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빚지며 살기

by 김진수 posted Jul 16,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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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군에 다녀와서 사람됐다는거 강조하고 싶어서 제 양말이랑 속옷을
군에서 처럼 직접 빨아 입었습니다
설거지도 보이면 얼른 해버리고요
...어머니 보시와요 당신 아들이 드뎌 정신차리고 열심히 살아 볼려 합니다...

그런데...
어머니가 전혀 기뻐 하시거나 칭찬을 안하시더 군요
처음엔 ...어라 이건 완전 내놓은 자식이라 신경도 안쓰시남? 했는데
찬찬히 살펴 보니 어머니는 그걸 더 서운해 하시더군요

일평생 자식들 뒷바라지가 당신 가장 큰,그리고 소중한 소임이셨는데
이제는 자식들이 그걸 필요로 하지 않는가 싶으신거 였어요

그 뒤로 될수 있는한 어머니가 하실수 있는 일이면 어머니께 부탁드리고
나중에는 역시 엄마가 최고야 엄마 없음 못살아
엄마 김치아님 난 밥을 못먹어 등등 제가 어머니를 칭찬하는 시늉을 했죠
....어머니 정말 마치 어린아이 처럼 좋아 하시더군요
그런 모습보며  참 슬퍼 지더군요


한번은 학교 수업시간에 한 여자 교수님이 이런 말씀을 하시더군요
이제 모두 성인들인데 자기 속옷 정도는 자신이 빨아 입으라고요
어머니들도 자신의 시간이 필요 하다고요
여가 생활도 하시고 즐길것들이 필요 하시다고요

전 별로 할말이 없었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취미가 자식들 맛있는거 해 주시는거고
여가생할이 자식옷 깨끗이 빨아서 입히시는거고요
당신 연세에 익숙하고 잘하시는거 말고 다른 고상한 취미생활 만드시는걸
두려워 하신다고요...


>저는 제 손으로 뭐든지 하길 좋아해요. 제 일도 그렇구여, 집안일도 그래요. 밥 차려먹고 설거지 하는거 쯤이야, 사실 밥 하는것도 일도 아닙니다. 전 쌀만 씻구 밥은 밥솥이 해요--;; 음식은 연구하는만큼은 늘 못하지만 그래도 비장의 무기 한두가지는 있답니다^^
>
>그런데.. 요즘 매일 집에 들어와선 엄마가 차려주는 밥 먹고 손하나 까딱안합니다. 이러려고 그런 건 아니었구, 원래 그러지도 않았는데 어쩌다보니 언젠가부터 그렇게 되어버렸어요.
>
>처음엔 제가 알아서 먹었었는데, 언젠가 엄마가 밥 차려주면서 좋아하시더라구요. 엄마도 나름대로 피곤하고 복잡한 하루였을텐데, 전 제가 워낙 아침 일찍 나가서 늦게 들어와서 그러나 했죠.
>
>그러다가 한참만에 깨달았습니다. 엄마에게는 제가 언제까지나 자식이라는 거요. 아무리 제가 "알아서" 하는 거 조아한다고는 하지만, 엄마한테는 엄마나름의 자식 밥 먹이는 재미가 있다는거.. 그게 힘들고 몸이 귀찮아도 그래도 자식이니까 하게 된다는거.
>
>남한테 빚지고 안사는 성격이라면서도 워낙 칠칠맞아 사건도 많고 여러 분들께 참 도움 많이도 받았고, 또 나름대로 그 때마다 그 빚 갚으려고 노력도 했지만..
>
>엄마에게 지는 이런 빚이라면, 오래오래 지고 싶습니다. 부모자식같에 무슨 빚이냐구요.. 말그대로 맘의 빚.. 빚진 사람은 절대 못잊는, 늘 떠올리고 늘 뭔가 더욱 잘 되돌려주고싶은 맘이 드는 그런 빚. 혹 나랑 엄마랑 쪼잔(!)하게 티격태격이라도 할라치면 엄마의 무기도 돌변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너무 즐거운 그런 빚.
>
>꿔준 사람은 아까워서 맘대로 죽지도 못한다는데.. 엄마한테 받은 것 제가 평생 살아도 못 갚을테니.. 울 엄마 오래오래 좀 사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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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동생들 낳으실 때 고생하셔서 많이 아프셨는데 이제서야 산부인과에 입원하신답니다. 갑자기 엄마 생각이 너무 많이 나서 썼습니다.. 어머니, 정말 세상 그 어떤 단어도 대신할 수 없는 울림을 가진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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