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본주의?

by 자꾸자꾸지나가는넘 posted Jun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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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떄 울집 강아지(말이 강아지이지, 덩치는 기타케이스만 하다)를 데리고 인근 공원에 산책을 갔다.
그런데 아무 생각없이 다가오던 어떤 아줌마...그만 울집 강아지를 보더니 화들짝 놀라는게 아닌가.
그러더니 이러는 거다. "(짜증내며)아니, 이런데 개를 데리고 오면 어떡해~"

물론 맬라뮤트 종이 눈썹끝이 위로 향해서 얼떨결에 보면 좀 사나워 보이기는 하지만, 알고보면 이 개 만큼 사람 좋아하는 넘도 없다. 그러니 길 가시다가 이 개랑 마주치면 절대 겁먹지 마시라...

어쨌거나...
이 아줌마 참 웃기는 아줌마다.
내가 개를 풀어 놓고 돌아 다니길 했나,
아니면 지한테 개가 덤비기라도 했나.
제풀에 겁먹어서는
괜시리 허튼 소리한다.

이런데(공원)  개를 데리고 다니면 안된다...는 말은
참으로 인본주의 넘치는 말이다.
아줌마가 말하는 이런데, 즉 공원같은데 개를 데리고 다니면 안된다라는 말의 의미는 결국 '사람이 있는 곳, 즉 공공장소에는 개를 입장시켜서는 아니된다'라는 금기에 다름아니다.
그런데 과연  하늘 아래 사람이 없는 곳은 어디인가?
골목길, 보도, 약수터 산책길, 뒷산 산책로...
아무리 찿아봐도 내 주변에서는 한강 물속과 호수공원 물속 이외에는 사람이 없는 곳은 없는 것 같다.

그럼 결국 동네 애완견들은 방안에만 쳐박혀 있어야 한다.
아니면 한강이나 호수공원에서 헤엄만 시켜야 할는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자주 산을 오르고 숲속을 걷는다.
아마 짐승들 중엔 이런 얘기를 하는 넘들도 있을 지 모르겠다.
"아니, 이런데 인간들이 오면 어떡해~"

그 아줌마에겐 인간이 근본일지 모르나
하늘 아래 누른 땅이 어찌 인간만의 전유물일 수 있으랴.
가끔 사람들은 착각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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