집 시간여행이 된 것이다. 눈에 보이는 갖가지 고물들은 그 전에 있던 엔틱 용품들과 친구들이 세계 각국에서 희귀한 잡동사니들을 사다주곤 하여 그것들을 진열해 놓은 것이라고 했다.

오래된 전축과 가득한 LP판, 인형들은 나로서는 신기하기만 한 것들이다. 그리고 안쪽으로는 그의 진공관 오디오와 여러 음악 씨디들이 보였다. 6,000장이나 되는 LP판을 소장하고 있다고 할 만큼 그의 음악사랑은 대단하다.

그의 고향은 경남 남해란다. 직장 때문에 안동에 오게 되었는데, 안동에 온지는 6년 정도 되었다고 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쉴 요량으로 2년 전쯤부터 그가 말하듯 쉬어가는 놀이터, 시간여행을 운영하게 되었다고.

>>음악애호가<<

그는 10살 때부터 기타를 잡기 시작하였단다. 형이 대학 다닐 때인 1972년경에 기타교본이 처음 나왔는데, 두껍던 책이 6개월 만에 떨어질 정도로 보고 또 보며 독학으로 배웠다 한다.

“70년대 인기가 있었던 ‘뚜아 에 무아’의 이필원이라는 가수가 외삼촌이예요. 아무래도 음악 좋아하는 건 외가쪽의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는 고등학교 때의 꿈이 작곡가였다고 한다. 아버지의 반대로 상대에 진학했지만 꿈에 대한 아쉬움은 그를 더 음악을 버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상대로 진학을 했어도 음악과 수업을 들으면서 독학으로 하나씩 하나씩 배워나갔다. 대학교 때 기타동아리를 만들어 이끌었고, 졸업하고 부산에서 직장을 다니면서도 후배들을 지켜봐주었다.

기타동아리의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부터 편곡까지 지도를 하였던 덕분에 지금도 후배들 이름을 모르는 이가 없다고 한다. 지금은 안동에 있으면서 여러 가지 일들 때문에 예전과 같이 신경을 못써준다고.

평범한 회사원이 회사를 그만두고 이러한 찻집을 운영하게 된 것을 사람들은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단지 쉬고 싶어서 그런 것만이 아니라는 거다. 어쩌면 그가 평생 음악을 하고 싶어 하는 꿈에 대한 미련이 아닐까 싶었다. 찻집과 기타의 선율, 잘 어울릴 법한 배경과 함께 있는 정천식씨의 시간여행은 더욱 멋스럽게 느껴진다.

흐르는 음악이 감미롭다. 정천식씨에게 제목이 뭔가 물어보았다. ‘새의 노래’라는 스페인 민요라고 했다.
그가 음악칼럼을 쓴지는 10년 정도 된단다. 지금은 부산에 있는 〈시민시대〉라는 잡지에 작년 3월부터 스페인음악에 관하여 계속 연재하고 있다. 그가 느끼는 스페인음악은 어떠한 매력이 있는 것일까?

“스페인의 투우를 살펴보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제전형태가 남아있어요. 야만문화적 요소라고 일컬어지지만, 들어가서 보면 그 제전은 전통문화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지요. 이것은 마치 고향과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거든요. 지금은 사라지고 없는 고향이죠. 유럽음악에는 없는 요소가 있으며, 아랍적 요소와 북아프리카 그리고 집시적 요소의 음악이 들어 있거든요. 각약각색의 문화적 요소들로 그들의 음악은 매우 다채롭습니다.”

문 앞에 놓인 오래된 전축(유성기)을 신기해하며 보고 있으니, 정천식씨가 손으로 돌리면서 SP판 음악을 들려주었다.다양한 문화적 요소가 들어있는 스페인음악이라 그런지 그에게는 더 매력적이다.

>>그와 함께하는 음악<<

그는 음악과 함께 살아간다. 안동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의 쉼터 시간여행. 글밭동인의 아지트, 한국인형극협회의 작곡과 편곡작업 등 모두가 음악과 함께 하는 일이다.

몇 해 전부터 양혜경 교수님의 인형극 일을 도와주다가 올해부터 탈춤페스티벌에 한국인형극연구회(회장 양혜경) 일에 뛰어들게 되었다. 그가 말하는 공연은 보여주기식이 아닌 같이 참여하는 공연이다. 아이들도 체험할 수 있는 인형극 말이다.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는데 아직 홍보가 미흡하여 내년부터는 더 나은 체제로 만들어간다고 하였다.

