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이민 생활 7년만에 나는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접경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에
아주 예쁜 매장을 하나 얻을 수 있었다...
그동안 나의 이민생활은 넘치지 않게 먹고 쓸만큼은 되었다...
하지만 이제 막 유치원을 다니기 시작했던 우리 작은 아이의 눈에는
그렇지도 않았던 모양이다...

나는 매장을 얻고나서도 얼마든지 따로 살림집을 얻을 수는 있었는데...
경제적인 이유보다는 아직 어린 아이들과 좀 더 가까이 지내기 위해서
매장 윗층을 살림집으로 개조하느라 몇일째 이삿짐도 제대로 풀지도 못하구
여기 저기 쌓아놓구 있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때 까지만 해도 나의 3년동안의 최전방 군대생활과
7년동안 이민 생활은... 왠만한 일들은 그냥 내 손으로 고칠 수 있는  
적지않은 노하우들이 쌓여있었으니 이를 어쩌랴!!!!

그 날도 나는 일을 하느라 작은 녀석이 오랫동안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알아차리지 못했음이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그리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었던 것은...
매장 밖으로 나가려면 반드시 철셔터를 열고 나가야했는데...
여섯살쯤 먹은 사내아이 혼자서 열쇠를 찾아 열고 나가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에
오랜동안 녀석이 한동안 보이지 않아도 별 걱정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암튼 뒤늦게서야 녀석이 안보이는 걸 알아차리고 녀석을 찾았는데...
그리 크지도 않은 매장과 온 집안 뒷마당까지 세번이나 돌아보구서야
이삿짐을 쌓아두었던 창고 한 귀퉁이 보일러를 놓아둔 곳에서 녀석을 찾아냈다...
녀석은 벌써 한참이나 거기서 울고 있었던 모양으로 애비를 보자마자 말라붙었던
눈물 자국 위로 달구똥같은 눈물이 또 매달리기 시작한다...
으~앙!!! 날 쳐다보던 녀석의 눈에는 뉘우침, 원망, 기쁨, 미안함이
눈물과 함께 뒤섞여있는듯 했다...

녀석이 얼마나 오랜동안 거기 서있었는지 모르지만 자그마한 녀석의 손에는
부서진 커피 잔과 하나하나 손으로 줏어 모아놓은듯한 깨진 조각들도 함께 들려있었다...
녀석이 보기에는 우리 살림살이가 넉넉치 못하다고 느껴졌던 것일까??
아무튼 그날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그런 회한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
그리구... 그날 이후로는 궁색한 모습을 녀석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아
난 좀 더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르구...

환하게 웃는 모습보다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내게는 훨씬 더 감동적이었다고 해서
날 탓하지 말기 바란다... 그 누구라해도 자기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은
우리를 슬프게하기보다는 감동시킨 경우가 더 많았을테니까...

하지만... 나는 아름답게 웃을 줄 아는 사람만이 아름답게 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러구보면 여자탈렌트만 빼고는 누구에게나 우는 것보다 웃는게 쉬운 것은 여간 다행한 게 아니다...
울음은 헤프면 악이 되기도 하지만 웃음은 헤퍼봐야 작부에게도 손해될 것 없는 일이니까 말이다...

내가 오늘 사랑하는 사람의 눈물에서 감동을 받을 수 있음은
어제 그가 내게 보여주었던 웃음이 아름다웠기 때문일게다...

아이모레스.
Comment '5'
  • ZiO 2004.10.01 21:54 (*.237.118.139)
    "궁색한 모습을 녀석에게 보이고 싶어하지 않아
    난 좀 더 열심히 살았는지도 모르구... "

    아...나중에 제가 궁색한 아부지가 될까 걱정되요...ㅜ..-
    담배 살 돈 없어 동방에 있는 재떨이의 꽁초 줏어 피웠다는 사실을 나중에 자식이 알게되면...오 마이 갓~~
  • 방효용 2004.10.01 23:01 (*.209.5.235)
    양선생님의 모든 구석구석에 대한 세심한 배려는 제 기억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건강하세요.
  • 아이모레스 2004.10.01 23:16 (*.204.203.26)
    에구 뭔 말씀을 그렇게...
    근데 아직 남문 옆에 계세요??
    사실 그동안 한두번 잠깐 한국에 더 갔었는데
    바쁘다는 핑계로 뵙질 못했어요...
    담에 가게되면 꼭 들릴께요...
    요즘 고속철이 생겨 수원까지는 식은죽 먹기겠죠??

