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9.09 02:53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
(*.117.236.248) 조회 수 4360 댓글 2
오늘 선생님을 찾아뵈었어요. 언제든 그 곳에 계시는 선생님 저를 똑같이 반갑게 맞아주셨어요. 명절이라도 해도 저희집은 친척이 많지 않고 제사도 없어서 별다를 것이 없었는데, 요즘은 그런 것과 별개로 명절이란 것을 많이 느끼게 됩니다. 학교 선생님들 인사도 챙기(?)지만 그것보다 진짜 명절이 다가오면 맘 속에 여러 감사했던 분들을 찾아뵈어야겠다는 압박이 생기는 것 있져^^
기타 연주에 대해서 짧은 말씀을 하셨는데, 테크닉은 물론 기본이고 그것이 있어야 연주가 되는 것이지만, 그 후의 것은 곡 자체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본인의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선생님도 도와줄 뿐이지 무엇을 해주실 순 없다고 하셨어요.
저는 갑자기 맘이 뭉클해짐을 느꼈습니다. 대학교 2학년~4학년 때 통신게시판에 짧은 글들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났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었지만 주로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고 고마움을 느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들이었어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런데 차츰 그런 글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린지 오래였지요. 사람이 변하나봐요. 언젠가부터 밝은 것보다는 시니컬함이.. 또 어떤 때는 시니컬함을 넘어서 오만함까지.. 제 글에 보였어요.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참 부끄러워서 없애고 싶어도 못없앨때가 많았어요.
그냥 남 탓을 했죠. 사람 탓, 세월 탓, 핑계는 많았어요. 자기합리화도 했죠. 하는 일 탓이라든가 하는 식으로요. 게다가 세월이 하 수상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세상이 이런 거라구. 무지개 끝자락 붙들러 달려가다가 맨홀에 빠져도 할말없는 세상이라구.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라구요. 저 많이 놀랬어요. 모든 게 다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었겠죠. 누구나 살면서 부대끼고 가슴 아프고 어떨 때는 삶이 나를 속이는 것같은 생각도 들겠지요. 선택한 길을 믿지 못하고 어느날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정이 떨어질 때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세상이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제가 보는 눈이 그랬던 것 같아요.
흔하디 흔하고도 간단한 이치인데.. 참 여러사람이 말해왔던 것인데.. 그 흔한 마인트 콘트롤 책들 있잖아요.. 경영전략코너 가면 있는. 늘 그런 책에선 관점을 바꾸라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거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나봐요. 오늘 참 새삼 또 한번 느꼈어요. 내가 그런 심성을 잃었더랬구나. 그래서 그렇게 우울한 일들이 많았구나 싶었어요.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는 말씀 있잖아요.
노래로도 있고, 원래 성경에 나온 말씀이구요. 전 어쩌면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 아니라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세상에 대해,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았을 때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믿음" 참 좋아하던 단어였는데 한동안 잊고 살았어요. 진심으로 누구를 믿으려들지 않았구.. 그러니까 저를 믿을 수가 없었죠. 제가 선택한 길, 제가 하는 공부, 제가 사는 방식.. 다 이상했어요. 의기소침 우울모드가 명랑모드보다 많았구요.
믿어보려고 해요. 제가 좋아서 선택한 이 길을, 이 길을 걷는 저를 조금 더 믿어보려고 해요. 누군가가 저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면 그 사람을 조금 더 믿어보려고 해요. 누군가 저에게 너의 어떤 점이 좋아.. 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해준다면, 퉁명스럽게 혹시라두 작업하지마!!! 하는 대신에.. 너의 어떤 점도 내가 보기엔 좋아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해줄 수 있었으면 해요. 판도라의 상자 맨 마지막 가냘프게 두드리던 그것의 이름이 희망이란 것을 믿어보려고 해요.
조금 전 집에 돌아오는 길 어두운 밤 헤드라이트에 비춰진 물방울이 꼭 그자리에 정지한 것 같았어요. 빠른속도라면 한눈팔기 쉽지 않지만 흘낏 보면 참 반짝반짝 예쁘답니다.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벌써부터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해서 참 행복한 밤이랍니다.
추석인데.. 달은 안보이지만.. 구름 저 너머에 달이 있다는 걸 믿으니까..
꼭같이 벅찬 그런 보름달밤이 될거예요.
모두들 행복한 추석 맞으셔요.
으니 올림^^*
기타 연주에 대해서 짧은 말씀을 하셨는데, 테크닉은 물론 기본이고 그것이 있어야 연주가 되는 것이지만, 그 후의 것은 곡 자체를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본인의 마음이라고 하셨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선생님도 도와줄 뿐이지 무엇을 해주실 순 없다고 하셨어요.