그러한 문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함께 동참하는 친구들이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문화·예술하는 친구들이 모여서 만든 ‘딴지놀이’가 있단다. 엉뚱하고 거침이 없고 틀에 박히지 않은 하고 싶은 것을 한다는 취지로 ‘딴지놀이’를 만들었다. 딴지놀이 사무실은 서후의 봉정사에 가다보면 있는데, 한마디로 작업실 겸 별채인 셈이다. 거기에서 모여 기획과 작업을 하고 있다.

무조건 큰 무대에서 큰 현수막을 내걸고 하는 그러한 공연이 아니라 객석과 무대가 서로 호흡할 수 있도록 작은 범위 내에서 자연과 벗하며 어우러질 수 있는 장소에서 음악회를 여는 것이다. 그는 얼마 전 ‘기타리스트 제정민 초청연주회’에서 연주될 음악들을 CD로 만들어서 초청자들에게 나누어주어 다 듣고 공연에 오라고 한 적이 있었단다. 객석과 하나가 되는 공연을 이루어 보자는 취지에서다.

그는 생활 속의 음악을 전하고 싶다고 했다. 삶 속에 스며들어가 있는 음악 말이다. 모교 동아리 후배들에게도 늘 젊은 시절의 바람같이 스쳐지나가는 게 아닌 생활 속의 음악을 전해야 한다고 늘 강조한단다.

“음악이 중요한 것은 최고의 가치는 아니지만, 최소한 영혼의 위안과 안식 그리고 자양분을 제공해 주거든요.”

그에게 있어 음악은 평생의 친구다. 그런 때문인가 특히 음악으로 알게 된 친구와는 계속 지속이 된다고 했다. 음악애호가 정천식씨, 음악과 함께하는 그여서 그런지 외모는 물론 삶 자체가 젊고 건강한 것 같았다. 기타와 함께 한 오랜 세월들이 말해주듯 말이다.

그는 가끔 외부로부터 방해받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고 한다. 어느 눈 오는 겨울 날 시간여행에서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집에도 가기가 싫어지더라는 정천식씨다. 그럴 때가 가끔 있다며 웃고 넘긴다.

그는 대책 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살았다고 말하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 그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한 일이 아닌가 생각해봤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말이다. 흐르는 것이 시간뿐일까. 음악과 함께 흘러가고 있는 정천식씨의 시간여행에서도 잔잔한 그의 삶의 향기가 묻어나온다.<안동 김선주 기자>
Comment '4'
  • 오모씨 2004.11.03 01:14 (*.117.210.165)
    앗..
    문화원 홈피에 선생님 소개 자료가 마땅한게 없었던차인데 참 잘되었어요..ㅋㅋ
    전 시간여행에 가본적 있는데 거기서 내 주시는 차가 너무 기억에 나네요~ ㅠ.ㅠ
    형이 중국에서 사 놓은 차가 있는데 한 10년은 된거 같은데 저거 먹어도 되나요..ㅡㅡ;;
    우려내니까 커피같이 진하게 색이 나오네요~
  • 2004.11.03 06:38 (*.105.99.103)
    인형극까지 활동범위를 넓힌부분이 인상적이네여...
    한번 직접 보고싶네여....

    참 제정민님의 시디여?...
    얼렁 한장 보내주세여..얼마나 듣고싶었는데요...
  • 1000식 2004.11.03 11:52 (*.228.153.214)
    오모씨님~
    중국에서 가져온 차가 색이 갈색이고 떡처럼 뭉쳐져 있다면 보이차일 겁니다.
    떡처럼 뭉쳐져 있지 않고 잎 하나하나가 떨어져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펄펄 끓는 물에 우려서 마시면 됩니다.
    10년 정도 되었다면 맛이 아주 좋을 거예요.

    수님~
    제정민 선생님을 안동에 초청해서 연주회를 열었을 때 만들었던 CD는 제정민 선생님이 연주한 게 아니라
    연주할 곡을 유명 연주가의 CD에서 골라서 만들었던 거예요.
    제정민 선생님의 CD는 현재 녹음이 진행 중이랍니다.
  • 오모씨 2004.11.03 12:02 (*.117.210.165)
    아아.....
    함 먹어보니 썩은 맛은 아니고 보이차 맛인거 같네요...
    어제 밤에 한 컵 마시고 잤는데 멀쩡하게 일어났어요.ㅋ
    안심하고 먹을꼐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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