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따뜻한 세상?

by nenne posted Aug 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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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안에서 전신에 화상을 입은 할머니가 구걸을 하고 있다.
그러자 앞에 앉아 계시던 할머니가 구걸하는 할머니의 슬리퍼가 불편해 보였는지
자신의 편한 신발을 벗어주는 장면이다.

설마 조작한 사진은 아니겠지?(꼭 이런 의심의 여지를 품고야 마는 나 -_-a 못됬다.)
아직 이런 분들이 있음으로 세상이 살 만한 건가.. 싶기도 하다.



몇 년 전에 있었던 일이다.
이대 앞이던가.. 지나가다 보면 전단지, 광고쪽지(찌라시--;)등을 나누어 주는 아주머니들이 엄청 많다.
그 내용을 살펴 보면 거의 커피숍이나 미용실을 광고하는 종이들인데....
난 처음에 주면 주는대로 다 받았다.
받아야겠어서 받은 건 물론 아니고, 단순하디 단순한 성격 그대로,,,
주니까 받는 것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그러다 칭구한테 한 소리 듣는다.
야! 그것 좀 받지 마~ 왜 자꾸 받아. 쓰지도 않을 거면서.. 너 손 좀 봐.
내 손 가득 들려져 있는 종이 조가리들...-_-a
휴지통에 버리고 길을 걷다가 난 무심코 또 받는다.
또또~!!!!
꼭 칭구의 질타 때문은 아니었고 그로부터 몇 달 후,
나는 그 내미는 손길 쳐다도 안 보고 피해 지나칠 정도가 되었다.


그런데................
재작년? 또 다른 칭구와 길을 가는데
그 칭구가 몇 년 전의 나처럼 그 광고전단지를 주는 대로 다 받는 것이었다.
나는 물었다.
"왜 받아? 안 기챠나? 쓰지도 않을 거잖아.."
그랬더니 그 친구가 하는 말이..........
"응. 날도 더운데 빨리 나눠주고 들어가서 쉬시라고, 이 땡볕에 얼마나 힘드시겠어.
이거 받는 거 일도 아닌데 뭐.."
"....."
내가 감동먹어 아무 말 않고 빤히 쳐다보니까 머리를 긁적이면서 한다는 말이
"머야.. 그냥 엄마 같아서 그래. 우리 엄마 나이대 분들 같아서.. 엄마 생각나서..."


난 요즘 노량진을 오고 간다.
육교를 건너 내려오면 아주머니들이 한 줄로 서서 각종 고시학원 전단지를 나눠준다.
임용고시, 행정고시, 공인 중개사 등등.. -_-;
그 수많은 사람들 중 받는 사람 거의 없다.
나도 안 받는다.... 안 받으려고 벽에 꼭 붙어서 간다.-_-+
늘 그 칭구 생각이 나긴 하지만 그래도 기챠는 마음이 더 앞선다.

요즘엔 착해져야지~하면서도 갑자기 아냐! 얍숄(?)해져야 해! 생각 들고,,,
나름대로 약은 척 한다고 하다가도, 일케 살믄 안되징...이런 생각도 들고,,,
질풍 노도의 시기인가...
ㅋㅋㅋ

주절주절대고 났더니 졸립다.
그냥 맨 위의 사진을 보고,, 잠시나마 품었던 의심을 없애버렸더니
마음이 0.5도 정도 따뜻해지는 거 같아서..
너무 정신없는 한 주를 보내며, 잠을 충분히 자는 거 같은데도 졸리운 건,,,
헙! 이뻐지려고 그러능가...
아띠~ 여기서 더 이뻐지면 안되능뒈... ㅋㅋㅋ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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