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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올여름 댁의 해피는 잘 있는지요??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서 기르던 스피츠 잡종견의 이름이 해피였습니다... 제가 워낙 강아지를 좋아해서(먹는 거루 말구...) 지금까지 살면서 무척 많은 강아지를 길러오면서 유독 그 해피가 생각나는 것은 그 놈의 하얗고 긴 털 말구두... 어느날 밤에 있었던 작은 사건 때문이었을지도 몰라요...

녀석은 여느 강아지(개라는 말보다 왠지 친근감이 가니까...) 들 처럼 식구들이 밖에서 돌아오면 꼬리를 치며 반가워 짖게 마련이죠... 그러면 우리 어머니께서는 "아이구 우리 해피 밥값하는구나?? " 그러곤 했더랍니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어머니 혼자서 힘들게 고만고만하던 다섯식구를 키우시느라 먹구 살기 힘들었을 때라 밥값 운운 했던 건 아니었을 겁니다... 암튼... 진눈개비가 내리던 어느 날 밤에 아마도 우리 해피가 밤 나들이를 나갔다가 들어오지 않은 걸 모르구 대문을 잠갔었나 봅니다... 대문이라야... 대문 위에는 아무 것도 없이 덩그러니 문만 있었던거구... 도둑을 지키기에 아무 소용 없는 문이었구... 잠금 장치라야 빗장을 옆으로 밀어 놓은 것 밖에 없어... 문 밖에서도 대충 어찌어찌 하면 열 수 있는 그런 허술한 문이었거든요??  하지만 우리 해피에겐 만리장성보다 더 열기 힘든 문이었겠죠?? 그날 우리 해피는 그만 진눈개비가 밤 새 내리는 걸 다 맞고 말았던 모양이에요... 우리 어머니가 새벽기도 나가시다가 대문 밖에서 부들부들 떨고 바닥에 주저앉아있는 해피를 발견했던거든요... 새벽에 난리가 났었죠... 아~  30년이 넘은 일인데도 그날 밤 진눈개비 맞고있었으면서도 날 원망하기는커녕 날보고 꼬리치며 반가워하던 우리 해피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다 핑하니... 식구들이 밖에 나갔다 들어오면 언제나 그리 반가워 멍멍 잘도 짖더니만....... 정작 제 놈은 그 추운 진눈개비를 밤 새 맞으면서도 그저 누군가 열어주겠지 생각하고 바보같이 낑낑거리고만.... (설마하니 주인님들 단 잠 깨우지 않으려고야 그랬겠냐만서두...)

전... 그 날 새벽에 녀석의 털에 꽁꽁 얼어버린 진눈개비를 털어내어 주면서 많이 울었답니다... 녀석은 하루 종일 꽁꽁 앓더니만 그날 밤 죽었어요... 그렇게 아파하면서도 내 눈과 마주치면 꼬리를 흔드는 걸 잊지 않았었죠...그리고... 지금 30년도 더 지난 일인데도 이렇게 내 마음 한 구석에는 녀석이 자리잡고 있었나 봅니다...

어때요?? 올 여름 댁의 해피는 잘 있는지 궁금하네요??

중복 날에 내 어렸을 때 우리 해피를 생각하며....
    
Comment '6'
  • 2004.07.31 00:18 (*.80.9.19)
    휴.....중복과 해피라.
    해피가 보여준 주인을 향한 일편담심은 결국 주인을 녹이고
    기타리스트가 보여준 일편단심은 결국 청중을 녹이죠.

    가장 강한것은 가장 무른걸로밖에는 자를수가 없다는군요.

