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content

GuitarMania

2002.10.31 05:11

짬뽕 이야기...

(*.178.214.168) 조회 수 5157 댓글 15
드디어 짬뽕과 이과두주의 계절이 오고야말았다.
요즘 같이 뼈마디 시린 날씨에 홀로 사는 이에게 이보다 더한
위로와 격려가 또 있으려나?
모든 중국요리의 기본은 불맛!!!
요리에 들어가는 모든 재료에 화끈한 불맛을 보여줘야만 진정한
중국요리로 태어날 수 있다.
초강력 불기운으로 재료의 겉면을 순식간에 코팅하여 육즙을 고
스란히 보존하는 그 기술.
하여 그 흔한 짜장조차도 이러한 불맛기술의 부재로 인해 아무리
솜씨 좋은 주부라도 일반가정집 가스렌지로는 결코 흉내조차 낼
수 없는 것이다.
불맛 가득한 짬뽕국물 한대접과 화끈한 이과두주.
주머니 사정이 좀 더 넉넉하다면 삼선짬뽕국물과 한결 깨끗한 이
곡주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해봄도 좋으리라.

불과 몇년전...이십대 시절에는 내 평생에 중국집에 홀로 앉아
짬뽕국물과 이과두주를 쩝쩝대며 맛나게 먹으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현재 나와 같은 자...또는 상냥한 그녀와 함께 따뜻하게 취
해 보고픈 자...무엇보다도 현재의 나와 같은 미래를 예약한 자를
위하여 밑에 얼마간의 정보를 올린다.

1.명화원(792-2969)
삼각지역에서 나와 전쟁기념관에서 서울역 방향으로 가다보면 길가
에 있는 대단히...아주 많이 대차게 허름하고 지저분해 보이기까지
하는 중국집.
이 집의 탕수육...튀김공학의 진수!!!
왕만두,군만두...특히 왕만두는 포장판매도 하는데 대단히 소량만
빚기때문에 먹어 보기 무지 힘듬.
삼선짬뽕...가끔 가다가 좀 너무 싱겁다싶을때가 있지만 그래도 제
대로 된 불맛이 살아 있음.
외관상 거의 거지소굴 같은 집인데...오후 3시부터 5시 30분까지는
재료 준비를 핑계로 직원들 낮잠 잠.
그리고 한달에 네번 있는 일요일중에서 두번은 쉼.
나머지 두번도 오후 다섯시까진가 밖에 영업 안함.
이집에 가시면 꼭 튀김공학의 진수라 할 수 있는 탕수육과 불맛 제
대로 살아 있는 삼선짬뽕 드시기를.
참고로 이 집을 여럿이 갔을때 주머니 사정으로 인하여 허전하게
드셨다면 그 근처의 삼각지 대구탕 골목으로 직행 하실 것.
엄청 많은 집이 대구탕 골목을 형성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원대구
탕(797-4488)이 싸고 맛있음...육천원에 무한정 리필 되는 볶음밥이
공짜!!! 탕수육 먹고 먹으면 더 더욱 맛있음.

2.야래향
회현역 1번출구를 나와서 근처의 렉슨호텔을 찾아 간다.
그 옆 골목에 자그마한 중국집이 내 지갑을 수차례 거덜 낸 바로 그
집이라네.
들어가보면 테이블 5개 밖에 없고...주방도 뻥 뚫린채로 손님을 향해
있는 대단히 소규모의 중국집이다.
훤히 들여다 보이는 주방에서 사장이 직접 불맛내기를 하고 있다.
이 집은 보통 중국집보다 훨씬 비싸며 호텔보다는 조금 싸다.
그래도 전혀 아깝지 않다.
이 집에서 요리에 사용하는 재료의 신선함은 별 다섯개 호텔주방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20살때 호텔 주방청소 아르바이트 했었는데...
정말 밥맛 떨어지는 사연 많음)
우선은 탕수육. 소스에 레먼이 들어 갔는데 그 누구도 이 집 탕수육의
첫맛에 반대표를 던질 수 없다.
하지만 레먼때문에 접시를 비울때쯤이면 입맛이 조금 씁쓸해진다.
돈낼때가 가까워져서인가?
짬뽕...오직 삼선짬뽕만 판다.
내용물은 상관 없다.
오직 불맛 화끈하게 담겨 있는 국물.
그리고 이 집에서 맛볼 수 있는 특미...이곡주!!!
이과두주가 60도인데...이 이곡주는 40도...값은 이과두주의 두배가 넘
는 7000원...하지만 그 깨끗함에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을껄???
술의 도수 얘기가 나와서 하는 얘긴데...이과두주에는 보통 55에서 58도
라고 주도가 적혀 있다.
근데 실제로는 60도가 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왜 도수를 줄여 표기를 했냐하면 중국에서는 술이 60도를 넘어가면 세금
이 엄청나게 붙는단다...정말 맞는 얘긴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이과두주
를 두병 이상 마시는 것은 꼭 피를 토해 보고야 말겠다는 의지의 표현이
아닐까...

