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3.08.08 15:15

최고의 까페

(*.149.53.167) 조회 수 4063 댓글 8

근처에 잘 아는 까페가 있어요?

네.. (K는 대답하면서 말끝을 흐린다)

(흘낏 큰 창으로 하늘을 살피며) 오늘은 문을 닫았을지도 몰라요.

(남자, 놀리는 투로) 카페가 문을 열었다 닫았나 하나요?

음.. 열기만 하면 제가 아는 최고의 까페이지만요, 매일 문을 열진 않아서요.

(K의 얼굴을 똑바로 쳐다보며) 그래요?

K는 대형 창 바깥으로 펼쳐진 회색하늘을 계속 살피고 있다. 정말로 그 까페가 문을 열었을까 안절부절하는 것 같기도 하고.

레스토랑을 나와 거리로 내려선 후 작고 다리를 하나 건넌다. 전철역 한 구간을 걸은 셈이다. 이야기는 간간히 웃음을 섞어가며 계속되었지만 계속 걸어도 까페가 있을만한 곳은 아니다.

전철역을 지나서 다시 큰 횡단보도를 걷는다. 사무실로 가득한 대형빌딩 1층에 과자점이 하나 보인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케잌과 쿠키를 파는 옆 비좁은 공간에 테이블이 보이고 바로 옆 아파트촌에서 쏟아져나온 듯한 아줌마들이 소리높여 이야기하고 있다. 남자는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음료수 냉장고 앞에선 K를 돌아본다.

(K, 아무렇지도 않게) 뭐 마실래요?

코크와 병에 들은 커피를 재빨리 계산하고 다시 문을 밀치고 나섰다.

그 까페가 여기 아니었어요?

K는 대답대신 엉뚱한 소리를 한다.

파란불이예요, 뛰어요.

살짝 웃음을 띠고 방금 전에 지나온 공원으로 난 횡단보도를 향해 재빨리 뛰는 K와 영문 모르고 따라 뛰는 남자.

건너편에 도착하자마자 뭐 그리 급한지 가쁜 숨을 쌕쌕 몰아쉬며 말한다.

여기가요, - 제가 말한 까페예요.. 비가 오면-, 문을 닫아요. 비둘기도 있고, 강아지 데리고 산책 나오는 사람들도- 많구요, 벤치도 참 이쁘죠.





* 혹시 삼성역 근처에서 식사하셨을 때 으니의 제안 데이트 코스 :

(1) 먼저 음식점의 큰 창 바깥으로 비가 올지 안올지 하늘 색깔을 살짝 보세요.
(2) 비가 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 종합운동장쪽으로 난 탄천 다리를 건넙니다. 오른쪽으로 주차장과 물이 불은 옛날 운전면허시험장이 보일겁니다. 차가 지나다니는 왼쪽은 신경쓰지 마시고 다리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이야기나누세요.
(3) 종합운동장역이 곧 나오면 그대로 직진합니다.
(4) 작은 길을 하나 건너면 오른쪽으로 아시아공원이 펼쳐집니다.
(5) 그러나, 아직 공원안으로 들어가실 때는 아니지요. 모른척 지나갑니다. 함께 계신 분은 오른쪽에 공원이 있는지 없는지 큰 신경을 쓰지 않으실거예요.
(6) 다시 큰 횡단보도를 하나 지나면 정면에 나폴레옹 과자점이 보입니다. 약간 비싸긴 하지만 맛있는 케잌과 쿠키를 하는 집입니다. 들어가셔서 작은 쿠키와 음료수 두 병을 사세요.
(7) 다시 나와서 길을 건넌 후 공원으로 들어갑니다. 곳곳에 있는 예쁜 벤치에 자리잡고 앉아 음료수를 뜯어 동행한 분에게 내밀어야겠죠.
(8) 그리고 나서.. 는 각자 알아서들 하세요. 그 다음도 제안해드려야합니까.. 흑흑.