저는 갑자기 맘이 뭉클해짐을 느꼈습니다. 대학교 2학년~4학년 때 통신게시판에 짧은 글들을 많이 썼던 기억이 났습니다. 여러가지 내용이 있었지만 주로 작은 것에 기쁨을 느끼고 고마움을 느끼고 생각을 하게 되는 것들이었어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또 글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복했어요.
그런데 차츰 그런 글을 쓸 수 없게 되어버린지 오래였지요. 사람이 변하나봐요. 언젠가부터 밝은 것보다는 시니컬함이.. 또 어떤 때는 시니컬함을 넘어서 오만함까지.. 제 글에 보였어요.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참 부끄러워서 없애고 싶어도 못없앨때가 많았어요.
그냥 남 탓을 했죠. 사람 탓, 세월 탓, 핑계는 많았어요. 자기합리화도 했죠. 하는 일 탓이라든가 하는 식으로요. 게다가 세월이 하 수상하단 말을 입에 달고 살았죠. 세상이 이런 거라구. 무지개 끝자락 붙들러 달려가다가 맨홀에 빠져도 할말없는 세상이라구.
그런데 오늘 선생님이 그러셨어요.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과 마음"이라구요. 저 많이 놀랬어요. 모든 게 다 핑계에 불과했던 것이었겠죠. 누구나 살면서 부대끼고 가슴 아프고 어떨 때는 삶이 나를 속이는 것같은 생각도 들겠지요. 선택한 길을 믿지 못하고 어느날 갑자기 주위의 모든 것이 정이 떨어질 때도 있을거예요. 하지만 세상이 마냥 아름답기만 하다가 어느 순간부터 아름답지 않은 것이 아니라.. 세상은 그대로 있는데 제가 보는 눈이 그랬던 것 같아요.
흔하디 흔하고도 간단한 이치인데.. 참 여러사람이 말해왔던 것인데.. 그 흔한 마인트 콘트롤 책들 있잖아요.. 경영전략코너 가면 있는. 늘 그런 책에선 관점을 바꾸라고 하지 않아요?
하지만.. 그거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나봐요. 오늘 참 새삼 또 한번 느꼈어요. 내가 그런 심성을 잃었더랬구나. 그래서 그렇게 우울한 일들이 많았구나 싶었어요.
믿음과 소망과 사랑중에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 는 말씀 있잖아요.
노래로도 있고, 원래 성경에 나온 말씀이구요. 전 어쩌면 그 중에 제일은.. 사랑이 아니라 "믿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요. 세상에 대해, 내 주위의 사람들에 대해, 나 자신에 대해 믿음을 잃지 않았을 때 사랑할 수 있을 거예요. "믿음" 참 좋아하던 단어였는데 한동안 잊고 살았어요. 진심으로 누구를 믿으려들지 않았구.. 그러니까 저를 믿을 수가 없었죠. 제가 선택한 길, 제가 하는 공부, 제가 사는 방식.. 다 이상했어요. 의기소침 우울모드가 명랑모드보다 많았구요.
믿어보려고 해요. 제가 좋아서 선택한 이 길을, 이 길을 걷는 저를 조금 더 믿어보려고 해요. 누군가가 저에게 위로와 용기를 준다면 그 사람을 조금 더 믿어보려고 해요. 누군가 저에게 너의 어떤 점이 좋아.. 라고 진심으로 이야기해준다면, 퉁명스럽게 혹시라두 작업하지마!!! 하는 대신에.. 너의 어떤 점도 내가 보기엔 좋아 라고 웃으면서 이야기해줄 수 있었으면 해요. 판도라의 상자 맨 마지막 가냘프게 두드리던 그것의 이름이 희망이란 것을 믿어보려고 해요.
조금 전 집에 돌아오는 길 어두운 밤 헤드라이트에 비춰진 물방울이 꼭 그자리에 정지한 것 같았어요. 빠른속도라면 한눈팔기 쉽지 않지만 흘낏 보면 참 반짝반짝 예쁘답니다. 작은 것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벌써부터 세상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해서 참 행복한 밤이랍니다.
추석인데.. 달은 안보이지만.. 구름 저 너머에 달이 있다는 걸 믿으니까..
꼭같이 벅찬 그런 보름달밤이 될거예요.
모두들 행복한 추석 맞으셔요.
으니 올림^^*
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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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추석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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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니님 글 읽고 저도 깨닳은 것이 많네요.. 그 마음 끝까지 간직하시길 바랍니다~ 행복한 추석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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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 이런 귀한 글이 있었다니..
