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잎을 바라보다가...

by 아이모레스 posted Apr 26, 2004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 - Up Down Comment Print
오모씨님...

전... 아직 브라질에서는 한번도 본 적이 없어요... 하지만...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살 때는 여기 저기 은행나무들이 제법 많았거든요??  근데 아르헨티나에 사는 현지인들은 아무도 은행 나무를 어찌 부르는지 모르드라니까요 글쎄?? 좀 이상하죠??  아마도 은행나무 열매의 쓰임새를 잘 몰라 그럴거란 생각은 드네요... 물론 은행나무 열매를 불에 구워 먹으면 맛있다는 것도 모를거에요... 음... 예전에 우리가 살던 동네에 커다란 공원이 있었어... 거기에 한 스무그루 남짓하게 커다란 은행나무들이 있었는데요...  은행이 노랗게 물들 때쯤이면  은행나무 열매들도 노랗게 되면서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하룻밤만 자고나면 엄청 쏟아져 내리고 비바람이라도 불면??  아무튼... 청소하시는 분들에겐 여간 골치거리가 아니었던 모양... 하지만.... 그렇게  떨어진 은행나무 열매들을 한곳에 쓸어 모아두면? ㅋㅋㅋ 그럼 전 손쉽게 횡재할 수 있었죠...^^   첨엔 그렇게 공짜로 줏어 후라이 판에 기름을 넣고 익혀먹는 재미도 솔찬케 재미도 있더니만...... 암튼 그거 은행 열매 깨끗이 딱아내는 일은 장난이 아닙니당!!!  첨엔 고랑내 나는 은행열매를 닦아서 아는 사람들과 같이 나눠 먹기도 했는데... (다행히도 전 은행 열매 알레르기가 없었음.) 한데... 그 짓도 서너번 하구나니 냉장고에서는 은행들이 썩어나가구... 그래서 그 후론 그만 두었죠...

말이 나왔으니 하는 말인데요... 은행뿐 아니라... 길가 가로수에 커단 오렌지가 주렁주렁 탐스럽게 달리거든요?? 근데... 현지인들은 아무도 그걸 먹지 않드라구요... 왜냐하면 열매가 달콤하지 않고 좀 씁쓸하거든요... 하지만... 역시 한국사람들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어떻게 하든 먹을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을 누구나 가지고 있으니까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도 아실거에요... 그렇게 도저히 먹을 수 없을 것 같던 쓰디쓴 오렌지는 설탕에 좀 재어 놓아두었다가... 입이 심심할 때  물을 끓여 부어 마시면 근사한 오렌지 차가 된다는 걸...^^

이렇게 그들(현지인들)이 모르는 걸 한국 사람들은 잘 안다는 건... 그들과 경쟁을 하며 살아야하는 이민자들에겐 커다란 장점이 되기도 하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똑같은 일(예를 들면 의류업같은...)을 하더라도 자기들보다 말도 잘 못하고... 숫적으로도 아주 적은 수의 한국 사람들이 브라질을 비롯해 남미의 의류업을 장악할 수 있게 되었던 게 아닌가 싶네요... 실제로 한국의 남대문이나 동대문 같은 의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아르헨티나나 브라질 의류 중심지의 대부분(적어도 70% 이상은 될듯...)을 이민 역사라야 40년도 되지 않는 한국 사람들이 차지하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브라질의 동양인 이민자들 중엔 일본인들이 200만쯤 되고... 중국인들도 몇십만은 될텐데... 5만 밖에 되지않는 한국 사람들이... 일본이나 중국사람들에 비해서도 아주 짧은 이민 역사에도 불구하고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한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걸 은행나무 열매나 쓰디쓴 오렌지에서 가져오고 있는 게 좀 억지겠죠?? ㅋㅋㅋ... 적어도 그렇다면... 의류업이 아니라 먹는 장사에서 두각을 나타내야 했을테니까요^^

에고... 은행나무잎을 보다가 남미 이민 역사가 다 나오는군요... 아~ 전 남미에 온지 올해가 꼭 20년 된 사람임을 밝힙니다... 혹... 남미에 관심이 있는 분이 있으면 아는대로 정성껏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근데요... 전 브라질 음악은 잘 모릅니다... 그리구 아직 브라질엔 온지 얼마 되지 않아(2년 반쯤?) 아직 충분히 적응했다고는 말 할 수 없네요... 그저 사는 이야기라면 아는대로...


Articles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