Comment '8'
  • 시내 2003.08.08 17:20 (*.254.63.29)
    나폴레옹 제과-아시아 공원. 제가 겪어본 코스군요. 거긴 꼭 안 헤어질 분하고만 가세요. 아름다운 만큼 혼자 추억은 더 아파지는 곳이에요.
  • ..? 2003.08.08 22:06 (*.75.172.145)
    안헤어질 분이 있을까요...-.-
  • 바실리스크 2003.08.09 00:06 (*.51.122.208)
    휴가나와서 맥주한짝사서 밤새우기도 그만입죠. 섹시코만도를 연습하기도 좋습니다.
  • 으니 2003.08.09 01:18 (*.149.49.145)
    스고이요!! 바실리스크상!!
  • 이태석 2003.08.09 09:55 (*.42.85.34)
    같이 갈 사람이 없어요오~ ㅎㅎㅎ
  • 알파 2003.08.12 02:36 (*.62.226.23)
    음... 전 거기서 청혼했는데... ^^
  • 알파 2003.08.12 02:41 (*.62.226.23)
    밤에는 정말 분위기 좋은데... 그러고보니 결혼한 뒤로는 한번도 안갔네요. 으...
  • 으니 2003.08.25 18:19 (*.46.8.213)
    나중에 남편님 생기면 모시구 갈랍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688 코스모스 2 file 칸타빌레 2014.09.20 3205
6687 문득 궁금점이 드는것... 1 file 아이시클 2008.06.11 3206
6686 明心寶鑑(명심보감)-第五篇 正己篇(정기편) 中 1 磨者 2009.06.15 3206
6685 조롱이와 따쥐 따쥐 2014.06.30 3206
6684 다행이다 file 헬리코박터 2007.09.28 3209
6683 우리가 몰랐던 소의 비밀 1 꽁생원 2014.07.25 3209
6682 혼자시리즈 3 마루맨 2004.08.21 3212
6681 무사히 연주중.. ^^;; file 괭퇘 2004.12.23 3212
6680 여행일지 2 경호 2004.04.05 3213
6679 칭구 7 np 2005.03.30 3213
6678 비바체님만 보셔요...^^* 2 2005.04.20 3214
6677 새털구름 4 file 소품사랑 2006.08.10 3214
6676 음악 코메디 2 (Flamen Comedy) 2 이제 2008.09.05 3214
6675 피디수첩 같이봅시다 2015.07.03 3214
6674 스마트폰으로도 이런 사진을 !!! 밝기조절, 초첨, 화이트 밸런스(자동,백열등,맑은날, 형광등,흐린날) 다양한 기능 적극활용하니 사진이 재미있군요 1 file 마스티븐 2016.06.07 3215
6673 인천공항 2 file 콩쥐 2007.11.17 3218
6672 10월의 장미 1 file np 2006.10.28 3219
6671 2족 보행 로봇 1 꽁생원 2016.02.25 3219
6670 위험한 논쟁 6 2009.06.20 3220
6669 낙서 1 CDMA 2004.03.30 3221
6668 아르헨티나 여행 사진 10 file 2005.01.05 3221
6667 위대한 딴따라 1 금모래 2010.03.13 3221
6666 님이 있어 우주가 있네. 6 친구 2010.03.22 3221
6665 애국자가 모함받는 장면 애국의결과 2015.06.18 3221
6664 소르 2017.09.27 3221
6663 예술과 삶을 하나로 한다는 것 3 으니 2005.12.23 3222
6662 여러분 효도합시다!(2) 7 file rainbow eyes 2007.01.05 3222
6661 전세계 울린 다섯살 꼬마와 오빠의 그림 기사 2014.05.14 3223
6660 허걱...뛸 이유가 없어졌다!!! 형서기 2001.02.25 3224
6659 모기와의 전쟁2 9 np 2008.08.12 3225
6658 수정과정 동영상 수정 2014.06.26 3225
6657 지리산에 다녀왔어요... 4 file 콩쥐 2009.03.21 3228
6656 왕의 남자. 15 file 콩쥐 2006.01.05 3230
6655 웃겨서 퍼왔어요 라커 2006.02.22 3230
6654 미국國歌 4 2008.05.04 3230
6653 에구,열여덜 1 용접맨 2004.08.25 3231
6652 튜닝기 1 np 2006.11.22 3231
6651 브레인 서바이버1 3 enigma 2004.03.09 3232
6650 [re]죽을준비 하셔요!!! file 2004.04.21 3232
6649 수님만 보세용~ ^^;; 9 옥모군 2004.05.06 3232
6648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할 놈들.. 밑에꺼 보충 ㅋ 10 file 하핫 2007.02.15 3232
6647 심판의 함성 커지는 사회 19 wldjf 2004.04.15 3233
6646 최종회 1 file 낙서 2006.08.24 3233
6645 혼자시리즈 4 마루맨 2004.08.22 3234
6644 후손 2 갸우뚱 2014.06.03 3234
6643 청개구리 애니매이션 언니 2015.02.12 3234
6642 친구 2010.06.08 3235
6641 돌고래쑈 file 콩순이 2006.01.02 3236
6640 나도 아니다. 감별아 1 감별사에게 2014.08.06 3236
6639 개교기념일 4 nenne 2004.11.02 3237
Board Pagination ‹ Prev 1 ...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