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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itarMania

2004.02.07 17:05

빈집

(*.227.48.199) 조회 수 4699 댓글 10
옛날 옛적에,
걸에게 차여
마음과 몸이
만신창이 피칠갑 되었을 때
늘 곁에 있어 주어서
불난데 부채질,
마음에 염장질을 해주었던
참 어여쁜 詩입니당...




    빈 집


-기형도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닌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집에 갇혔네




Comment '10'
  • 2004.02.07 18:53 (*.105.92.107)
    짱~
  • 저녁하늘 2004.02.07 21:39 (*.243.227.52)
    지금 밖에 눈 오네여~^^
  • 저녁하늘 2004.02.07 21:47 (*.243.227.52)
    전 이 시 첨 읽었을 때... 비로소 더듬거리며 문을 닫고 싶어졌던 거 같아여. ^^
  • 지얼 2004.02.07 22:37 (*.237.119.146)
    전"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와 "가엾은 내사랑 빈집에 갇혔네..."이 대목이 짱...
  • mugareat 2004.02.08 01:30 (*.201.48.78)
    아쉬움이 많은분 같네요.
  • 아이모레스 2004.02.08 08:01 (*.158.96.77)
    정말 가엾은 건요... 가두어 놓을게 아무 것도 없는 커단 집이겠죠...
  • 밤하늘 2004.02.09 21:21 (*.74.207.124)
    모두에게 가슴저린 아픔이 ...
  • 저녁하늘 2004.02.09 22:04 (*.243.227.52)
    상기(上記) 하늘은 본인과 무관함. -_-"


    흐흐~^^

    더이상 아프지 않아여...^^...

    더듬거리며 문을 닫을 때까지는 마음이 훵~ 하지만
    곧 "봄날은 간다"의 유지태처럼
    대지 위에 두발로 우뚝 서서
    웃게 된다오.
  • 근데 2004.02.09 22:17 (*.218.222.42)
    밤하늘이 왜 저녁하늘과 무관하다는 거져 ?
  • 저녁하늘 2004.02.09 23:05 (*.243.227.52)
    혹시 저라고 생각하실까바여. -..-

    제가 잠시 오바를... ㅋㅋ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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