    혹시 기회 닿으시면 브라질 한번 오세요...
    제가 침식은 제공해 드릴수 있어요...
    아주머님께도 안부 전해주세요...
    아~ 그리구요... 제석이 동생도 생겼을지도??
  • niceplace 2004.10.02 00:54 (*.74.201.67)
    이민가신 분들은 참 대단하신 것 같아요. 그 용기...
  • 푸른곰팡이 2004.10.04 03:21 (*.145.220.59)
    지얼님 담배피는 신체건강한 남자는 누구나 꽁초 주어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ㅋㅋ
    어쩌다 꽁초와 아이모레스님의 글이 매칭되면서 제 어릴 적이 생각나네요..
    저의 외할머니는 제가 어릴때 돌아가셨는데 외할머니가 담배를 피셨거든요..
    세네살땐가 동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꽁초를 모아 할머니께 가져다 드리면
    그걸 다시 사전으로 쓰는 용지로 말아피시곤 하셨죠.. 그러고 절 업구 동네를 다니시며
    길가는 강아지 잡아다 만져보게도 하시고 인상 안좋게 생긴 녀석이 지나가면
    대신 혼도 내주시고.. ㅋㅋ^^;; 하여간.. 아이모레스님 홧팅..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238 A.로드~~ 3 file 고정욱 2004.10.20 3531
1237 착각은 즐거워~~~~^^ 2 아이모레스 2004.10.18 3639
1236 개네들이 문을 두드린다. 4 2004.10.16 5368
1235 종로 뮤직랜드에 나갔던 이야기 6 으니 2004.10.15 4906
1234 이 번에 새로 장만한 기타입니다. 5 file 데스데 리 2004.10.14 3946
1233 [re] 이 번에 새로 장만한 기타입니다. 6 file 데스데 리 2004.10.15 4263
1232 ibach님 만난 후기. 2 2004.10.14 2858
1231 담배 진짜 피우기 싫다... 15 file 2004.10.14 4614
1230 간만에 배경화면 한장... ㅋㅋ 3 file 차차 2004.10.13 3954
1229 1867년 생 토레스로 연주한 바리오스 7 file 오모씨 2004.10.13 3136
1228 스페인의 천재화가 고야의 작품들과 작곡가 테데스코 16 file 어떤기타맨 2004.10.12 5583
1227 추천부탁이요~ 2 어린남친 2004.10.12 2715
1226 살생의 추억 21 ZiO 2004.10.12 3704
1225 아기돼지 삼형제 8 file 1000식 2004.10.12 4112
1224 동경 올빼미여행후기. 1 file 2004.10.11 4135
1223 윤사마와 한국인들.......... 2 file 2004.10.11 3387
1222 백두산 천지 6 file 차차 2004.10.08 3216
1221 일송정에서 내려다본 해랸강 일몰 7 file 차차 2004.10.08 3734
1220 일송정에서 내려다본 해랸강 일몰 2 1 file 차차 2004.10.08 2743
1219 하드케이스 ㅡㅡ; 4 file 오모씨 2004.10.07 3879
1218 가을여행...........택시에 꺽지않고서는 들어가지않는 큰산삼 8 file 2004.10.07 3197
1217 [re] 고구마 ,옥수수 쏫아지는별들 2 file 2004.10.07 3294
1216 불바라기약수터가는길. file 2004.10.07 3728
1215 미천골 단풍 3 file 2004.10.07 3974
1214 [re] 미천골 단풍사진 다른하나. file 2004.10.07 2704
1213 [re] 군사보호구역에서 이제 막 해방된 해수욕장. 1 file 2004.10.07 3499
1212 [re] 군사보호구역에서 이제 막 해방된 해수욕장.....발도장찍고. 2 file 2004.10.07 3091
1211 [re] 가을여행 후기. 1 2004.10.07 3335
1210 일 많이 하고 잘 노십시오 3 오모씨 2004.10.07 8364
1209 Opera 앞에서 아우쎌님 과 함께 8 file 2004.10.04 3616
1208 바로길건너 아우쎌님과 만나서 아침식사한 "평화의 까페" 13 file 2004.10.04 3808
1207 파리의 아침 4 file 2004.10.04 4159
1206 제가 만든 튜닝머신 (줄감개 단추) 9 file 2004.10.03 3474
1205 "샤라포바 인기, 이 정도인 줄 몰랐다" 4 오모씨 2004.10.03 4426
1204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여 ? 13 file niceplace 2004.10.03 4032
1203 노을 3 file 2004.10.02 3734
1202 조정된 노을 1 file niceplace 2004.10.02 3384
1201 무전여행 4 niceplace 2004.10.02 3582
1200 사고결과_행복했던 이야기 5 nenne 2004.10.01 6516
» 웃음이 눈물보다 더 아름다워야만 하는 이유... 5 아이모레스 2004.10.01 3858
1198 그래서 학교에 의존하지 말랬쟎아요? 26 file 2004.10.01 4372
1197 빅뉴스. 1 2004.10.01 3917
1196 무제. 6 ZIO 2004.10.01 4397
1195 인식과 판단. 13 file 2004.09.30 4546
1194 사랑할만한 사람 9 - 픽션 2 으니 2004.09.30 4174
1193 꼬마기타리스트 5 file gundal 2004.09.29 4048
1192 [re] 핫핫핫..같은짓. 4 file citara 2004.09.29 4387
1191 기타를 배운다고? 5 file citara 2004.09.29 3859
1190 지금 이시각 북경의 달모양이 어떤지 아세요? 7 file 차차 2004.09.28 4273
1189 손가락을 브이자로 해주세요 28 으니 2004.09.27 4036
Board Pagination ‹ Prev 1 ... 117 118 119 120 121 122 123 124 125 126 127 128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