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일같지 않네요...

by 차차 posted Jun 0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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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상자 속 사나이" 유서… 서울대 시간강사 목매 숨져  
[중앙일보 김정하 기자] 지난달 30일 오후 7시30분쯤 서울 관악구 서울대 캠퍼스 내 야산에서 이 학교 인문대 시간강사 白모(34)씨가 소나무에 목을 맨 채 숨져 있는 것을 동료강사 李모(34)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李씨는 "지난달 27일 白씨가 가출했다는 말을 듣고 걱정이 돼 경찰에 실종신고를 낸 뒤 白씨의 휴대전화 발신처를 알아내 그 주변을 수색하다 白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2년 전 박사학위를 취득한 白씨가 교수임용에 잇따라 실패하자 몇 개월 전부터 우울증 치료약까지 복용했다는 부인의 진술에 따라 白씨가 임용 실패와 경제적 어려움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 강사들에 따르면 白씨의 강사료 수입이 적어 부인이 보험회사에서 일하며 생활을 꾸려왔다는 것이다.

白씨는 가족에게 남긴 유서에서 "나로 인한 (부인의) 경제적 부담은 말 그대로 감당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라며 "제일 급한 일이 카드대금 정리하는 것이고 월말엔 대출금 이자도 정리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또 자신을 상자 속 사나이로 표현하면서 "나를 사랑해준 가족과 팀원들에게 배신감과 절망감을 안겨주고 간다.

어떻게든 나의 파국을 견디며 할 수 있을 만큼 최선을 다하려 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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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습니다... 인문학위기가 이토록 절박한 현실일줄이야...

서른네살의 실패한 학자의 인생이 눈앞의 파노라마처럼 펼쳐집니다..

그도 젊을때는 그저 좋아하는 공부 하고싶다는 순수한 열정으로

진로를 택했겟죠...

같은또래 친구들은,

많진 않아도 단촐한 식구 먹여살릴만큼의 월급은 벌고..

알콩달콩 예쁜 처와 귀여운 자식들 보는재미로 가정을 꾸려 나가는데..

자기는 10년넘게 뼈빠지게.. 오직 그 한길만 바라고 공부해서..

그 10년간 부모형제의 피땀으로 그렇게 공부한 지금 자신의 모습은

그 구두값도 안나온다는 시간강사 봉급에..

늦게얻은 사랑하는 아내는 힘들게 보험팔러 다니고..

그깣 생활비 대려 빌려쓴 대출이자도 못내고..

카드빛에 독촉전화는 숨통을 죄고..

결국 정신과에 우울증을 치료하려 그 사람 바보만든다는 약까지 먹어봤지만..

끝내 자기 삶의 우스움을 참아내지 못하고...

자기 젊음을.. 꿈을 묻었던 그 한맺힌 캠퍼스 뒷산 소나무에

목을 매단 외롭고 불행한 한 사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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