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성형수술에관해.. (*주의* 스크롤의 압박)

by 차차 posted Jan 13,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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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할건 인정하자. 외모는 자산이다.
특히 여성들에게 있어 그 외모라는 자산이 남자들에 비해 큰 비중을 차지하는건 사실이다. 못생긴여자는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해 잘생긴 여자들에비해 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야 하는것이다.

그리고 나는 직장에서, 또는 사회에서 사람을 외모로 평가하는것이 굳이 잘못된 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사회생활이라는것은 곧 인간관계이며, 그 인간관계에 있어서 외모또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어떤 사람의 사회적 가치를 판단할적에 외모를 생각하지 않을수 없기 때문이다.

그것이 좋든 싫든. 옳든 그르든 그것은 이미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고, 또 우리는 그것에 맞추어야 사회에 적응하고 살아남을수 있는것이다. 남자들이 예쁜 여자를 찾는것은 여자들이 돈많고 능력있는 남자를 찾는것과 마찬가지로 당연하다. 그것은 수천년동안 인류가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이었고, 앞으로도 그럴것이다.

그래서 여자는 본래부터 예뻐지고 싶은 욕구가 있는것이고, 또 그 외모라는것이 비단 배우자 뿐만 아니라 사회에서 인정받기 위한 가치기준으로 인식된 이후부터, 여자들의 그 예뻐지고자 하는 욕구는 더욱더 강해졌다. 그 욕구와 현대 의학이 결합하여 생겨난것이 바로 성형수술이라는것이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성형수술하는 여성을 비판할수 있는가? 그럴수 없다. 우리가 무슨근거와 잣대로 그들을 그르다고 비판할수 있겟는가? 못생긴 얼굴로 태어나 예뻐지기위해서 얼굴에 칼을 대야하는 그들의 속마음은 오죽이나 하겟는가? 그들은 현대사회의 아픈 단면이며, 과로사로, 지나친음주로 인한 간암으로 여자들보다 평균수명이 훨씬 짧은 남자들과 같이모두 자본주의의 냉혹한 가치관의 희생자들이다.

그리고 나는 50년 후의 한국을 생각한다. 지금 20대인 그녀들이 70대가 되었을때.. 20대에 코에 넣은 보형물.. 가슴에 넣은 실리콘.. 뼈를 깎아낸 턱과 광대뼈.. 생살을 억지로 찢은 눈꺼풀... 이 모든것들이 망가져 비참하고 흉측하고 고통스럽게 늙어갈 그들을 생각한다.

"인생은 할아버지 그림그리기" 라고 도올선생은 말했다. 우리는 우리가 늙었을때의 모습을 스스로의 얼굴에 아로새기며 살아가고 있으며, 그것이 인생의 과정이라는것이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주름살 골골마다 그네들의 인생과 희노애락이 녹아 그들의 얼굴은 그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아름다운 할아버지 그림을 그리는것이야 말로 우리 인생의 큰 목표가 아닐수 없다.

지금 성형외과에서 코를 높이고 뼈를 깎고 눈을 찢고있는 여성들은, 지금의 사회적 성공과 좀더 돈많고 유능한 배우자를 만나기 위해 그녀들의 '할머니 그림' 을 흉측하게 망쳐놓는것이다. 지금의 아름다움은 결국 그녀들의 아름다운 인생을 댓가로 맞바꿔진 것이다.

그것은 그네들의 슬픔이다. 시대를 잘못태어난 한국여성으로서의 비애다. 또 그것은 그런 여자들을 배우자로 맞아들여야하는 우리 남자들의 슬픔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나는 체념론을 말하고자 하는게 아니다. 모든것을 사회탓으로 돌리는것 같지만, 그 사회를 구성하는것이 우리인 만큼, 이 악순환의 고리를 깰 방법또한 우리 스스로에게서 찾아야 한다.

우선, 난 성형한 여성들이 예쁘지만 아름답진 않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움이란 예쁜것보다 더 숭고하고 본질적인 개념이다. 예쁘지 않고서도 충분히 아름다울수 있고, 예쁜 얼굴을 하고있는 여자가 결코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보증수표가 될수는 없다.

물론 그 아름답고 예쁘다 하는것은 개개인의 기준이고 주관적인 판단이지만, 우리 사회의 가치판단의 기준이 단지 예쁜얼굴에 머물지 않고, 그 사람의 개성에서 우러나오는, 또는 인격에서 우러나오는 아름다움에 있게될때.. 이영애의 눈과 김희선의 코 전지현의 몸매를 지닌 여자들의 위선된 아름다움을 사회가 배척하는 날이 올때..

그때서야 비로소 '플래스틱 신드롬'이 끝나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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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원래는 제 개인홈피에 올렸던 글인데... 써놓고보니 아까워서 이렇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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