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3.07.16 05:22

빚지며 살기

(*.117.236.225) 조회 수 3347 댓글 8
저는 제 손으로 뭐든지 하길 좋아해요. 제 일도 그렇구여, 집안일도 그래요. 밥 차려먹고 설거지 하는거 쯤이야, 사실 밥 하는것도 일도 아닙니다. 전 쌀만 씻구 밥은 밥솥이 해요--;; 음식은 연구하는만큼은 늘 못하지만 그래도 비장의 무기 한두가지는 있답니다^^

그런데.. 요즘 매일 집에 들어와선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손하나 까딱안합니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구, 원래 그러지도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처음엔 제가 알아서 먹었었는데, 언젠가 엄마가 밥 차려주면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엄마도 나름대로 피곤하고 복잡한 하루였을텐데, 전 제가 워낙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와서 그러나 했죠.

그러다가 한참만에 깨달았습니다. 엄마에게는 제가 언제까지나 자식이라는 거요. 아무리 제가 "알아서" 하는 거 조아한다고는 하지만, 엄마한테는 엄마나름의 자식 밥 먹이는 재미가 있다는거.. 그게 힘들고 몸이 귀찮아도 그래도 자식이니까 하게 된다는거.

남한테 빚지고 안사는 성격이라면서도 워낙 칠칠맞아 사건도 많고 여러 분들께 참 도움 많이도 받았고, 또 나름대로 그 때마다 그 빚 갚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엄마에게 지는 이런 빚이라면, 오래오래 지고 싶습니다. 부모자식같에 무슨 빚이냐구요.. 말그대로 맘의 빚.. 빚진 사람은 절대 못잊는, 늘 떠올리고 늘 뭔가 더욱 잘 되돌려주고싶은 맘이 드는 그런 빚. 혹 나랑 엄마랑 쪼잔(!)하게 티격태격이라도 할라치면 엄마의 무기도 돌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운 그런 빚.

꿔준 사람은 아까워서 맘대로 죽지도 못한다는데.. 엄마한테 받은 것 제가 평생 살아도 못 갚을테니.. 울 엄마 오래오래 좀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 엄마 동생들 낳으실 때 고생하셔서 많이 아프셨는데 이제서야 산부인과에 입원하신답니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썼습니다.. 어머니, 정말 세상 그 어떤 단어도 대신할 수 없는 울림을 가진 단어입니다.