3.일품향.
명동 중국대사관 앞길의 중국집 상가에서 이층에 자리잡고 있는 꽤 깔끔한
분위기의 중국집이다.
딴 거 볼 거 없다.
이 집은 오직 전가복과 삼선짬뽕이다...굳이 더하자면 계란탕 정도?
전가복...송이와 전복을 주재료로 만든 요리인데 너무나도 비싼 가격에 결
코 나를 위해서는 주문할 수 없는 머나먼 그대.
가시는 분은 괜히 눈돌리지 말고 꼭 삼선짬뽕을 시키시길.
이유는 단 하나.
엄청나게 푸짐하다.
짬뽕의 첫째 조건이 불맛이라면 두번째 조건은 배추!!!
사실 동네 중국집에서도 짬뽕에만큼은 반드시 배추를 넣어야만한다.
배추의 구수함이 들어 있지 않은 짬뽕은 진정한 짬뽕이라 할 수 없기에...
이 집 짬뽕은 불맛이 조금 약한 반면 배추와 해물의 쓰임새가 대단히 풍요롭다.

4.신신원
인사동 거리 한복판에 있는 집.
요리는 왠만하면 시키지 마시고 짜장 아니면 짬뽕.
이 집의 짜장은 대단히 흐릿하다.
벙커씨유를 연상케 하는 동네 진한 짜장에 질리신 분은 꼭 한번 드셔 보기를.
그래도 이 집의 최고는 짬뽕...4000원.
동네보다 500원 비싸지만 분명 그 값을 제대로 하고있다.
배추와 홍합이 정녕 절묘하게 구수한 국물맛을 내주고 있다.
짬뽕을 시키면 꼭 수저를 같이 주는데...먹다보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면발 다 먹고나서 수저로 호물호물 부드러운 야채고명을 떠먹는 그 맛이란...
끝내는 국물 몇 수저밖에 안 남기고서도 이과두주를 시키고야 말게끔 한다.

5.동천홍
압구정에 있다.
요즘 압구정에 이쁘장하게 치장한 퓨전 스타일이라는 중국집들이 꽤나 많은데
그 중에서도 장사 잘 되는 집이다.
이 집은 일명 하얀짬뽕을 팔고 있다.
정식 명칭은 사천탕면.
중국의 사천 지방 사람들은 매운 음식을 무지하게 좋아하는데...그 매운 정도가
우리나라 청양고추를 훨씬 더 능가한다고 한다.
사천탕면...얼핏 보기에는 허옇고 굴까지 잔뜩 들어 있어서 별루 안 매울 것 같
은데 먹다보면 꽤나 맵더라.
남들은 하얀짬뽕 맛있다고 허벌라게 먹던데...난 솔직히 별루다.
맛보다도...압구정의 분위기를 무지 싫어해서리...
근데 왜 적었냐공???
빨갱이 싫어하고 백의민족 운운하는 분들을 위해서.
요즘 선거철이잖아여*^^*


아~...10군데 넘게 쓰려고 했는데 현재 시각은 깨어 있다면 누구나 배고플
...새벽 5시.
더 이상 못참겠다...먹어 주는 수밖에.
울 동네 근처에 24시간 중국집 있다.
값도 싸고 짬뽕국물에 대한 서비스 정신은 국내 최고다.
주저 말고 출동!!!~~~
흠...홀로인 자가 누릴 수 있는 그나마의 자유요,...만용.

