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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4.04.08 15:22

사랑할만한 사람 (7)

(*.168.64.136) 조회 수 3512 댓글 15
짐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로로 집, 그리고 책이 가득한 룩쌕, 그리고 자질구레하게 손에 든 음반, 길가다 산 조그마한 화분, 조금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전철에 오르자마자 그는 익숙한 솜씨로 짐들을 가지런히 선반에 올린다. 늘 잊어버리고 후닥닥 내리기 일쑤라 아예 아무리 무거워도 고냥 손에 들고 있는 나와는 다른 모습이다. 나하고는 달리 엄벙덤벙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내 짐, 전부다 맡겨도 이 사람은 잃어버리거나 흘리지 않겠구나.. 별다를 것 없는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나, 갑자기 눈이 둥글게 커진다.


그는 물건들을 가지런히 선반에 정리한 뒤,

씨디 한 장이 들은 작은 플라스틱 백 하나를 다시 집어낸다.

그리고 그것을 한 손에 아무렇지도 않게 든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하다.


나는 손을 내밀어 그의 비어있는 다른 한 손을 잡는다. 꼭 힘을 준다.  고마워. 당신이 그 많은 것 중에 내가 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겨서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들고 있어주는 것, 알겠어. 정말 고맙고, 행복해. 나 결심했어. 나는, 나 또한 그렇게 할게, 내가 지닌 짐들과 내 무거운 모든 것들, 당신에게 버거울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나의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은 당신을 위해 비워놓을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이 준 것은 버리지 않을게. 내가 좋아하는 옛날 가수가 그런 노래를 불렀었지. Take my hand, take my whole life, too.  내 손 잡았으니 남은 삶도 책임지라면, 웃을테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하다.
꽉 힘주어 잡은 손만, 이 모든 것을 서로 알고 있다.











* 작가 주 : 로로 (으니의 기타 이름) → 로로집 : 기타케이스

* 사랑할만한 사람 시리즈는 모두 픽션입니다.
제가 볼 때, 이렇게 멋진 남성 존재하기가 좀 힘듭니다. --;;
그러니 주인공 누구냐는 메일은 이제 보내지말아주십사 부탁드립니다 --;;
  
Comment '15'
  • 민정호 2004.04.08 16:27 (*.196.220.166)
    딱 내 분위기네요. (TV 속 민정호)
  • 옥용수 2004.04.08 16:40 (*.84.61.92)
    ㅋㅋㅋ 정말 몇분이 궁금하여 메일 보내셨었나봐요?
  • 저녁하늘 2004.04.08 21:22 (*.243.227.172)
    빨리 남자친구를 사귀어야 할텐데....ㅡㅡ"
  • wldjf 2004.04.08 21:49 (*.237.119.223)
    기타매냐 남자들 줄 섰던데....
  • wldjf 2004.04.08 22:44 (*.237.119.223)
    으니님도 마찬가지...줄 섰던뎅...
  • 아이모레스 2004.04.08 23:34 (*.204.203.164)
    ㅋㅋㅋ 줄 서 있는 사람...... 바~~~~~보!!!!
    이거요... 줄 잘서는 사람이 칭찬 받는 일 아니에요.
    새치기 한다구 손가락질 당하는 것두 아니구...^^
    흠... 누가누가 잘하나 두고 봐야지!!!
  • 저녁하늘 2004.04.08 23:48 (*.243.227.172)
    빨리 남자친구를 소개시켜 줘야 할텐데...ㅡㅡ^
    담주에 만나면 이상형을 물어바야지...
  • 지얼 2004.04.09 00:56 (*.237.119.223)
    내 칭구도 아직 총각인데...
  • 차차 2004.04.09 02:43 (*.77.221.6)
    으니님글은 언제나 꽉 찬 느낌이에요....

    빈틈없이...

    완벽한 사람을 아름다운 문체로 꽉 채워서 표현하고 있지만........ 뭐랄까..

    그것이 '인간적'으로 다가오지 않는거 같아서.. 읽고나면 언제나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져요...

    그냥... 제 느낌이었습니다...
  • 푸른곰팡이 2004.04.09 06:04 (*.83.224.147)
    피곤하군여.. 지금 자서 점심때 깨서 낼 지금때 까정 일해여.. 이번달까지 .. 고럼
  • 으니 2004.04.10 02:44 (*.168.64.153)
    차차님^^ 제발 사랑을 좀 해요..

    사랑을 하면.. 그 사람의 깊이 패인 곳도 사랑으로 채워지잖아요

    전 "이상형"이란 게 없어요

    내가 사랑하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가장 큰 고민과 약한 점들까지도 모두 그대로 내 이상형이니까요..
  • 차차 2004.04.10 17:36 (*.77.221.6)
    차차 : 남 23세 대학생

    병명 : 사랑불능증

    증세 : 외로움 우울 갑갑증

    처방 요
  • 2004.04.10 20:28 (*.168.105.40)
    차차: 남 23세 대학생
    우선 중국이라 외로움, 우울 ,갑갑...모두 가능하겠네여..
    사랑불능증이라뇨?ㅎㅎㅎㅎㅎㅎ
    차차님 약한모습을..ㅎㅎ
    밥드시려면 밥을 지어야 하자나여...
    그런데 어떤사람은 맘편하게 기다리는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사람은 밥언제되나 안절부절하죠...
    그런거랑 비슷할꺼 가타여.. 그렇다고 절때 찬밥은 드시지 마시구여...
    사랑불능증 이라뇨... 그건 밥안됨 이란 말하고 가타여..그런생각 하시지 마시구여..
    혹시 차차님 쌀도 안씻어놓으신건 아닌지..ㅎㅎㅎ
  • 저녁하늘 2004.04.10 23:08 (*.255.29.114)
    차차님 힘내여~^^v
  • 오모씨 2004.04.11 01:46 (*.218.221.141)
    차차~
    잘빠지고 이뿐 중국여인들이 많던데~
    얼릉 거기서 앤 만들어 새끼치세요~
    ㄴ(ㅡㅡ )ㄱ=3=3=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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