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보호

by 가끔지나가는넘 posted Jun 08,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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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오래 살다보니 별일 다 본다.
글쎼 티비에서 몇년전 개봉한 영화<파이란>을 방영해 주었는데
본 분은 아시겠지만 이 영화도 나름대로 육두문자 많이 나오는 영화 아닌감.
이런 영화를 버젓이 방송해 준 것에 대해서 내심 많이 놀랬더랬다.
육두문자를 하나도 빼놓지 않고  다 나온 것은 아니었지만(부분적으로 Mute처리했다) 그래도 비교적 더티한 씨바거림이 많이 나왔다....

글타...
이 영화 방영해 줄 떄 티비 화면 우측 상단에 영화가 끝날 때 까지 <19>라는 표시가 씌여 있었다.
그러니까 19세 미만은 정서에 심히 안 좋으니 이 영화 보지 말고 일찍 발닦고 잠이나 자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겠다.
왜냐구?
씨바거림 심하고 조폭덜 피칠갑 폭력씬 나오니까.

그런데 정말 묻고 싶다.
이 영화는 과연 19세 미만이 보기엔 나쁜 영화인가?
아직 중고딩 딱지를 떼지 몬한 이들이 보기엔
언어 학습 능력에 심한 부작용을 일으킬까봐?
혹시 이 영화 보구 행여나 씨바거림이 멋지다고 생각하여 흉내내고 다닐까봐?

예전에 시내 버스를 탔을 떄 중딩이로 보이는 여학생들의 대화를 엿들은 적이 있다. 아니, 엿들은 게 아니고 그냥 내 귓가에 걸림 없이 흘러들어왔다는게 맞다.
내용은 대체로 정확하게 기억한다.

중딩1 : 야, 그 세끼 짱나게 왜 Z랄이냐~
중딩2 : 아~씨바~졸라 재섭서, Joe까튼 담탱이..
중딩3 : 짱난다, 그 씨바개쉑이 구라좀 그만 까라구 해...

이뇬덜은 육두문자의 표준어를 정확하게 구사하고 있었다.
글타. 굳이 파이란을 보지 않아도 그정도 표준 육두문자는 기본으로 섭렵하는게 당 현실인 거다.
얘네들은 대체 누구한테 이런 문자들을 배웠나.
말해 무엇하랴...성인식을 마친 대한민국의 성인남녀의 마빡에는 모두 <19>표시를 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그럼 과연 <파이란>은 19세 미만이 봐서는 안될 나쁜 영화인가?
솔직히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파이란은 잘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원작인, 아사다지로의 <러브레터>보다 더 호소력있게 연출했다는 생각이 들거덩...게다가 찡한 감동.
<19>표시는 적어도 이 영화에서는 금지의 의미가 아닌, 오히려 권장의 의미로 써야하는 것 아닌감.
욕이 문제가 되나? 육두문자도 뒷골목 3류 인생을 표현하기에는 더없이 필요한 소재아닌감. 예전에 검열이 심했을 적의 한국 영화의 대사 좀 봐라...

깡패 1 : 아니, 이 놈이!
깡패 2 : 네놈이 배신을 때리다니, 이 죽일 놈...
깡패 1 : 얘들아~저 자식 손좀 봐 줘라!
똘마니덜 : 와~퍽~퍽~
깡패 2 : 비겁한 놈!

위의 예를 보더라도 정중히 절제한 육두문자로는 깡패인생의 리얼리티가 심히 훼손되지 아니하는가. 개똥도 약에 쓴다고, 아무리 추잡스러운 것일지라도 다 적절한 쓰임이 있는 법 아닌감?

난 아직도 의아해한다...대중매체는 왜 이리 청소년들을 과보호하는지.
자기네들도 중고딩 시절에 육두문자 휘날리고 댕겼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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