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이 많아도 너무 많았다. 로로 집, 그리고 책이 가득한 룩쌕, 그리고 자질구레하게 손에 든 음반, 길가다 산 조그마한 화분, 조금은 정리를 할 필요가 있었다. 전철에 오르자마자 그는 익숙한 솜씨로 짐들을 가지런히 선반에 올린다. 늘 잊어버리고 후닥닥 내리기 일쑤라 아예 아무리 무거워도 고냥 손에 들고 있는 나와는 다른 모습이다. 나하고는 달리 엄벙덤벙하지 않는 사람이구나. 내 짐, 전부다 맡겨도 이 사람은 잃어버리거나 흘리지 않겠구나.. 별다를 것 없는 그의 작은 행동 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담고 있는 나, 갑자기 눈이 둥글게 커진다.
그는 물건들을 가지런히 선반에 정리한 뒤,
씨디 한 장이 들은 작은 플라스틱 백 하나를 다시 집어낸다.
그리고 그것을 한 손에 아무렇지도 않게 든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하다.
나는 손을 내밀어 그의 비어있는 다른 한 손을 잡는다. 꼭 힘을 준다. 고마워. 당신이 그 많은 것 중에 내가 준 작은 것을 소중히 여겨서 몸에서 떼어놓지 않고 들고 있어주는 것, 알겠어. 정말 고맙고, 행복해. 나 결심했어. 나는, 나 또한 그렇게 할게, 내가 지닌 짐들과 내 무거운 모든 것들, 당신에게 버거울 수 있는 것들은 전부 나의 한 손에 들고, 다른 한 손은 당신을 위해 비워놓을게. 어떤 일이 있더라도 당신이 준 것은 버리지 않을게. 내가 좋아하는 옛날 가수가 그런 노래를 불렀었지. Take my hand, take my whole life, too. 내 손 잡았으니 남은 삶도 책임지라면, 웃을테야?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당연하다는 듯이, 조용하다.
꽉 힘주어 잡은 손만, 이 모든 것을 서로 알고 있다.
* 작가 주 : 로로 (으니의 기타 이름) → 로로집 : 기타케이스
* 사랑할만한 사람 시리즈는 모두 픽션입니다.
제가 볼 때, 이렇게 멋진 남성 존재하기가 좀 힘듭니다. --;;
그러니 주인공 누구냐는 메일은 이제 보내지말아주십사 부탁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