아참...깜빡할뻔 했네.
중국에선 짬뽕 안판다고 하던뎅???
* 수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3-04-08 10:31)
Comment '15'
  • 작은곰 2002.10.31 05:19 (*.201.196.186)
    헉..이십대 시절..이라믄..현재진행형 아니셨어여?^^;
  • 2002.10.31 10:14 (*.80.33.229)
    음식남녀게시물중에 특히 별5개의 글이네여...조만간 칭구랑 소개한곳 다 다녀야쥥...
  • 낭인 2002.10.31 12:31 (*.109.116.100)
    간절한님! 이런 좋은 정보를 알려 주시다닝..ㅋㅋㅋㅋ..역시 주당이시군요....이과두주와짬뽕국물..아후~~~~
  • 신동훈 2002.10.31 13:07 (*.76.166.160)
    저두 술 좋아하지만... 이런 조합은 *바*트 쏠려여~ @@
  • 간절한 2002.10.31 13:42 (*.178.214.168)
    그러시다면 동훈님은 이제 술을 자제하셔야 할때를 맞이 하신듯...위벽이 종이장처럼 얇아졌다는 증거입니다.
  • 간절한 2002.10.31 13:43 (*.178.214.168)
    음주후에 속이 안좋다던가 아프다던가 하시는 분은...절대로 이과두주는 단 한잔도 마시면 안됩니다.
  • 간절한 2002.10.31 13:44 (*.178.214.168)
    이과두주 잘못 먹고 피 토하는 사람을 여럿 보았기에...
  • 간절한 2002.10.31 13:58 (*.178.214.168)
    동훈님께는 특사주를 권합니다...순한 도수에 사과향기 가득하고 저렴하기까지 합니다.
  • 간절한 2002.10.31 13:59 (*.178.214.168)
    압구정에 있는 목란이라는 중국집에서 팝니다...이 집의 양장피는 정말 황홀 그 자체입니다.
  • 간절한 2002.10.31 14:02 (*.178.214.168)
    아...특사주가 아니라 사특주였네요.
  • 2002.10.31 17:46 (*.80.24.94)
    일하다가 궁친해서 들어왔넹...이글읽고나면 거으 짬뽕먹은 푸짐한느낌...
  • 신동훈 2002.10.31 18:45 (*.76.194.82)
    아~~ 슬푸당... 나의 유희를 접어야하다니... ㅡㅡ;
  • 하루방 2002.11.01 11:40 (*.248.188.251)
    입에 침이 고이는 것이.... 오늘 점심 메뉴는 걱정할 필요가 없군요.. ^^;
  • 김진수 2002.11.01 12:19 (*.99.184.251)
    아~눈물, 설음,비참,통탄,좌절,간절한님 절 고문하지 마세요 잔인해요 T_T
  • 간절한 2002.11.01 20:42 (*.178.214.168)
    저 술 거의 안먹어요...굳이 먹으면 안주땜에...저의 주도는 무조건 한 병으로 끝내자입니당.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037 [펌] 미녀-추남 커플 갈수록 늘어난다 "왜?" 11 =_=; 2006.04.22 5216
6036 예술가가 보수당 찍는 행위에 관하여...... 10 생각주고받기 2015.07.17 5215
6035 피카소 청색,장밋빛시대 14 2008.05.10 5214
6034 놀랄일이네요..! 올리브 2011.10.09 5213
6033 마이크 바이슨과 베가에 대해.. 13 아랑 2003.07.05 5213
6032 풍란꽃 2 file 땡땡이 2011.08.02 5212
6031 지리산과 사라방드 6 file 콩쥐 2009.07.22 5212
6030 기타를 안고 새벽차를 타는 이유 3 햄토리 2004.02.16 5211
6029 방 태위 묘를 고별하며 3 file SPAGHETTI 2010.11.30 5208
6028 신기한 착시 16 file 버들데디 2009.11.05 5208
6027 "아코디언 내사랑"을 읽고 나니 4 친구 2010.09.13 5207
