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7.69.119) 조회 수 5213 댓글 4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올시다. 대학 신입생 시절 클래식 기타를 멋도 모르고 독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전까지 통기타는 좀 칠 줄 안다는 가소로운 자신감에 겁도 없이 덤벼든 거지요.

근데, 문제는 자세 잡고 연습을 좀 하고나면 온 몸이 쑤시고 아프다는 겁니다. 당시 기타 교본에 나와 있는대로 팔목은 확 꺾어서 손가락과 현의 각도는 직각, 힘은 잔뜩 들어가고 팔목이 쑤시고... 경견완 장애(이거 발음 어렵죠?)라도 걸릴 지경인데... 그뿐이 아니었습니다. 다리는 저리고, 허리랑 어깨랑 목이랑도 아주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이 아픔을 견디어 내야 고수가 되려니 하고, (푸하하... ㅠ..ㅠ) 하면 된다 정신으로 연습 끝에... 한 1년 그러다가 포기했습니다. 로망스 쳐보겠다고 그 난리를 치다가... 아무리 자기도취 정신으로 들어주려 해도 영 아닌 소리에, (세고비아 합판기타라는 점도 다소 영향이... --;;;) 온 몸이 불편한 그 자세 땜에 도저히 더 연습을 할 맘이 안 나더라고요. 잠시 괴로움을 견디면 적응이 될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데요.

설상가상으로 어머니의 한말씀이 염장을 지르고... "요샌 왜 그 '띠끼띠끼' 안 하냐?" 띠끼띠끼? 내 기타 소리가 그렇단 말야?

그러고는, 클래식 기타는 한참을 집어 치웠는데... 십수년 이상이 지나 머리 벗겨진 아저씨가 되가지고,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때와는 달리 인터넷에 정보가 꽤 많두만요. 어? 그랬더니만 팔목은 그렇게 꺾을 필요 없다네요? 그러다가 손모가지 망가진 사람 많다네요? 어허... 이런...

그리고, 거울에다 제 자세를 비추어보는 순간, 그 불편했던 자세의 비밀이 풀렸습니다. 아... 저는 발판을 너무 낮게 쓰고 있었던 겁니다. 그저 중간쯤에 놓고 하면 되려니 했더니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왜냐? 저는 허리가 길어서 슬픈 짐승이걸랑요. 허리는 긴데, 발판이 낮으니 자세가 나오겠습니까? 구부정해가지고 왼쪽으로 기운 자세가 나오지요. 발판을 높이고 나서 좀 적응이 되더군요. 요새는 무릎 쿠션을 써보는데 (나중에 시간되면 사진 올릴께요.) 역시 긴 허리 땜에 쿠션만 쓰면 자세가 안 나오고 발판 낮게 +  쿠션 사용하면 적절하더군요. 쿠션을 쓰면 허리를 틀지 않고도 기타를 오른편으로 약간 보낼 수 있어서 좀 더 편한 잇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여간에, 요즘은 허리나 팔목은 아프지는 않습니다. 진작에 알았으면 그 때 옛날에 클래식 기타를 놓지 않고 더 쳤을 것을... 지금도 독학 중인데, 지금은 과연 무슨 닭짓을 나도 모르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배우면 좋을텐데, 먹고 살기 바뻐 시간 여유는 없구... 허리가 길어서 슬픈 독학자의 넋두리였습니다. 혹 새로 시작하는 독학자 분들이 이글을 보신다면 이런 어이 없는 삽질을 하지 않으시길...
Comment '4'
  • 저녁하늘 2004.03.19 22:46 (*.243.227.71)
    아아~ 정말 슬프네요*_*
    허리도 참 슬프구나...-_ㅜ
  • 각시탈 2004.03.23 09:56 (*.81.158.39)
    슬픈 모가지도 있답니다
  • 민영 2010.12.12 20:51 (*.183.185.235)
    슬픈 허리와 모가지요...
  • 최동수 2010.12.12 22:54 (*.255.173.119)
    [띠끼 띠기]도 듣는 나름으로 괜찮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열심히 도를 닦는 변보경양의 아버님께서도 평소에
    "보경아 [띵가 띵가] 좀 해봐라" 하셨다는데....

    앞으로 자세 잘 잡고 잘 치시게 되는 날에는
    어머님의 말씀이 칭찬으로도 들리겁니다.