Date2003.08.27 By^^;; Views4466 -
썰렁~
Date2003.08.27 ByB612 Views4060 -
매트릭스 탁구
Date2003.08.28 By빌라로보트 Views3734 -
충고에 토달기.. (조금 수정)
Date2003.08.28 By으니 Views4146 -
.... 잼있는 이름들... ^^
Date2003.08.28 By09 Views4386 -
아직은 따뜻한 세상?
Date2003.08.29 Bynenne Views3760 -
낙서..
Date2003.08.29 By마뇨 Views3034 -
★조은글이라 쥔장 허락업시 퍼왔시여★
Date2003.08.29 By펌이 Views4520 -
컴터와의 싸움...
Date2003.08.30 By마뇨 Views4440 -
★★★훈련소에서의 종교 선택에 관한 고찰 - (퍼옴)
Date2003.08.31 By쵸코파이 Views4495 -
보고싶다..보고싶다..보고싶다..
Date2003.08.31 By천지대야망 Views3598 -
나두...보고싶다 보고싶다 보고싶다
Date2003.08.31 By잉그비 Views4474 -
알고 싶어요.
Date2003.09.01 By기타사랑 Views3230 -
음악의 즐거움
Date2003.09.01 By無明 Views3743 -
자꾸 눈물이 나려해서...
Date2003.09.02 ByeveNam Views3855 -
필명
Date2003.09.02 By낙서맨 Views4202 -
직장상사 감동시키는 10가지 전략
Date2003.09.02 By초보 Views4268 -
어제 히스토리 채널을 보다보니..
Date2003.09.03 By쩜쩜쩜 Views5640 -
[퍼온글] 야구해설가 차명석 시리즈
Date2003.09.03 By야구가 좋아 Views3959 -
<만화>돌아온둘리 펌~
Date2003.09.03 By넘버삼 Views3945 -
그림판으로 그린만화라는데..
Date2003.09.03 By넘버삼 Views3723 -
일본의 한교수가낸 문제라네요..이문제 풀면 I.Q 140 이상이라는데
Date2003.09.03 By넘버삼 Views5359 -
그냥 좋은글인것 같아서요...
Date2003.09.04 By기타사랑 Views4278 -
샘 페킨파와 제임스 코번...
Date2003.09.05 ByeveNam Views4914 -
바둑이 검둥이 청삽사리중에
Date2003.09.06 By영서부 Views6667 -
낙서...
Date2003.09.07 By마뇨 Views3663 -
ㅎㅎㅎ... 허탈이란...
Date2003.09.07 Bypepe Views4466 -
아름답게 볼 수 있는 눈
Date2003.09.09 By으니 Views4360 -
太行路
Date2003.09.09 By영서부 Views5078 -
[펌] 우주인이 바라본 아름다운 지구!!!!!!!!!
Date2003.09.12 By일랴나 Views4450 -
[펌]여러분의 성향 테스트..-잘맞아요~
Date2003.09.12 By석재 Views4293 -
네 입술, 비밀이 너무 많아...
Date2003.09.12 ByeveNam Views4127 -
흠냐... 내가 모르는 전차가 있다니... ㅡㅡ^
Date2003.09.14 ByeveNam Views5962 -
중국에서 본 차차
Date2003.09.16 By수 Views4502 -
중국이 온다.
Date2003.09.16 By수 Views4377 -
조선이 있다.
Date2003.09.16 By수 Views4776 -
기록에 도전하기... 수전증 유발하니 주의!
Date2003.09.17 ByeveNam Views4594 -
한국 왕따를 종식시킨 이창호
Date2003.09.17 By찾던이 Views4398 -
[펌] 있다 없다 문제.
Date2003.09.17 By석재 Views5742 -
벙어리컴.......
Date2003.09.18 By무사시 Views4016 -
또 다른 문제~
Date2003.09.18 By석재 Views3967 -
[re] 전 바둑은...
Date2003.09.18 By아랑 Views4310 -
[벙개???까진 아니고요...] 마뇨님 환송회가 있슴돠...
Date2003.09.18 Bypepe Views4600 -
추억의 음악 시리즈 (1) - 국민체조
Date2003.09.19 ByeveNam Views4687 -
꼭 가고 싶습니다.
Date2003.09.19 By그놈참 Views4598 -
이런연주 보신 적 있으신가요???
Date2003.09.19 By그놈참 Views4045 -
기왕이면 동작까지 보면서
Date2003.09.20 ByAnon Views3266 -
학병 보내는 세기의 감격 [춘원 이광수]
Date2003.09.20 By노보리 Views4590 -
추억의 음악 시리즈 (2) - Combat!!
Date2003.09.21 ByeveNam Views4798 -
[re] 미당 서정주도 그에 못지 않았지요.
Date2003.09.21 By미당 Views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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