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4.06 09:57
사랑할만한 사람 (6) 롤랑 디앙스에게
(*.168.64.199) 조회 수 5066 댓글 9
(고요함에 더욱 더 귀기울이는 롤랑 디앙스에게 바침)
사실 나 아까 자고 있었어.
알아.
그래? 나 멀쩡하게 대답 잘 했구 말도 많이 했잖아.
응.
혹시.. 나 또 한동안 말 안하고 졸다가 깨서 안 잔 척 했어??
어.. 그랬어.
그러면 그동안 당신은 뭐 했지?
그냥 있었어.
무슨 말을 하든가 깨우던가 전화를 끊던가 하지 그걸 그냥 들구 있었단 말야?
그의 귀는 섬세하다. 오른쪽 깜박이 넣는 소리, 백화점의 안내 방송 소리, 내가 신은 그 날의 신발 소리,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을 전화기 건너편에서도 잡아낸다. 내가 약하게 뒤척이는 것도, 전화기를 왼쪽 귀에서 오른 쪽 귀로 바꾸어 대는 것도 그는 소리를 들어 안다. 나의 옅은 숨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여주는 그는 아마도 침묵 또한 들을 줄 아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전화기 너머
보이지 않는 나를
그가 듣는다.
아마도.. 그는 나의 침묵을 들어 알기 때문에, 내가 입을 열면, 첫마디를 꺼내기 전에 마지막 마디를 듣을 수 있는 것이었나보다.
사실 나 아까 자고 있었어.
알아.
그래? 나 멀쩡하게 대답 잘 했구 말도 많이 했잖아.
응.
혹시.. 나 또 한동안 말 안하고 졸다가 깨서 안 잔 척 했어??
어.. 그랬어.
그러면 그동안 당신은 뭐 했지?
그냥 있었어.
무슨 말을 하든가 깨우던가 전화를 끊던가 하지 그걸 그냥 들구 있었단 말야?
그의 귀는 섬세하다. 오른쪽 깜박이 넣는 소리, 백화점의 안내 방송 소리, 내가 신은 그 날의 신발 소리, 그는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소리들을 전화기 건너편에서도 잡아낸다. 내가 약하게 뒤척이는 것도, 전화기를 왼쪽 귀에서 오른 쪽 귀로 바꾸어 대는 것도 그는 소리를 들어 안다. 나의 옅은 숨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여주는 그는 아마도 침묵 또한 들을 줄 아는 것이 분명하다.
아무 소리 들리지 않는 전화기 너머
보이지 않는 나를
그가 듣는다.
아마도.. 그는 나의 침묵을 들어 알기 때문에, 내가 입을 열면, 첫마디를 꺼내기 전에 마지막 마디를 듣을 수 있는 것이었나보다.
Comment '9'
-
애인을 위해서 본 영화 또 보는 사람이야 많죠.
몇일 전에는 다른 애인과 봤다는게 문제긴 하지만... -_-;; -
(-.. -;;;)
-
제가 생각하는 사랑할만한 사람 -------> " 다행히도 당신을 만나서 참으로 행복합니다" 라고...
제가 고백할 수 있는 사람........ -
급히 썼던 글 조금 고치고 쇼스토코비치 아저씨의 로망스 op.97 no.3 첨부했어요..
음악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어서 다행이예요
-
Riccardo Chailly의 지휘, Royal Concertgebouw Orchestra 의 연주입니다.
-
'사랑할만한 사람'보단...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더 가슴 저미지 않을까요?
'번지 점프를 하다'에서 이해하기 힘든 중간 내용을
한 순간에 아름다운 사랑으로 다가오게 만든 이병헌의 마지막 독백처럼요....
(너무 감상적인가.....^^;;) -
아니에요... 전 사랑하만한 사람이 주는 느낌이 더 좋네요...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은 좀... 그래요...
으니님 그냥 밀고 나가요!!!! -
으니님~ 꼭 헨드폰 광고로 쓰면 좋을꺼 가따여...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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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포레스트 검프를 두번이나 봤는데....퇴짜......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