6026 클릭 하는 순간... 당황들 하지 마시고! 3 file 신동훈=eveNam 2003.08.05 5207
6025 떡볶이 알고 먹을수 있나? 3 먹거리피디 2013.07.05 5206
6024 사라져가는 아름다운 풍속에 대한 아쉬움-대가족 제도 31 에스떼반 2010.09.30 5205
6023 (웃음치료) 웃다가 살아난다네...ㅎㅎㅎ 2 시골농부 2015.03.06 5200
6022 *2012 擧世皆濁.....거세개탁 1 file 콩쥐 2012.12.31 5200
6021 신의 음성을 듣는 새벽 6 금모래 2008.12.24 5200
6020 [re] 가을2 1 file 콩쥐 2011.10.30 5198
6019 별이 오각형인 이유 콩쥐 2015.07.04 5198
6018 수구 좌파의 친북 및 반정부 운동 36 gmland 2009.06.17 5197
6017 독일전문가들 "4대강 보 전부 폭파해야" 4 쿨피스 2012.08.20 5196
6016 전기요금 16 콩쥐 2012.09.09 5195
6015 차범근 부부 싸움 현장[펌] 3 그놈참 2004.02.26 5194
6014 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 @@ ) 11 canna 2011.06.29 5193
6013 도울 김용옥 선생께서 드디어 한 말씀 하셨네요... 26 트라제 2010.05.24 5192
6012 LP로 듣는 음악 신세계 2015.12.13 5191
6011 [re] 성형수술에관해.. (*주의* 스크롤의 압박) 30 차차 2004.01.13 5190
6010 1200여개의 산에 오른분 콩쥐 2012.04.02 5190
6009 훌륭한 대통령. 8 ? 2007.01.24 5189
6008 줏대없는 넘. 27 ZiO 2004.09.10 5189
6007 미국 FDA에서 발표한 코로나 백신 예상 부작용? 서울대강연 총정리(1.21-목4시-6시) 2 에스떼반 2021.02.01 5188
6006 쇼팽의 사진 2 file 꽁생원 2015.07.03 5186
6005 문장 부호의 종류. 2 야맛있다 2006.03.13 5186
6004 이것이 아티스트다. 2 2011.05.24 5185
6003 바그다드 카페 2 file 콩쥐 2011.09.05 5183
6002 음식 재활용 하는 방법 1 먹거리피디 2013.07.31 5182
6001 드디어 기타 받았습니다~ ^^ 8 지구에 나홀로 2011.01.24 5182
6000 [펌] [펌] 원전왕 이명박 4 ㅇㅇ 2011.02.09 5181
5999 대한민국의 우익세력에 대하여 59 1000식 2005.03.15 5181
5998 물위를 걷는사람 세상에 2012.10.01 5181
5997 '따봉'의 진짜 뜻은? 3 jazzman 2006.09.04 5180
5996 눈길을 뛰다... 형서기 2001.01.20 5179
5995 성남 ... 울나라 쵝오의 도시. 7 언니 2015.10.23 5178
5994 [re] 나들이 5. 4 file 콩쥐 2011.08.21 5178
5993 이 뭐꼬? 3 2010.12.01 5178
5992 인물를 그리워하는 끊어지지 않는 헌화- 화환과 꽃다발 22 아리랑 2007.01.26 5178
5991 사람의 위대함 2 친구 2012.06.04 5178
5990 1970년 용산 file 주파 2018.04.22 5177
5989 친구 2011.01.18 5177
5988 알집의 무서운 진실 2 Amigo 2009.03.31 5177
Board Pagination ‹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51 Next ›
/ 151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Powered by Xpress Engine / Designed by hikaru100

abcXYZ, 세종대왕,1234

abcXYZ, 세종대왕,12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