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4.02 02:06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항구...
(*.197.0.74) 조회 수 6207 댓글 5
아직도...
"포구기행"의 여운이 가시질 않는다.
.
.
.
오랜만에 다시 보게된 곽재구의 시 땜에
최근에 나온 그의 수필집 한 권을 사게되었다.
어차피 책벌레에 소개할거지만...
한 에피소드가 예전의 추억을 떠올린다.
.
.
장항과 군산사이를 오가는 여객선을 타면서
이 두 도시에 사는 연인들은 서로 이별하기가 힘들 거라는 생각을 했다.
15분인 편도 뱃길을 바래다주며 헤어지기 싫어서 다시 돌아오는 배를 함께 타고,
막상 한쪽의 도착지에 이르면 또다시 헤어지기 싫어 맞은편의 항구로 함께 가고...
- 곽재구 "포구기행"... 헤어지기 싫은 연인들의 항구 中 -
십수년전의... 그 여자애랑은 헤어질때면 항상...
그 아이의 집근처를 같이 수시간 빙빙 돌고나서야
애써 아쉬운 작별을 하곤했다.
솔직히 아무리 좋아도
밤중에 몇 Km를 걷기란 힘들기 마련이다.
결국 둘은 단돈 몇 백원만 있으면
편하게 방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
버스...
참고로 그녀의 집은 성산동... 청기와예식장 맞은편이었다.
135-2번이란 버스를 신촌에서 탈경우...
홍대에 이르러 청기와예식장을 지나쳐서
망원동 방향으로 우회, 상암동을 기점으로 해서
다시 성산동... 청기와예식장을 거쳐간다.
그 우회 시간이 만만치 않은 것이다.
이후 우리는 135-2번 버스의 단골이 되었다.
하루에 보통 2회 이상을 타는데...
한번에 내린 경우는 드물고 보통 노선을
수차례 왕복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그래야 한 2시간은 버틸수 있으니까...
어차피 늦어도 바로 집앞에서 서주니
시간은 그리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고 나서 나는?
울집까지 가는118번이란 버스는
짜증날 정도로 주구장창 있었다.
그러다가도 막차를 놓치게 되면
그 고생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
.
아마 "항구의 연인"들도
예전의 우리와 같았을 것이라 생각하니....
갑자기 웃음이 "피익~"하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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