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호칭스트레스

by 아이모레스 posted Apr 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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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아오면서 호칭때문에 꽤나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왔을겁니다... 제게 제일 처음 생각나는 호칭 스트레스가 좀 특이한 경우이라서 한번 소개해 드릴려구요...

이젠 나이도 좀 먹었구... 한 집안의 가장이 된지 이십년가까이 되었지만요... 제가 어렸을 때는 우리 집에선 2녀3남 중에서 귀염둥이 막내 시절이 있었거든요??  굳이 3남2녀 하지않고 2녀 3남한 것은 큰누나 작은누나 다음에 큰현 작은형 순이었기 때문이에요... 제가 국민학교 다녔을 때... 두 형들에 대한 호칭이 저의 첫번째 호칭스트레스를 주었던 거 같아요... 왜냐하면요... 저는요... 형보다 <언니>라는 호칭이 더 좋았던 모양이에요... 아마도 제가 그 당시에 우리 누나들을 형들보다 훨씬 더 좋아했기 때문일겁니다... (후훗 그렇게 좋아하는 작은 누나가 큰 누나를 언니라고 부르잖아요??)  그래서 저도 큰형에게는 큰언니라고 불렀고... 작은형에게는 작은언니라고 불렀거든요?? 근데 제가 국민학교를 다니다보니 남들은 그렇게 부르지 않더라구요... (교육의 힘이 이렇듯 크니 교육의 힘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 필요 악이라할 수 있는 매 ㅡ체벌이란 말은 좀 그렇구요ㅡ 를 너무 비인간적이라고 구박하지는 맙시당^^)

근데 그걸 알구나서도 제게 문제가 생긴겁니다... 도무지 형이란 말이 입에서만 맴돌뿐 입에서 잘 나오지 않드라구요... 후훗!!! 형이라고 부르는 게 왠지 자존심 상하기도 했던 거 같구... 아무튼 그건 지금도 뭐라 설명하기 힘들어서... 지금도 왠만하면 형뻘 되시는 분들을 어떻게 부르는 게 좋을지 몰라 쩔쩔 매는 경우도 있어요... (ㅋㅋ 그냥  언니라고 불러줄까부당!!^^)

지금 제가 가장 쉽고 편하게 호칭을 불러줄 수 있을 때는 상대방을 이름이나 혈연적인 명칭으로 부르기 보다는 그 사람의 사회적인 명칭을 부를 때지요... 김사장 박집사 김대리 정대위 최원장같이... 아마 이런 건 저만 아닐거에요... 그래서 교회를 가면 한두번쯤 가면 모두들 집사님이라고 부르고 말잖하요??  아무래도 우리 정서에 나이나 이것저것 따져서 불러야 하니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끼리 그냥 누구누구씨니 하기엔 좀 어색하겠죠?? 더군다나 자기보다 나이가 윗분 같으면 더욱 그럴테구요... 그러니... 그냥 누구집사님 부르는게 젤 쉽죠...

그러니... 선생님이란 명칭을 굳이 일제잔재라고 하기에는 좀... (혹 일제잔재라 해도...) 얼마나 사용하기 편해져버린 명칭인데... 이렇게 호칭이 어려운 사회에 살면서 어디에나 그럭저럭 사용할 수 있는 호환이 무궁무진한 이 호칭을 사장시키는 건 막대한 손해아닐까요??  전 어렸을 때 친구들을 보통 동무라고 많이 불렀거든요?? 왜 노래에도 있잖아요... "동무생각"  지금 저도 이 "동무"란 호칭이 이젠 좀 어색할 정도니까... 하지만... 제가 어렸을 때 겪었던 스트레스때문에 형 대신에 언니라고 불렀던 것 같이... 선생님을 스승님이나 또 다른 명칭으로 사용해서 스트레스를 막을 수 있다면... 우리 한국 사람들 수명이 일본보다 더 높게 될지 또 누가 압니까??  후훗... 하지만... 브라질같은 남미에서는 누구나 대놓구 이름을 부르고 사는데도 우리보다 더 오래 살지 못하는 걸 보니... 것두 아니넹^^

글을 마치기 전에 제 비밀(?) 하나 매니아님들께 풀어놓구 가겠습니다... 저는 아직 우리 아내에게 여보 당신이라고 부르지 못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것 때문에는 아무런 스트레스는 없다는 것을 밝힙니다~~^^ (에구 큰 거 풀어준다ㅡ 매니아님들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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