    현재 서울 음대에서 기타교수로 계신 김성진님의 부전공이 바로
    기타치는 자세이지요.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238 네덜란드 여왕행사 차량사고 동영상 구름에달 2009.05.02 5283
6237 인종차별에 대처하는 미국인들 기사 2014.09.30 5282
6236 [한마디]2. 아주 이쁘시군요! 2 citara 2004.10.24 5282
6235 쇼팽의 푸른노트 보셨어요? 콩쥐 2014.02.07 5281
6234 알프스에 대한 환상을 깨라, 가장 부패한 나라 '스위스' 4 머스티븐 2013.09.17 5281
6233 심심풀이 문제요~ 9 티피 2011.12.07 5281
6232 여러분들은 참패당하셨습니다. 4 찬찬 2011.11.04 5281
6231 세월호, 제대로 조사하려면 목포 조선소로 가야한다 file 마스티븐 2017.04.05 5280
6230 연대 교수 150여명 교수 시국선언 1 괴담아니네! 2008.06.12 5280
6229 기타..주인 5 연구 2011.09.04 5279
6228 "주한미군은 우리와 똑같은 美 쇠고기를 먹을까?"-스크랩 과객 2008.06.01 5278
6227 불금의 명언 file Jucha 2018.03.16 5277
6226 초딩들의 신종놀이...ㅋㅋ 3 배모씨 2005.06.27 5276
6225 고혈압: 피곤하네요 -_-;;; 저도 제 할말만 하겠습니다 2 file jazzman 2011.06.18 5275
6224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3 금모래 2011.11.06 5274
6223 Sitar Boy 19 file ganesha 2009.12.10 5273
6222 반딧불의 묘(후기) 7 푸른곰팡이 2004.09.07 5273
6221 그래, 그거야. 할꺼면, 다 걸고 해야해 6 꿈틀이. 2004.02.29 5272
6220 어제 히스토리 채널을 보다보니.. 쩜쩜쩜 2003.09.03 5272
6219 [감동] 라디오 눈물나는 제리의 사연.. TX 2011.10.07 5270
6218 딸애의 중앙음악콩쿠르관련 신문기사 10 고정석 2009.03.27 5270
6217 친구 2011.08.31 5269
6216 독일 대학등록금 완전폐지 6 칸트 2013.12.12 5268
6215 입신의 경지를 넘어 신의 경지 2 ganesha 2010.09.30 5267
6214 ssingssing 민요밴드 언니 2017.10.24 5263
6213 충격 중고차 6 이런 2011.04.12 5260
6212 나 그대를 사랑하기에 / 김의철 작사, 작곡 / 소프라노 양경숙 2 file 고정석 2009.06.18 5260
6211 사람 값 친구 2012.09.06 5260
6210 내려받았다 지워도? 포르노 단속 1 쿨피스 2012.09.10 5258
6209 방사능 공포 3 file 꽁생원 2013.06.03 5255
6208 할머니와 전화 콩쥐 2013.05.11 5254
6207 이런 멋진 엣성곽 산책길이 서울시내 중심지에 있다니.... 늘 노래와 사색에 젖어 다니는길 1 file 마스티븐 2015.12.10 5253
6206 Like A G6 - Far East Movement 다시 1위 - 3주 비연속 1위 file SPAGHETTI 2010.11.18 5253
6205 대한민국 여당의 전통 2 도인 2015.07.11 5252
6204 노무현의 죽음도 한나라당을 이길 수 없다. 69 꽁생원 2009.05.26 5252
6203 조국건님의 러시안 로망스 글과 관련하여(뽀루꾸) 41 뽀루꾸 2011.01.14 5251
6202 스페니쉬 기타 1 file 스페니쉬 2010.10.09 5250
6201 스티브잡스의 예언과 통찰력 2 쟙스 2013.07.31 5249
6200 이수그룹 신입사원공채 1 콩쥐 2015.12.08 5248
6199 고대문명 바벨론 [이라크] 역사 바벨론 2015.07.21 5248
6198 노래와 영상 노래 2013.05.11 5248
6197 통계로 본 우리나라 좋은나라? 1 콩쥐 2014.02.11 5247
6196 바퀴벌레 한번도 못보신분 계신가요? 18 복숭아boy 2008.09.03 5247
6195 SBS '세상에 이런일이'에서 배모씨님 봤어요. 1 람보 2006.06.15 5247
6194 .... 3 file 정훈 2011.11.16 5246
6193 反나르시즘... 5 지얼 2004.03.19 5246
6192 세월호의 진실은 ? 살아있는 이상호 기자가 가져온 우리모두가 상상하기 힘든 진실은 ?? 진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음을 두려워하는자들은 누구인가? 1 마스티븐 2014.05.25 5245
6191 [펌] 아~~~앆~~~~~~~~~~~~~~~~~~~!!!!!! 2 바실리스크 2009.06.23 5245
6190 주인장님께. 2 11 2011.08.25 5244
6189 "개인은 존귀한 존재다, 복지도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하는 것인데 '공짜'라고 하면 안된다, 국민이 세금을 내서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쓰고 나면 최대한 돌려주는 게 국가의 의무다" http://omn.kr/enwf 1 마스티븐 2015.07.25 5243
Board Pagination ‹ Prev 1 ...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