    눈물나네요. 해피때문에.
  • 고정석 2004.07.31 02:52 (*.192.164.219)
    1달전에 저 세상으로 떠난 저의 집 개가 생각납니다.
    저의 집딸애 초등학교 5학년때 바이올린 콩클을 준비하면서
    열심히 연습시키기 위해 우승하면 강아지 사주라고 하여 무심코 약속했는데 덜컥 우승하여 사주었던
    강아지였습니다.
    강아지가1살 될때도 개 홍역에 걸렸다고 동물병원 2곳을 가봤지만 살 가능성이 없다고
    그냥 안락사 시키자고 하는것을 제가 매일 돌보며 링거액도 맞추고 항생제도 주사하며
    입을 강제적으로 벌려 먹이를 조금씩 넣어 겨우 살렸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아프기 한달전에 갑자기 구토를 하면서 혈변의 설사를 하여 단순한 장염인것으로 생각하였습니다.
    전혀 먹지를 않아서 동물 병원에서 링거액을 맞추고 하였는데 호전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도 입을 강제적으로 벌려 사료를 하나씩 밀어 넣고 물도 먹이고 집에서 링거액과 영양제등을
    맞추며 1달을 버텄읍니다. 나중에 동물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해보더니 혹시 모 회사 사료를 먹이냐고 합니다.
    그 사료에 곰팡이 균이 오염되어 그 독소 때문에 신부전증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저도 얼핏 그런 보도를 텔레비전에서 들은것 같았는데 한쪽 귀로 듯고 별생각
    없이 지나친 기억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장염으로만 생각하고 먹이 때문에 신부전에 빠진 개에게 독이나
    마찬가지인 사료를 1달간이나 강제적으로 먹인셈인데 얼마나 나를 원망했을까 ......
    저 세상으로 떠난날 강아지를 별로 좋아하지 않은 집사람도 울었어요.
    그날 딸애가 학교 바이올린 실기 시험 본날이라서 저 세상으로 갔다고 말 못하고
    밤중에 상태가 안좋아 동물병원에 입원시켰다고 거짓말을 했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차로 데려오는 중에 사실을 이야기했더니 차에서 대성 통곡을하고 집에와서도
    만 하루를 내내 울기만 했습니다. 저도 계속 생각이 나서 한주일은 견디기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오늘같이 더운 중복이면 멍멍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을것 같은데 ( 저도 몇번은 먹어봤는데 맛은 있데요)
    앞으로는 절대 멍멍이 좋아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 아이모레스 2004.07.31 03:28 (*.158.12.252)
    아~ 그런 일이 있었군요...
    누구나 그렇게 가슴에 죽은 강아지 한마리쯤 넣고 다니는 사람은
    강아지든(동물) 멍멍이(음식??)든 좋아하지 않으려고 할겁니다...
    휴~우... 쥐약 먹구 거지반 죽어가면서도 눈이 맞추어지면
    반갑다고 꼬리를 치는 걸 보는 일은 고문에 가깝겠죠??

    아~~` 이건 어쩌면 좀 다른 이야긴데...
    아주 오래 전 텔레비에서 하는 외화에서 본 웃기는 이야기 하나...

    어느 도박사가 자기가 기르는 개한테 포커를 가르쳐 주었답니다...
    라면집 개 3년에 뭐 어쩌구 한다는 말처럼...
    주인을 닮은 영리한 개는 3년도 채 되기 전에 포커를 할 줄 알게
    되었다나 어쨋대나...

    거기까진 다 좋았는데...
    도박사가 미처 생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답니다...

    ㅋㅋㅋ 좋은 패가 들어오면
    그만 꼬리를 치는 통에...^^


  • 으니 2004.07.31 03:35 (*.145.234.28)
    아이모레스님 글 읽구 저두 예전에 조아라 하던 개가 하나 생각이 났어여..
  • 아이모레스 2004.07.31 04:09 (*.158.12.252)
    개를 두루두루 좋아하는 사람도 있더군요...(음식으로 애완견으로 모두...)
    첨엔... 맘 속으로 이중인격자(?) 그랬거든요??
    근데... 살다보니 저도 별 다를 바가 없더군요...

    일요일이면 늘 지나는 곳이 있는데... 거기 닭집이 있거든요??
    중국인이 운영하는 산 닭을 그자리에서 잡아주는 곳이죠...
    바로 지 옆에서는 꼬꼬댁거리며 목아지가 댕강 잘려나가 펄펄 끓는 물에 담가지는데도...
    지금 당장 살아있는 나머지 닭들은 참 태평해요...
    고~오고 거리면서... 눈을 꿈뻑거리는 모습에 정말 추호의 두려움도 없이...

    계란을 사면서 잠깐씩 쳐다보면... 닭들의 눈이 우리 강아지들 눈 만큼이나 예쁘드라구요...
    그래도 저는 매 주일 빼놓지 않구 서너차례는 닭고기를 먹을거에요...
    물론 닭의 고통은 조금치도 생각치 않죠...
    그러니 제가 누굴 탓하겠어요... 그쵸??
  • 2004.07.31 07:10 (*.80.9.19)
    우덜이
    지구에 태어날때에는 다 이유가 있었던 거지요.
    아름다움과 닭고기.....
    은하계에서 지구의 위치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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