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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적 이집트의 어느 왕은 어느날 신하로부터 놀라운 보고를 받았다. 그 신하는 왕에게 감격에 찬 목소리로 보고하기를 지금 문자라는 것이 발명되어 이제부터는 무엇이든지 문자로 표현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보고를 듣고 있던 왕은 크게 한숨을 내쉬면서 “아 이제부터는 사람들이 어떤 사실도 기억은 하지 않고 기록만 해서 창고에 쌓아둘 것”이라고 한탄했다는 일화가 있다.

인터넷의 등장은 정보기술의 혁명을 가져왔다. 인터넷은 누구나 자기의견을 쉽게, 빨리, 그리고 넓게 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정보의 보편화와 민주화를 가져왔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정보의 신속화와 보편화는 정보의 무질서한 범람을 이루는가 하면 정보(information)자체를 지식(knowledge)으로 혼동해버리고 정보만능주의에 빠지는 위험도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인터넷을 맹목적으로 신봉하는 사회에 더 현저히 드러나고 있
다.

인터넷은 기성언론이 따라 갈 수 없는 신속성과 대중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정보의 보급이 기성 언론매체보다 훨씬 더 신속하게 이루어진다. 따라서 어떤 정보가 참인지 아닌지가 규명되기도 전에 이미 사실로 쉽게 둔갑해 버리고 만다.  

한국문화는 근본적으로 수치문화(shame culture)다. 한국사람들의 심성 속에는 서구 기독교 문화가 가지는 ‘죄의식’보다는 사회적 ‘수치감’이 더 깊이 뿌리박고있다. 이러한 문화권에서 인터넷 같은 도구는 아무 검증 없이도 한 개인이나 집단을 쉽게 매도할 수 있는 위험한 힘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과정가운데서는 어떠한 범죄사항도 정당한 법적인 절차 없이 인터넷이 고소인, 증인, 검사, 배심원 및 판사의 역할을 다해버린다. 이것이 공산주의에서 흔히 보는 인민재판이다. 인터넷이 정보의 수단이 아니라 선전과 선동의 수단으로 쓰여질 때 그리고 한국의 정치구조나 사회의식이 이러한 무책임한 인터넷에 의해서 움직인다면 옛 이집트 왕의 기술문명에 대한 한탄이 우리의 한탄이 될지도 모른다.

/ 美 조지 메이슨大 교수 2003. 5. 26 문화일보

Comment '7'
  • 참으로 2003.05.28 22:04 (*.49.0.187)
    이곳의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이 귀후비고 경청할 명문입니다.
  • 정말 2003.05.29 08:06 (*.226.113.131)
    그러네요.. 익명으로 딴지걸거나 감정싸움하실분들 자제했으면 좋겟네요..
  • 참으로 2003.05.29 21:19 (*.190.147.238)
    윗 분 정말로 이상하게 해석하시네 익명으로 하는 인민재판도 있나요? 아전인수에 견강부회라....
  • 정말로 2003.05.29 21:29 (*.190.147.238)
    인민재판이 딴지, 감정싸움 정도라 생각하세요? 위 명문장을 보시고도 그런말씀을 태연하게 하시는 것을 보니 독해력이 대단 하십니다.
  • 비록 2003.05.29 21:39 (*.190.147.238)
    정당한 법적인 절차는 없지만 고소인, 증인, 검사, 배심원 및 판사가 다 필요하고, 넷에서는 이 모든 일을 혼자 다 할 수도 있다는 거 아니예요?
  • 그러나 2003.05.29 21:53 (*.190.147.238)
    익명으로 딴지걸거나 감정싸움하실분들 자제해야 하는 것은 이것과 별도로 당연합니다.
  • 더구나 2003.05.30 07:36 (*.190.147.238)
    이름 대놓고 하는 딴지걸기, 감정싸움은 절대로 옳은 일이 아닐 뿐더러 오히려 더 큰 해악이라는 사실도 함께 생각해야될 문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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