Comment '8'
  • 무사시 2003.07.16 11:30 (*.250.89.252)
    으니님 어머니 빨리 나으시길 바랄께여...!! 으니님 정하지 마세여 착하게 살아오신 분들은 병도 빨리 낫는답니다^^
  • 진성 2003.07.16 22:33 (*.254.203.97)
    입원하실 정도이면 많이 편찬으신 것 같군요. 빠를 쾌유를 기원합니다. 그리고 으니님의 글 의미심장합니다.
  • 이태석 2003.07.17 01:20 (*.140.160.88)
    그러게요... 쾌유를 기원합니다....
  • r김진수 2003.07.17 03:50 (*.58.9.42)
    집안에 어려운일이 생길때면 가족들이 더욱 단합이 되는거 같아요 으니님 가족들의 사랑으로 으니님 어머니 금방 좋아지실꺼에요^^
  • 으니 2003.07.18 01:21 (*.117.221.113)
    위로해주신 분들 감사해요.. 저는 집에 왔지만 보노보노가 아직 병원에 있어요.. 울 보노가 바쁜 언니 덕에 오늘밤은 혼자 고생이네요..
  • 으니 2003.07.18 01:22 (*.117.221.113)
    진성님.. 의미심장--a 어떤 의미? 심장 놀랬어여!!
  • nenne 2003.07.18 14:42 (*.232.18.206)
    힘내세요.. 으니님~ 이 글을 이제야 봤네요 --a 어머니 쾌유하시길 기도할께요...
  • 진성 2003.07.18 23:50 (*.254.203.97)
    헉~ 으니님 지금 농담이 나오십니까? 어머님이 아프신데... 으니님, 농담입니다. ^^ 다시한번 기도합니다.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7538 李지지도 19.7%까지 하락[중앙일보] 3 괴담아니네! 2008.06.01 4969
7537 老子 - 上善若水(道德經 八章) 13 磨者 2009.05.15 5473
7536 盧 전 대통령 자살 이해돼 2 남수 2009.06.19 4884
7535 힘들어도 웃고 살아요. 9 file 파랑새야 2009.06.22 5308
7534 힘든일은 누가하나요에 대한 답글 1 이런 2011.08.21 5771
7533 힘든 하루였어요... 4 file rainbow eyes 2007.01.24 4902
7532 힐러리한 신보 빌보드 강타 2 file SPAGHETTI 2010.10.05 6288
7531 힉스입자 발견 3 비타민 2013.10.07 6684
7530 히포크라테스는 어찌 생각했을까? teriapark 2011.06.18 5856
7529 히틀러의 예언 예언 2015.09.18 5085
7528 히틀러와 이승만 비교 7 정치철학 2014.01.05 6644
7527 히틀러는 여자였나? 서프라이즈 2015.10.04 3856
7526 히틀러.... 대박 동영상 14 웃자구요 2010.06.01 5927
7525 히오 데 자네이루의 아름다운꽃나무들.. file 형님 2005.01.05 5626
7524 히오 데 자네이루 5 file 2004.12.22 5665
7523 히말라야에서 하산한 도인? 아니면 눈 속임? 4 file 마스티븐 2013.07.29 6157
7522 히말라야 산악국가 부탄의 국민들이 세계에서 가장 행복하게 느끼는 이유( 가장 가난하지만) 1 마스티븐 2015.06.27 5057
7521 히또 고또 2 아즈 2012.06.26 6406
7520 흰눈이 펄펄....저 근데 오늘 당첨됐다여... 2 2004.01.12 5011
7519 흰고양이 검은고양이 ...애미매이션 2 콩쥐 2014.12.01 5173
7518 희망 8 file 오모씨 2005.07.23 5054
7517 희대의 사기극 2 금모래 2012.11.23 6327
7516 희귀한 과거 사진들 1 file 꽁생원 2014.07.18 5486
7515 희귀동물(스크랩) 5 초보 2006.05.23 5332
7514 흠냐... 내가 모르는 전차가 있다니... ㅡㅡ^ 13 eveNam 2003.09.14 5593
7513 흠 사람은 말이죠... 1 초보 2004.04.27 5411
7512 흔한 독일녀의 노래 실력 4 꽁생원 2013.11.14 6419
7511 흔적 찾기... 1 2003.05.13 4951
7510 흑발은 어디가고 대머리만 남았는고. 7 file 정천식 2004.03.09 4980
7509 흑누나의 소울 2013.09.11 6176
7508 흑...삽질 1 file 정모씨 2006.09.05 5041
7507 흐흐 좋쿠려~~... 1 김기윤 2011.01.16 6246
7506 흐린날... 2 pepe 2003.10.12 4949
7505 흉악범 사형!!! 27 쏠레아 2010.03.11 5406
7504 휴지폭탄이래요! 3 오모씨 2005.04.01 5419
7503 휴식 6 2008.09.11 5239
7502 휴대전화 비밀번호 알아내는 법 10 아이모레스 2006.10.26 6061
7501 휴가중에.. 6 file citara 2004.08.29 5455
7500 휴가를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이십니까? 서울연구 2011.07.31 5854
7499 휴가댕겨와써용~ 8 file 오모씨 2007.08.01 4885
7498 휴...땀난다...혁님이 1700년대 스트라디를 구하다니... 10 2004.11.27 5448
7497 훼이크 다큐멘터리(fake ducumentary ) 1 2009.12.13 5893
7496 훌리오 이글레시아스 아들 엔리케의 노래 5 SPAGHETTI 2010.07.26 8838
7495 훌륭한 대통령. 8 ? 2007.01.24 5350
7494 훌륭하신 분 2 금모래 2011.07.22 17479
7493 훈선정 2009년 5대 사건 4 2009.12.28 5230
7492 훈련을 마치고. 14 차차 2007.08.31 5097
7491 훈님에게 보냈어요 2 file 콩쥐 2009.11.16 4738
7490 훈님에게 감별사에게 2014.08.06 2793
7489 훈님에게 감별사에게 2014.08.06 2884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